유럽영상의학회 회장 발랜틴 시니친 교수

▲ 유럽영상의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발랜틴 시니친 교수가 11일 JW메리어트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영제의 최신 트렌드에 대해 설명했다.

"여러 조영제들 간 안전성 측면에서 이견은 아직 팽팽하지만 근대적 조영제 중에서는 퀄리티나 안전성에 차이는 없다. 등장성 조영제 자체로 퀄리티가 상당히 우수하다."

유럽영상의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발랜틴 시니친 교수(Valentin sinitsyn)가 11일 조영제의 글로벌 트렌드를 이 같이 설명하고 고위험군 환자에게 투여할 때 중요한 권고 사항 등을 안내했다.

과거 30~40년 전 영상의학과에서는 조영제 사용에 열감·알러지 등 이상반응에 대한 우려가 많아 사용을 주저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후 사람의 혈압과 유사한 저삼투성 조영제가 개발됐고, 최근에는 혈액과 삼투압이 동일한 등장성 조영제가 개발됐다.

등장성 조영제는 환자가 주사를 맞을 때 느끼는 열감, 불쾌감 등을 최소화했고 전해질 등 부분에 있어서도 사람의 혈액과 비슷한 특성을 갖추게 됐다.

시니친 교수는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CT스캐너를 사용하고, 등장성 조영제를 이용하면 과거에 비해 환자에 노출되는 방사선 양은 감소함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우수한 퀄리티의 영상자료를 얻을 수 있다"며 "환자에게는 보다 안전하게 쾌적한 상태로 진단의학적 이점은 놓치지 않고 결과를 도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조영제의 종류가 다양한 만큼 최근에도 제품별 안전성 측면에 이견들이 많은데, 전반적인 결론을 말하자면 적어도 새로운 차세대 조영제들에서는 천식, 쇼크, 심장관련 문제 등이 어느정도 동등한 안전성 결과가 나온다고 밝혔다.

그는 "차세대 조영제들 간 지대한 차이가 있다면 시장에서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중대한 차이는 없다. 그러나 자동차나 텔레비전이 모두 굴러가고 영상이 나온다고 같은 것이 아닌 것처럼 고르게 만드는 장점이 있을 것"이라며 "각 제품의 차이를 파악해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기존 저삼투압, 등장성 조영제 자체의 퀄리티가 이미 우수한 수준이기 때문에 새로운 조영제 등장의 여지가 별로 없겠지만, 기존 조영제를 신경써서 활용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며 가장 안전한 조영제 중 하나로 '비지파크'를 꼽았다. 전반적으로 신기능 이상이 있는 환자들에게 안전한 선택이라는 설명이다.

"외래 환자는 일단 하이리스크, 신중히 접근해야"

아울러 고위험군 환자의 경우 보다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소아·고령자·천식환자나 기타 알러지 반응이 있는 사람들은 우선적으로 주의해야 하고, 아직까지 진단되지 않은 신기능장애가 있는 경우도 있을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 발랜틴 시니친 교수

특히 외래 환자의 경우 입원 환자만큼 충분한 병력을 조사하지 못한 가운데 CT를 찍는 경우가 생기는데, 고위험군 리스크팩터를 갖고 있는지 확인하지 못했으므로  무조건 하이리스크 환자로 감안해 안전한 조영제를 사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영상의학전문의가 가장 우려하는 두 가지 문제로 첫 번째는 아나필락시스 등 알러지반응이고 두 번째가 신기능 저하인데, 소량 주사를 하거나 노출시켜 알러지를 사전에 테스팅하는 것은 국제지침에서 권고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소량으로 체크하는 것은 기존 알러지 반응의 항체를 기반으로 접근하는 것이기 때문에 조영제에 한해서는 딱히 추천할 수 없는 방법이라는 것.

이에 더욱 유효한 방법은 설문지 조사와 많은 문진이라고 제안했다. 설문지를 통해 알러지 반응이나 심장질환·임신 여부 등을 체크하고 의심되는 상황이 확인되면 전문의가 문진을 통해 면밀하게 파악한 후 조영제 사용의 타당성을 결정하면 된다는 설명이다.

환자가 조영제 사용에 리스크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도 검사를 위해 불가피하게 투여해야할 수 있는데, 이 때는 안전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수분공급을 충분히 시키는 것과 가장 안전한 조영제를 선택해 사용하는 두 가지가 있다고 제시했다.

그는 "환자에게 반드시 조영제가 필요한지는 베네핏과 리스크를 판단해 결정하면 된다. 필요에 따라서는 심장부전이 있는 환자에게 쓴 적도 있다. 예를들어 환자에게 암이 있는데 예후를 파악해야 할 경우 검사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라며 "환자에게 투석을 통해 몸 속에 들어간 조영제를 제거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이 경우 병원의 투석장치를 활용할 수 있는지, 근처 병원에서 투석장치를 사용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지 체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국제적으로 미국, 유럽쪽 가이드라인이 있지만 내용은 대동소이하고 하이리스크 환자들을 대하는 것은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다"며 "가이드라인은 가이드라인에 불과하다. 명확한 판단근거는 될 수 없으니 영상의가 환자와 함께 논의하는 맞춤의료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럽영상의학회 주요 트렌드, IT와 접목

한편 최근 개최됐던 '2014 유럽영상의학회(ECR)'에서는 하이브리드이미징과 IT 등 기술에 의학을 접목시키는 것이 주요 이슈로 부각됐다고 설명했다.

한 가지 영상의학기술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PET, CT, MRI 라든지 두 가지 이상을 접목하는 시도와, 분자영상의학에 대해 많은 논의가 있었다는 것.

아울러 컴퓨터를 이용해 진단을 지원하고, 촬영을 거친 이미지는 그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신체 내부를 3차원으로 재구성해 컴퓨터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기존에 활용하지 못했던 기술이 이제는 가능해진 것이고, 육안으로 파악되지 않아도 컴퓨터를 이용해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으면 포착할 수도 있다"며 "예를들어 환자의 관상동맥 안에 의심되는 부분이 있으면 컴퓨터가 이를 집어준다든지 유방이나 폐 안에 결정으로 보이는 것이 있다면 컴퓨터가 지적한다든지 하는 접근법도 논의됐다"고 설명했다.

또 유럽영상의학회는 혁신적 측면에서 다른 학회들과 차별화를 뒀는데 포스터 세션을 E포스터 개념으로 만들어 데이터를 필요할 경우 다운받게하거나, 모든 세션을 녹화해 온라인상에서 회원들이 VOD 방식으로 강연을 볼 수 있게끔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실제 학회에 간 사람이라도 평행 세션이 동시에 진행되면 나머지는 놓치게 되는데 이런 방식으로 놓친 세션을 모두 볼 수 있고, 디지털화로 학회 연구 데이터가 쌓이기 때문에 나중에 참고할 수 있다는 것이 의미있다"고 밝혔다.

이어 세션을 듣고 있는데 다른 곳은 어떤 발표가 진행되는지 궁금할 경우 아이패드 등 기기로 바로 확인이 가능하며,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을 통해 연자에게 바로 질문을 올리거나 코멘트하는 등 즉각적인 피드백을 할 수 있는 부분도 고무적인 시도였다고 부연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