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림의대 김철식 교수

 

현재 우리나라에서 당뇨병 환자의 혈당관리를 위해 사용할 수 있는 혈당강하제는 인슐린 주사제를 포함하여 8가지가 있다<표>. 혈당강하제를 사용해 적절히 혈당을 낮추는 경우 당뇨병으로 인한 여러 미세혈관 합병증의 발생을 낮출 수 있으나 대혈관 합병증인 심혈관질환의 발생을 낮추는 지에 대해서는 분명한 증거가 없다.

 

이는 당뇨병 환자 특히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심혈관질환의 발생이 고혈당 외에도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인슐린저항성 등 다양한 기전이 복잡하게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2007년 Cleveland clinic의 Dr. Steven Nissen의 분석 결과, 기존에 여러 임상연구를 통해 심혈관질환에 상당한 예방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해왔던 인슐린저항성 개선 효과를 갖는 thiazolidinedion 계통 약물인 rosiglitazone이 심혈관질환의 위험성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나 이후 혈당강하제와 심혈관질환의 발생에 대해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키게 되었다. Dr. Steven Nissen의 분석에서 심혈관질환 예방 목적으로 사용해왔던 혈당강하제가 오히려 심혈관질환을 야기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돼 FDA는 새로이 개발되는 약물에 대해서 심혈관질환 발생에 대한 연구를 의무적으로 하도록 하는 규정을 신설했다.

따라서 현재 우리나라에서 사용할 수 있는 혈당강하제의 심혈관질환과 관련된 연구결과를 소개하고 최근 소개된 대한당뇨병학회와 미국당뇨병학회의 당뇨병 진료지침<그림>에서 관련된 부분을 언급하고자 한다.

 

1. Sulfonylurea
인슐린분비를 직접적으로 자극하는 sulfonylurea는 저혈당 발생의 위험이 비교적 높으므로 심혈관질환이 있는 경우 중증 저혈당 및 빈번한 저혈당의 발생을 주의하여야 한다. 과거 UGDP 연구에서 tolbutamide가 심혈관 사망률을 높이는 것으로 보였으나 UKPDS, ADVANCE 연구에서 그런 결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최근 sulfonylurea 수용체가 췌장 외 심장에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약제의 사용이 ischemic preconditioning을 저해하는 작용이 있다는 우려가 있으나 최근 사용 중인 sulfonylurea에서는 그러한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 Metformin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혈당강하제인 metformin은 UKPDS 연구에서 비만한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심혈관질환을 감소시키는 결과를 보였으며, 이후 10년을 추적 관찰한 연구에서도 심근경색의 발생을 33% 감소시켰다(N Engl J Med. 2008;359:1577-89). Lactic acidosis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는 심폐부전이 있는 경우 사용을 자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3. α-glucosidase inhibitor
당뇨병 전단계(IGT) 환자를 대상으로 한 STOP-NIDDM 연구에서 acarbose는 당뇨병으로의 전환 및 심혈관질환의 발생을 감소시켰으나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에서는 아직 확증되지는 않았다.

4. Thiazolidinedione
전술한 바와 같이 rosiglitazone을 메타분석한 결과 급성심근경색 발생의 위험성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나 전세계적으로 사용이 제한되었으나 작년 11월 FDA에서는 혈관 위험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반영하여 이 제제의 처방 및 사용 제한을 해제하였다. Pioglitazone은 PROactive 연구에서 2차연구 결과물인 심혈관질환 사망, 심근경색, 뇌경색의 발생을 16% 감소시켰다.

5. Meglitinide
당뇨병 전단계(IGT) 환자를 대상으로 한 Navigator 연구에서 nateglinide 사용은 심혈관질환의 발생을 감소시키지 못했다.

6. DPP4 inhibitor 및 GLP-1 수용체 유사체
비교적 최근 출시되어 FDA에 심혈관질환에 대한 임상연구 결과를 보고해야 하는 DPP4 inhibitor 및 GLP-1 수용체 유사체의 심혈관질환에 대한 연구가 일부 발표가 되었으나(SAVOR-TIMI53, EXAMINE) 아직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감소시킨 연구는 없다.

7. 인슐린
인슐린은 가장 강력한 혈강강하효과를 가졌으나 저혈당의 위험이 가장 높기도 하기 때문에 심혈관질환 발생에 대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약제이다. 대규모로 진행된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최근 몇 연구에서 엄격한 혈당 조절이 중증 저혈당을 증가시키고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증가시켜 인슐린의 과도한 사용이 고위험군에서 심혈관질환 발생에 간접적 원인으로 지목을 받았으나 당뇨병 전단계 환자를 대상으로 한 ORIGIN 연구에서 insulin glargine의 사용은 심혈관질환 발생에 중립적 결과를 보였다.

결론
당뇨병 환자에서 심혈관질환의 발생은 다양한 기전에 의해서 야기된다. 따라서 당뇨병 환자에서 심혈관질환의 발생을 줄이기 위해서는 혈당 조절뿐만 아니라 혈압관리, 이상지질혈증 관리 및 체중감소 등을 통해 인슐린저항성을 개선시키는 등 다학제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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