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 전공의들 "의협 사원총회 전에 전공의 임시총회 필요" 주장
대전협 회장 "필요하지만, 빨리할 필요 없다...의견모으는 과정 필요"


 
전공의들이 임시총회 개회를 두고 집행부와 대립된 주장을 내놨다. 집행부에서는 "아직 이르다"고 했지만, 대다수 전공의들은 "대한의사협회의 사원총회 전에 속히 열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집행부가 의협 총파업 참여 뿐 아니라 전공의들의 의사 결정과정에서 상당히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13일 대한전공의협의회 정책토론회 자유발언 자리에서 이 같은 집행부와 일반전공의 및 대의원들 사이에서 고성이 오고 갔다.

대다수 전공의들은 대전협 집행부의 소극적인 태도와 행보에 대해 지적했다.

▲ 3월10일 의사 총파업에 참여한 전공의들.
먼저 K병원 전공의협의회장은 "전공의 파업 동참 이후 의견 수렴이나 공유 과정 따로 만들지 않는 등 대전협 집행부는 전공의들의 목소리를 듣는 데 상당히 소홀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각 병원 전공의협회장들과의 단체 온라인 채팅방에서 많은 전공의 대표들이 '임시총회를 열자' '전공의들의 소통의 자리를 마련해달라'고 수차례 요구했으나, 대전협 장성인 회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의정협의안이 나온 후에도 대전협 임원들은 우왕좌왕한 행보를 보였고, 임시총회 역시 의사사회의 갈등이 해결된 후로 미루자는 식이었다"고 집행부의 소극적 태도를 전했다.

임총을 원한 전공의들은 의협 노환규 회장에 대한 지지여부나 의협 대의원 갈등에는 관심이 없음을 견지하면서, "각 병원 대표들이 원한 자리는 단지 전공의들이 앞으로 나아갈 방안에 대한 논의의 자리"라고 성토했다. 

이날 자리한 일반 전공의 역시 "지역별로 파업에 대한 평가가 다 다르다. 이같은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향후 갈 길을 정하는 임시총회는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집행부의 책임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동의했다.

E병원 전공의도 "의협의 내부 분란, 대전협은 리더십 부재의 상태"라며 "집행부는 앞으로 임총 개회 뿐 아니라 아래로부터 의견을 모아가는 과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지난 1월 복지부 수련환경개선안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대전협 임시총회.
D병원 전공의 대표도 "집행부가 많은 부담이 있겠지만 지금의 대표들 상황으로 봤을 땐 임시총회가 필요하다"며 "만약 회장이 참여하기 어렵다면, 전공의들이 얘기할 수 있는 판만 만들어달라"고 했다.

이어 "안건은 △5월 수련병원 신임평가에 참여할 전공의 대표단 구성원 및 전달내용 결정 △수정이 필요한 정관 개정 △의정 투쟁에 대한 논의 및 앞으로의 전공의 입장 등 3가지"라며, 임총 개회를 거듭 건의했다.

뿐만 아니라 전공의 비대위원회에 대전협 집행부가 참여하지 않은 점도 비판받았다. 

B병원 전공의는 "노환규 회장의 아젠다에 대해 공감하지 못해서 비대위를 따로 만들어 집행부는 참여치 않았다"며 "만약 의협의 아젠다에 동의하지 않았다면, 전공의들만의 아젠다를 만들어서 따로 투쟁을 하는 적극성을 발휘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집행부를 향한 쓴소리에 대전협 장성인 회장의 사과와 해명이 이어졌다. 다만 임총 개회에 대한 생각은 굽히지 않았다.

일단 장 회장은 "죄송하다"며 "전공의들을 위해 일하고 있지만, 소극적으로 집행부를 만든 것은 사실"이라고 사과했다.

또 "비대위를 출범시킬 때도 의협 총파업 참여에 대해 관여하지 않겠다고 한 바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비대위가 완전히 무산되기 전까지 파업에 대한 공식 입장과 평가를 내놓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파업참여에 있어서 한 발 물러섰던 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장 회장은 "정부와 전공의는 의정 협의 전에 '수련환경 개선안'을 두고 협상 중이었다"며 "파업 성공이 보장되지 않았으므로, '수련환경개선안'의 협상 당사자로서 선뜻 파업을 함께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실제 3월1일 개선안 시행, 4월1일 법령 공포 사이에 3월10일 총파업이 이뤄졌으므로, 만약 파업 실패시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까지 무산될 수 있어 집행부가 조심스러운 입장을 띌 수밖에 없었다는 것.

전공의 임시총회 개회에 대해서는 "임총을 열긴 열어야 하나, 의협에서 갈등이 있는 상황에서 한 방향으로 이끌기가 어렵다"며 "의협 사원총회 전에 전공의들이 목소리를 내는 게 맞는지도 의문"이라며 고민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또 장 회장은 "전공의 임총을 열기 전 각 병원단위별로 의견을 모으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면서 "우리끼리 우선 생각을 모아가는 단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덧붙여 "임총을 통해 정관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는데, 어떤 부분에 대해 개정할지 정확히 말해줬으면 한다"며 "임총을 당장 열지 아니면 5월쯤 열지는 더 얘기한 후 결정하자"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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