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행위량 등 합리적으로 구매 대행 '자평'

 

"병원들이 가지고 있는 힘도 대단하긴 하지만, 우리를 병원의 '갑'이라고 한다. 앞으로도 소비자들을 위해 합리적인 구매대행을 지속하겠다."

1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소비자단체 소통 워크숍에서 손명세 심평원장은 이같이 밝혔다.

손 원장은 "심평원에서 소비자 대신 상급종합병원부터 의원, 제약회사, 치료기기업체 등으로부터 56조원어치의 보건의료서비스를 대신 구매하고 있다"며 "병의원, 제약사들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고 있지만 소비자들을 위해 견디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다보니 현재 심평원은 요양기관으로부터 '수퍼 갑'의 위치에 있다면서, "병원의 힘도 대단하지만, 심평원이 더 갑(우위)의 위치에 있어 이들에게 '약을 어느 정도 써라' '가격은 얼마만 하라' 등의 요구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병원 뿐 아니라 제약사들에 대해서도 같은 위치에 있음을 공고히했다.

 


실제 최근 다국적제약협회에서 심평원장실을 찾아와, "최고 발명품인 약에 대한 값이 다른 나라에 비해 절반에도 못미친다. 누가 투자해서 좋은 약을 만들겠냐"며 "가격결정 구조를 잘 만들어달라"고 요청한 일화를 소개했다.

이러한 요청에 대해 손 원장은 "'웃기고 있네, 절반이면 충분하다. 팔기 싫으면 가라'고 말했다"며 "이렇듯 심평원은 합리적인 구매대행 기관 역할을 톡톡히 잘 해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고, 소비자들로부터 박수를 요구해 박수갈채가 이어졌다.


요양기관의 비판이 쏟아지더라도, 앞으로도 합리적인 구매대행(?)에 더 힘을 쏟겠다는 입장이다.

손 원장은 "의료분야는 정보 비대칭성이 상당한 곳"이라며 "소비자 개개인이 파악할 수 없으므로 우리처럼 전문적인 조직이 이를 대신해줘야 한다"고 했다.

또 "소비자가 직접 구매하면 얼마나 불편하겠느냐"며 "여러분(소비자)의 구매대행을 대신하고, 또 구매대행을 상당히 저렴한 가격에 합리적으로 해주고 있다"며 의료비용 절감 부분에 대해 자평했다.

이어 "소비자가 있기에 병의원들로부터 오는 모든 비판과 질타를 견딜 수 있다"며 "소비자를 위하지 않으면 이걸 견딜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심평원의 이러한 시스템에 대해 외국에도 많이 탐내도 있다고 전했다.

손 원장은 "우리가 일한지 벌써 37년이 됐다. 이러한 긴 활동기간 동안 쌓아놓은 정보의 양과 경험의 양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하다"며 "전세계 의료구매기구 중 최고의 노하우와 시스템을 갖는 기관이 됐다"고 말했다.

부자나라는 수출을 요청하고 가난한 나라에선 심평원 시스템을 지원해달라고 하고 있다며, "여기에서 안주하지 않고 심평원은 소비자 의견을 더욱더 수용해 더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심평원은 소비자참여위원회를 위촉해 앞으로 심평원 업무 및 각 위원회 회의 등을 참여시키고, 이를 통해 소비자들의 의견을 많이 반영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소비자들은 환영의 입장을 내비쳤다.

전국주부교실 최애연 대표는 "심평원이 상당히 소비자 중심으로 변하고 있다"며 "특히 최근 홈페이지 개편을 보면 소비자 선택권을 많이 확보할 수 있도록 해준 것 같다"고 화답했다.

특히 병원에 대한 정보와 진료비확인제도에 대해 "병원에 대한 정보가 그간 상당히 부족했는데, 홈페이지 활용해서 병원 잘 찾아갈 수 있게 됐다. 또 소비자분들 중 진료비 확인받고 싶은 분들 많은데 이번 기회를 통해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심평원과 의료관련 연대활동을 하면 시너지 효과 많을 것 같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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