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당뇨병학회는 지난해 11월 국제당뇨병및대사질환컨퍼런스(ICDM)·아시아당뇨병학회(AASD)에서 ‘당뇨병 진료지침 2013 업데이트’판을 발표했다. 이번 업데이트 가이드라인은 국내 상황을 충분히 고려한 약물치료 전략을 제시했고, 이에 맞춰 알고리듬을 구성했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2013 진료지침위원장을 맡았던 안유배 교수(가톨릭의대 성빈센트병원 내분비내과)는 “이번 진료지침에서는 제2형 당뇨병 환자에 대한 초기부터의 적극적인 약물치료를 강조하는 한편 국내 허가사항 범위 안에서 환자에게 적합한 약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엄격한 혈당관리 강조
진료지침에서는 고혈당에 노출되는 시기를 최소화하기 위해 조기부터 약물투여를 통한 적극적인 관리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에 생활습관개선과 함께 경구용 혈당강하제 투여를 권고했다. 혈당조절 목표를 고려해 필요할 경우에는 초기부터 병용요법도 고려할 수 있다.

알고리듬에서 약물치료를 시작할 수 있는 목표 혈당치를 조정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2011년 진료지침에서는 단독요법 시작 기준을 당화혈색소(A1C) 8% 미만, 병용요법은 8~10%, 인슐린(±경구용 약물)은 10% 초과일 때로 설정했지만, 이번 진료지침에서는 단독요법은 6.5% 이상, 병용요법은 7.5% 이상일 때 시행하도록 했다. 인슐린 치료는 필요할 경우 단독~3제요법 어디에서도 시행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고 있다. 특히 목표혈당의 경우 미국당뇨병학회(ADA)는 7% 미만을 제시하고 있다<표 1>.

환자별 맞춤 약물치료
인슐린 외 혈당강하제는 기전에 따라 메트포르민, 설포닐우레아, 알파-글루코시다제 억제제, 티아졸리딘디온, 메글리티나이드, DPP-4 억제제와 GLP-1 수용체 작용제로 나눠진다. 이에 진료지침에서는 작용기전이 다른 만큼 약물의 혜택 및 위험도가 다르기 때문에 환자의 특성에 따라 1차약물을 선택하도록 했다. 약제선택 시 고려해야 할 임상적 요소로는 나이, A1C, 공복 시 고혈당, 식후 고혈당, 비만 여부, 대사증후군 여부, 인슐린 분비능, 간기능 및 신장기능 이상 등을 꼽았다. 부작용, 금기증, 약제의 가격 또한 약물치료 전략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제시했다.

ADA 가이드라인에서는 메트포르민을 1차치료 약제로 권고하고 있는 것에 비해 국내 진료지침에서는  메트포르민, 설포닐우레아, 알파-글루코시다제 억제제, 티아졸리딘디온, 메글리티나이드, DPP-4 억제제, GLP-1 수용체 작용제를 모두 1차약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고, 메트포르민과 설포닐우레아를 제외하고는 약물이 출시된 순서대로 기재했다.

병용요법은 2~3개월 간격으로 증량해 최대 용량으로 투여를 해도 A1C가 조절되지 않을 때 시행한다. 또 환자의 임상적 특성을 고려해 최대 용량에 이르지 않은 경우(half-maximal dose)에도 병용요법을 시행할 수 있다.

한편 이번 진료지침에서는 3제요법에 대한 전략도 자세하게 명시하고 있다. 알고리듬에서는 △설포닐우레아 + 메트포르민에는 알파-글루코시다아제 억제제, DPP-4 억제제, 티아졸리딘디온, GLP-1 수용체 작용제를 추가할 수 있고 △메글리티나이드 + 메트포르민에는 알파-글루코시다아제 억제제와 티아졸리딘디온을 △메트포르민 + 티아졸리딘디온에는 DPP-4 억제제, GLP-1 수용체 작용제를 추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 교수는 “3제요법은 DPP-4 억제제 출시 전후로 의미가 구분된다. 출시 전의 3제요법은 2제요법에서 인슐린으로 전환되는 중간단계 정도로 여겨졌지만, DPP-4 억제제 출시 후에는 인슐린 투여를 지연시킬 수 있는 치료전략으로 자리잡았다”며 3제요법의 역할에 대해 설명했다<표 2.>.

수축기혈압 140mmHg로 완화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혈압 타깃도 개정됐다. 2011년 진료지침에서 수축기혈압 130mmHg, 이완기혈압 80mmHg로 권고하던 것에서 이번 진료지침에서는 수축기혈압을 140mmHg로 완화했다. 진료지침 위원회에서는 엄격한 혈압관리 전략과 표준 관리전략의 효과를 비교한 ACCORD-BP 연구를 근거로 들었다.
이 연구에서는 수축기혈압을 120mmHg 미만으로 조절했을 때 뇌졸중 발생률은 유의하게 감소했지만 비치명적 심근경색, 비치명적 뇌졸중, 심혈관 사망률 등 1차 종료점에서 혜택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ACCORD-BP 연구를 근거로 최근 외국 학회들도 당뇨병 환자의 혈압기준을 완화하는 추세지만, 수치가 통일되지는 않고 있다. ESC·EASD 가이드라인에서는 140/85mmHg, ADA는 140/80mmHg으로 차이를 보이고 있고, 미국임상내분비학회(AACE)와 일본당뇨병학회의 경우 130/80mmHg로 여전히 엄격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안 교수는 “ADA는 ACCORD-BP 연구에 무게를 둬 적극적인 혈압관리가 심혈관 예후의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명확한 근거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데 비해 AACE는 UKPDS 연구를 주요 근거로 혈압을 엄격하게 관리할 경우 미세혈관 합병증 위험도가 감소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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