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앤존슨메디칼 쥬디스 아얄론 이사

부정맥 질환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의료진은 물론 의료기기 기업들도 나서고 있다. 질환의 위험성에 비해 치료받는 비율이 너무 적기 때문이다.
전세계적으로 부정맥 중 가장 흔한 심방세동 환자는 2000만명에 달하지만, 실제 치료받는 환자는 국가별로 0.5~1.4% 사이에 불과하다. 이에 부정맥의 중요성과 새로나온 치료법을 널리 알리기 위해 미국 존슨앤존슨메디칼 교육 담당 쥬디스 아얄론(Judith Ayalon) 이사가 한국을 전격 방문했다.
이스라엘 출신인 그는 공중보건학 석사, 신경생리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다음은 일문 일답.

▲존슨앤존슨메디칼 쥬디스 아얄론 이사는 뇌졸중, 심장마비 등을 일으킬 수 있는 심각한 질환인 부정맥 환자 대비 치료 비율이 미국도 1.4%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적다고 지적했다.

-부정맥이란 무엇이며, 왜 중요한가? 

심장은 심장근육의 수축과 이완에 의해 혈액이 순환되도록 한다. 심장근육이 뛰기 위해서는 심장 자극 생성조직에서 규칙적으로 1분에 60~100회의 전기자극을 만들고, 심근세포에 정상적으로 전달될 수 있어야 한다. 심장의 수축과 확장이 반복되면 각 신체조직에 필요한 혈액이 공급된다. 만약 심장에서 전기자극을 만들지 못하거나 전달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심장박동이 비정상적으로 빨라지거나 늦어지거나 불규칙해진다. 이를 부정맥이라고 한다.
부정맥은 온 몸에 혈액이 제대로 돌지 못하게 만들기 때문에 심장마비, 뇌졸중으로까지 연결될 수 있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부정맥 환자수와 실제 치료받는 비율은 얼마나 되나?

전세계적으로 정확한 데이터를 제대로 찾을 수 없다. 부정맥질환 소개와 제품 교육을 담당하고 있지만, 미국에서조차 질환을 정확히 인식하고 치료받는 비율이 높지 않다. 일단 눈에 보이는 증상이 없어 환자가 병원에 제 발로 치료받으러 오지 않는다. 의료진 입장에서도 시술이 까다로워 당장 시술이 가능하지 못하다는 한계도 있다.  

우선 환자가 발생하면 AAD약물인 항부정맥제제를 통해 치료받게 된다. 이들 중 절반은 약물 치료에 대한 내성을 지니고 있어 효과를 보지 못하는데, 이 때 전극도자절제술을 시행한다. 미국에서는 추정환자 대비 전극도자절제술을 받는 비율이 1.4%에 달하고, 일본은 1%에 불과하다. 

국가별로는 보험제도도 한 몫한다. 미국은 사보험에서 치료비를 지급하기 때문에 보험에 따른 영향을 받은 것이고, 아시아권은 더 적다. 한국지사에서 조사한 결과, 2012년 한국 부정맥 환자수는 27만4156명이며, 전극도자제술을 받은 환자는 5541명(0.5%)이라고 한다.  
 
 -카테터를 이용한 전극도자절제술이란 어떤 시술인가.  

카테터의 팁(tip) 부분을 통해 에너지를 심장근육 부위로 전달하고, 불규칙한 심장 박동 경로를 차단하도록 치료하는 것을 말한다. 심장 내부의 우심방, 좌심방, 우심실, 좌심실 등 이상이 생긴 부위에 카테터를 삽입, 연결한다. 그 다음 전기회로에 자극을 주고 심장을 제대로 뛰게 하거나 불규칙한 심장박동을 차단시킬 수 있다.
Wolff-Parkison-White 증후군이나 AVNRT (atrioventricular nodal re-entry tachycardia) 등 단순한 형태의 심방세동 치료에 주로 사용되고 있지만, 점차 심실 빈박, 또는 심방세동과 같은 복잡한 형태의 심부정맥 치료에도 사용되는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새롭게 선보인 ‘스마트터치 기술’이란 무엇인가.

기존의 카테터는 심장 조직에 고주파 에너지를 활용해 심방세동을 치료할 때 카테터의 팁부분까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그저 촉감, 엑스레이(X-Ray) 촬영, 전압강하 등 간접적인 방법으로만 판별할 수 있었다.

전극도자절제술이 까다롭다고 알려진 이유는 제대로 보이지도 않던 상태에서 에너지를 너무 세게 주면 구멍이 생기거나 식도, 폐 정맥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약하게 하면 치료가 완전히 이뤄지지 않을 수 있는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스마트터치 기술을 활용하면 조직에 카테터가 접촉할 때 가해지는 힘이 실시간으로 측정돼 그램(g)단위로 표시된다. 또한 카테터 팁 부분뿐만 아니라 전체 카테터 커브의 이미지를 실제와 가장 가까운 3D 이미지로 실시간 보여준다. 의료진 입장에서 더욱 정확한 시술이 가능해져 적극적인 부정맥 치료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새로운 기술이 환자안전에도 유용한가.  

 기존 기술이 나오기 전에는 환자나 의료진 모두 계속 엑스레이를 이용해 방사선을 쪼여가면서 시술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확인해야 했다. 이제는 엑스레이를 찍지 않은 채 입체적인 치료 영상이나 각도에 대해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 자기장센서를 두고 이상이 생긴 위치를 정확하게 판단하거나, 수술오차 범위를 최소화할 수도 있다.

또한 고주파에너지를 조사할 때 카테터 팁 부분이 뜨거워지면서 자칫 혈액이 응고되고 혈전이 생길 수 있는 위험도 막아준다. 팁부분에 6개의 작은 구멍에서 저절로 식염수가 흘러나오는 쿨링 기술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부정맥 치료기술은 어떻게 진화해 나갈 것이라고 보는가.

새로운 기술력은 매우 정교하고 1mm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진화하고 있다. 미래에도 좀 더 정확한 환자 치료를 위한 기술로 나아갈 것이다. 고주파에너지가 어느 정도의 폭과 깊이를 형성하는지, 에너지가 유효한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술도 조만간 선보일 것으로 기대한다. 
아직 연구단계지만, 줄기세포 약물 주입을 통해 심장 내 망가진 세포를 활성화시켜 부정맥 유발요인을 막는 방법도 나올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국 의사들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고령화되면서 부정맥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에서도 부정맥 치료를 확대하기 위해 젊은 의사들에게 새로운 기술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지원하고 있다. 1~3년 가량의 트레이닝 기간이 필요하지만 한국의사들의 우수한 손기술로 아시아 시장을 선도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나아가 환자나 의료진 스스로를 위해 더욱 안전하게 시술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모색했으면 한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