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병원홍보협회 이미정 회장(길병원 홍보팀장)

“그동안 우리들병원에서 십여 년, 길병원에 온지도 2년이 지났네요. 병원 홍보업계와 함께 한 것도 1999년 10월 말부터 현재까지 합하면 벌써 15년이 넘었네요. 까마득한 후배들보면 예전 생각이 많이 나요. 지나간 시간이 정말 빠르게 느껴집니다.”

 

가천의대 길병원 이미정 홍보팀장<사진>은 요즘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란다.

하루가 멀다하고 찾아오는 기자들에게 의료진 홍보을 위해 적극적으로 안내하는가 하면, 인천에서 서울, 또는 지방을 수시로 오간다. 병원 홍보업무는 물론, 한국병원홍보협회 제16대 회장직까지 도맡아해야 하기 때문이다.

병원홍보협회는 병의원에서 일하는 홍보담당자들의 정보 및 학술 교류, 유대강화 등을 목적으로 1996년 출범한 단체다. 병의원 약 240곳의 홍보담당자 750여명이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현재 5월 29일부터 31일까지 열리는 정기총회 겸 세미나를 준비하고 있으며, 주말마다 열리는 지회를 쫓아다니며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해보고 싶은 일도 많고 벌이고 싶은 일도 많지만, 당장 눈앞에 할 일이 너무 많아 고민이라는 이 회장은 일단 주어진 하루하루에 충실하기로 했다.   

이제는 잔뼈굵은 그가 홍보업무에 처음 발을 들였던 곳은 병원이 아닌 출판사였다. 책 속에 파묻혀서 출판기획 업무를 맡다가 우리들병원으로 자리를 옮겨 홍보, 교육, 사회공헌 업무까지  전방위로 뛰었다. 다양한 경험을 밑거름삼아 최종적으로 병원 홍보에 주력하게 됐고, 여성 최초의 병원홍보협회장까지 맡게 됐다.  

이 회장은 “기자들과 유기적인 관계를 위해 요청하는 자료를 어떻게든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홍보팀의 능력이라고 본다”며 “협조가 되지 않는 교수들이라도 진료실에 찾아가 적극적으로 설득하고 자료를 발굴하는 것이 주된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혹시 그간 여성이라서 힘든 것은 없었을까. 오히려 그는 여성 특유의 부드럽고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에 이점을 뒀다. 어려운 내용이라도 교수들을 찾아가 부탁하면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수많은 술자리에서도 남성못지 않은 정신력으로 버텨가며 때로는 맏언니처럼, 때로는 형님같은 역할로 자리매김했다.

이 회장은 “여성이기 때문에 남성 중심 사회에서 소외되기도 하고 편견에 사로잡히기도 하지만, 사실은 강점이 더 많다”며 “보통의 남성 팀장들보다 눈에 띄는 업무성과를 내야한다는 부담감도 물론 있었지만, 다행히 주위에 도와주는 이들이 많아 이 자리까지 왔다”고 밝혔다.

특히, 여러 사람들과 그를 자연스레 이어준 가장 강력한 끈은 다름아닌 '책'이었다. 매번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으면서 지친 마음을 달래거나 부족한 소통 내용을 채웠다. 과학과 의학, 미술 관련된 책까지 섭렵해 전문가 집단과의 소통에도 한층 부담을 덜게된 것이다.

길병원으로 옮긴 뒤에는 가천길재단 이길여 회장으로부터  같은 여성으로서 적극적인 대외 활동에 대한 격려를 받고, 한층 외부 활동 의욕을 고취시켰다. 업무에 있어 여러가지 고민이 될 때도 그의 가르침을 되새긴다. 당장 눈 앞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묵묵히 나아간다면 병원이나 협회를 위해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그렇다고 협회장이라는 자리가 그저 명예직이라거나 직함을 채우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 어디까지나 본인 시간을 쪼개가면서 회원들에 봉사하고 더욱 열정적으로 주어진 일을 해나가는 기회라고 해석했다.

그는 “홍보는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도와주는 의료진, 그리고 같은 홍보팀 가족들, 여러가지 각도의 언론 채널이 시너지를 내도록 만드는 지휘자같은 역할을 담당한다. 매사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주변을 챙기고 업무에 임하다 보면, 힘들지 않고 재미있게 일할 수 있는 영역이 바로 병원 홍보의 매력”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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