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집행부는 협상도, 투쟁도 실패했다. 과정과 절차를 무시한 채 투쟁동력이 부족함에도 정관에도 없는 전회원 투표를 밀어부쳤다. 30일 임시대의원총회에서 모든 감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27일 열린 대구광역시의사회 제34차 정기대의원 총회에서 의협 대의원회 변영우 의장이 직접 참석해 의협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는 “의협이 어려울 때 항상 힘껏 도와서 나선 도시가 바로 대구시의사회다. 어느 곳보다도 중심과 원칙이 있고 남다르게 활동해 왔다. 역대 집행부는 대구의 원로의사들을 찾아 의논하고 해결책을 찾아왔다”고 전했다.

전 경북의사회장, 경북의대 총문회장으로 애착이 많은 대구경북 지역이지만, 파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자고 독려하지 않았다.

이미 의협 집행부, 비대위는 투쟁동력이 와해된 상태였던 만큼, 모든 것을 추스려 완벽하게 투쟁하자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변 의장은 “전문가가 있는 비상대책위원회, 협상을 잘하는 비대위가 필요하다고 봤다. 협상도 투쟁의 한 방법이기 때문에 회원들에게 도움되는 협상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의협은 협상과 투쟁에서 많은 문제가 생겼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비대위 집행부가 어떻게 정부와 협상을 했고 그것을 왜 번복하고 왜 문제가 생긴 것인지 면밀히 밝혀야 한다. 비대위를 꾸렸다가 자체적으로 붕괴시키고 다시 파업을 추진하게 된 이유에 대한 해명도 필요하다”고 강변했다.

이에 따라 오는 30일 임총에서는 회원투표는 정확하게 진행된 건지, 회원투표가 정관상의 문제점은 없는지, 회원투표는 공정하게 진행됐는지 등에 대한 감사가 진행된다. 

변 의장은 "임총을 통해 감사보고서가 도출된 다음에는 회원들을 위한 별도의 대책위원회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회원들이 걱정하지 않고 신뢰할 수 있는 협상을 할 수 있어야 한다”며 "29일에는 16곳 지역 의사대회가 완료되고, 30일에는 모든 문제되는 투쟁을 끝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원로 vs 젊은의사들의 대립?

30일 열리는 임총에서는 정관에 없는 전회원 투표가 타당한지를 묻는 감사가 진행된다.  투쟁을 할 때는 정관 규정에 따라 회원 투표를 진행해야 하지만, 노환규 회장이 직접 안건을 내고 투표에 부치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는 것.

한 대의원은 “1차 협상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일방적으로 협상단의 합의를 깨고, 2차 협상에서는 도대체 무엇을 얻었는지 모르겠다. 비대위는 왜 일방적으로 만들고 해체한 것인지를 감사해야 한다. 전공의까지 합류한 전략은 훌륭했다고 보는 의견도 많지만, 분명한 절차상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구시 대의원인 의협 김완섭 선관위원장은 “회원투표 프로그램을 사서 처음 시연할 때 사전 승인없이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직인이 기본으로 찍히도록 입력해놨다.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지만, 감사단에서 철저히 조사해 정관과 규정에 따라 진행됐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변영우 의장도 “의협이 정부와의 협상과정에서 보인 각종 태도로 회원들로부터 불신을 많이 받았다. 시도의사회장단의 파업 반대를 무시했고 협상단의 협상안을 무시했고 정관에 없는 투표를 진행해 절차상의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 의협은 여러 회원이 함께 만드는 비대위 구성과 협상 과정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절차가 문제가 아닌 당장 시급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전회원 투표라는 과감한 실행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한 대의원은 “젊은 회원들 의견이 대의원회에서 반영되지 않는다. 항상 원로 대의원들에 의해 의견이 개진돼왔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의협에서도 전회원 투표로 하자는 것”이라며 “절차가 문제가 아니라 젊은 의사들 의견이 반영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대의원은 “혹시라도 선관위 확인없이 도장이 잘못 찍혔다 하더라도 벌써 1,2차 투표가 이어져 결과가 공포됐고,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라며 "더 시급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절차를 하나하나 따지기보단, 의협 모두가 머리를 맞대야 할 때”라고 쓴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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