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기능 관련성 논란 속 연구 결과 속속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12년 스타틴 관련 안전성 정보를 업데이트 했다. 안전성 정보에서는 스타틴의 간손상 위험도를 강조했고 잠재적으로 혈당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제시했다. 그리고 잠재적으로 기억력 소실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하지만 아직 스타틴과 인기기능 간 연관성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남아있다. FDA도 안전성 정보 업데이트에 대해 "추가적인 근거가 필요한 부분이지만, 안전성에 무게를 두고 잠재적인 부작용 부분을 기재했다"고 밝혀 아직까지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라는 점을 인정했다.

FDA 발표 이후 최근의 연구들에서는 스타틴이 인지기능에 영향을 미치지 않거나 오히려 치매 위험도를 낮춰준다는 결과를 보이고 있다. 미국 펜실배니아대학 Karl Richardson 교수팀은 지난해 11월 Annals of Internal Medicine(2013;159:688)에 발표한 메타분석 연구를 통해 "FDA가 스타틴의 인지기능장애 위험도에 대해 경고하고 나섰지만, 분석결과 인지기능 관련 위험도를 높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고 FDA 승인후 감시데이터에서도 관련 부작용 보고비율은 낮았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단 "이번 연구가 메타분석이라는 점을 고려해 대규모의 잘 설계된 연구를 통해 이번 연구결과를 확인할 필요가 있고, 고용량 스타틴에 대한 근거도 부족하다"고 언급했다.

메이요클리닉 Kristopher J. Swiger 박사팀도 비슷한 시기에 Mayo Clinic Proceedings(2013;88:1213)에 스타틴과 인지기능 간 연관성에 대한 메타분석 연구를 발표했다. 이 연구에서는 단기간 연관성과 장기간 연관성을 함께 평가했다. 연구결과 단기간 평가에서는 Richardson 교수팀의 결과와 마찬가지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고,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오히려 치매 발생률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된 연구들에 포함된 환자들은 2만3443명을 분석한 결과 전체적으로는 스타틴이 치매발생 위험도를 29% 감소시켜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연구팀은 "스타틴이 장기적으로는 치매 예방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지난해 유럽심장학회(ESC) 연례학술대회에서 발표된 대만 연구진의 연구결과는 스타틴의 치매예방 효과에 대한 가능성을 더 높여주고 있다. 게다가 이 연구결과는 고용량 스타틴에 대한 효과를 평가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대만 국립의대 Tin-Tse Lin 교수팀은 코호트 연구를 통해 "고용량 스타틴이 고령환자의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결과를 제시했다.

연구팀은 우리나라의 건보공단격인 대만건강보험에 등록된 100만명 중 치매 병력이 없는 65세 이상의 환자 5만7669명을 무작위로 선별했다. 4.5년 관찰을 시행했고, 그 결과 5516명이 치매로 진단받았다. 이들을 치매로 진단받지 않은 5만2153명의 환자와 비교했다. 각 환자군의 하루 평균 스타틴 복용량과 전체 복용량을 나눠 분석한 결과, 고용량 스타틴을 복용한 환자들에서 치매 예방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Lin 교수는 "고용량 스타틴을 복용한 환자군의 치매예방효과가 저용량 복용군 대비 최대 3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번 연구가 최대 규모의 국가 기반의 연구를 통해 스타틴이 치매 예방효과를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에서도 스타틴은 인지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한림대 성심병원 신경과 유경호 교수는 지난해 대한신경과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허혈성 뇌졸중 환자에서 스타틴과 인지기능 감소 간 연관성을 평가한 연구를 발표했다.

연구에서는 Korean VICIHS 연구에서 뇌졸중 후 생존한 353명을 대상으로 3개월 째의 인지기능을 평가했다. 유 교수는 연구결과 급성기 허혈성 뇌졸중 환자에서 스타틴은 인지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스타틴이 통계적으로 유의한 인지기능 유해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이번 연구가 소규모로 진행된 만큼 이를 확인하기 위한 전향적인 대규모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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