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로피도그렐 + 아스피린

 

“클로피도그렐에 아스피린을 더하는 요법은 출혈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어, 허혈성 뇌졸중이나 일과성뇌허혈발작(TIA) 후 2차예방을 위한 통상적인 사용은 권고되지 않는다. (Class III, Level A)” - 2011 AHA·ASA 뇌졸중 2차예방 가이드라인
“뇌졸중 2차예방을 위한 클로피도그렐과 아스피린의 복합투여는 관상동맥질환을 동반한 일부 환자에게는 효과적일 수 있으나, 두개내출혈의 위험성이 있으므로 이를 고려해 사용해야 한다. (근거수준 Ia, 권고수준 A)”
- 2013 뇌졸중임상연구센터 뇌졸중 진료지침

환자 특성따라 이중항혈소판요법 조기적용 지지 추세

우리나라의 뇌졸중 예방전략에서 이중항혈소판요법은 일반적으로 클로피도그렐과 아스피린의 병용요법을 의미한다. 그런데 최근 뇌졸중 2차예방을 위한 이중항혈소판요법의 적용을 두고 학계의 논의가 진행 중이다. 대부분의 가이드라인이 뇌졸중 2차예방에 이중항혈소판요법을 전반적으로 적용하는데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에 반해, 최근의 연구에서 환자의 특성에 따라 병용요법의 조기 적용이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가이드라인 권고안
미국심장협회(AHA)와 산하 뇌졸중협회(ASA)는 지난 2011년 뇌졸중 2차예방 가이드라인(Stroke 2011;42:227-276)을 발표, 항혈소판요법에 대한 권고안을 정리했다. “아스피린(1일 1회 50~325mg) 단독요법(Class I, Level A), 아스피린 25mg과 디피리다몰 서방형 1일 2회 200mg의 병용요법(Class I, Level B), 클로피도그렐(1일 1회 75mg) 단독요법 모두 뇌졸중 2차예방을 위한 초기요법으로 선택이 가능하다”는 것이 핵심이었다.

하지만 가이드라인은 “클로피도그렐에 아스피린을 더하는 요법은 출혈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어, 허혈성 뇌졸중이나 일과성뇌허혈발작(TIA) 후 2차예방을 위한 통상적인 사용은 권고되지 않는다(Class III, Level A)”며 이중항혈소판요법의 적용시 주의를 촉구했다. 2013년 발표된 뇌졸중임상연구센터의 뇌졸중 진료지침 역시 “뇌졸중 2차예방을 위한 클로피도그렐과 아스피린의 복합투여는 관상동맥질환을 동반한 일부 환자에게는 효과적일 수 있으나, 두개내출혈의 위험성이 있으므로 이를 고려해 사용해야 한다”며 조심스러운 접근을 요구하고 있다. 급성관상동맥증후군 환자에서 심혈관사건 예방전략으로 이중항혈소판요법이 우선적으로 권고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MATCH & CHARISMA
가이드라인이 이처럼 뇌졸중 2차예방에 이중항혈소판요법을 적용하는데 적극적이지 못한 이유는 일련의 임상연구에서 각각의 단독요법과 비교해 항혈소판제의 병용요법이 뇌졸중 2차예방이나 예후의 개선에 보다 효과적이지 않은데다, 출혈위험은 높은 것으로 보고된 것에서 기인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MATCH(Lancet 2004;364:331-337)와 CHARISMA(American Journal of Heart 2004;148:263-268) 연구다.

MATCH 연구는 추가적인 혈관 위험인자를 보유한 허혈성 뇌졸중 또는 일과성뇌허혈발작(TIA) 환자 7599명을 대상으로 클로피도그렐에 아스피린을 더하는 이중항혈소판요법과 클로피도그렐 단독요법을 비교했다. 그 결과 병용군에서 뇌졸중·심근경색증을 포함하는 주요 심혈관사건 복합빈도가 15.7%로 단독군(16.7%)에 비해 6.4% 낮았으나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고, 생명을 위협하는 출혈위험은 2.6% 대 1.3%로 병용군이 높았다.

CHARISMA 연구는 다수의 심혈관 위험인자를 가진 1만5000명 이상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아스피린 + 클로피도그렐 병용을 아스피린 단독요법과 비교했으나, 출혈위험은 높고 심혈관사건 위험은 줄이지 못했다. 하지만 죽상동맥경화성 질환이 명백한 하위그룹을 대상으로 한 사후분석에서는 병용군의 심혈관사건 빈도가 유의하게 감소했다.

CHANCE
그런데 최근 단기 이중항혈소판요법의 조기적용을 통해 이 같은 결과를 뒤집는 연구가 발표되면서 가이드라인에도 변화의 움직임이 엿보이고 있다. 지난해 국제뇌졸중학술대회(ISC 2013)에서 발표된 CHANCE 연구가 주인공으로, 연이어 NEJM 2013;369:11-19에 최종결과가 발표되면서 주목을 받았다.

연구팀은 경한 뇌경색(minor ischemic stroke)이나 TIA 환자의 급성기 조기치료 전략으로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의 이중항혈소판요법을 적용했을 경우 아스피린 단독요법에 비해 뇌졸중 재발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를 검증코자 했다. 경한 뇌경색은 뇌졸중 증상이 지속되지만 환자에게 장애를 야기하지 않는 상태로 중한 뇌졸중(major stroke)에 선행되는 경우가 많다. ‘미니 뇌졸중(mini stroke)’으로 불리는 TIA는 심하게 좁아진 뇌혈관으로 피가 흐르지 못하다가 다시 흐르거나, 뇌혈관이 혈전에 의해 막혔다가 다시 뚫린 것으로 잠시 뇌졸중 증상이 나타났다가 수 분 또는 수 시간 내에 사라진다.

총 5170명의 환자들을 증상 발생 24시간 이내에 저용량 아스피린(1일 75mg) 단독 또는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300 mg 이후 1일 75mg) 병용군으로 무작위 배정해 치료한 결과, 90일 시점에서 병용그룹의 뇌졸중 발생빈도가 8.2%로 아스피린 단독군(11.7%)과 비교해 32% 낮은 상대위험도를 나타냈다(P<0.001).
2차 종료점이었던 뇌졸중, 심근경색증, 혈관 원인 사망의 복합빈도 역시 병용군의 위험도가 31% 낮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P<0.001). 중등도 또는 중증의 출혈 빈도는 두 그룹 모두 0.3%로 차이가 없었다. 출혈성 뇌졸중 빈도 역시 양 그룹 모두 0.3%를 나타냈다. 이전과 달리 출혈위험은 높이지 않은 상태에서 뇌졸중 위험을 유의하게 줄인 것이다. ▶관련기사 62면

한국뇌졸중환자 등록연구 - KSR
이에 앞서 국내 의료진이 우리나라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등록연구 역시 뇌졸중 2차예방에 있어 항혈소판제 단독 대비 병용요법의 효과를 지지하며 새로운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노재규, 한림대의료원 신경과 이병철 교수팀은 유럽심장학회 공식저널 European Heart Journal  2013;34:2760-2767에 ‘뇌졸중 아형에 따른 2차예방’에 관한 연구결과를 발표, “환자 특성에 따라 아스피린 또는 클로피도그렐을 단독으로 사용하는 것 보다 병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임상시험과 같은 인위적인 상황이 아닌 실제 진료환경을 최대한 반영하는 등록연구를 통해 항혈소판요법의 뇌졸중 예방효과를 조사했다는 데 의미를 둘 수 있다.

이 연구는 2002년 1월부터 2010년 9월까지 우리나라 전국 30개 병원에 입원한 허혈성 뇌졸중 및 TIA 환자 4만6108명(Korean Stroke Registry, KSR)을 대상으로 장기적인 2차예방 결과를 분석한 사례다. 뇌졸중 아형(stroke type)에 따라 분석한 결과, 2차예방과 관련해 대혈관 동맥경화증에 의한 뇌경색 환자에서 항혈소판제 병용요법군(아스피린 + 클로피도그렐)의 뇌졸중 재발위험이 단독 대비 11% 유의하게 감소하는 등 우수한 효과를 보였다. 뇌경색의 유형에 따라 사망률에도 차이가 있었는데 병용요법이 단독요법에 비해 동맥경화에 의한 뇌경색 환자에서 12%, 소혈관 폐색 환자에서는 3%, 심인성 색전 환자에서는 21% 낮았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에 대해 “국제표준 진료지침인 단독요법 사용 권고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결과”라며 “뇌경색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단독요법만을 사용하지 말고 뇌경색 유형을 고려해 단독과 병용요법을 함께 사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급성기 환자에서 병용요법 권고될 수도”
이들 연구결과를 놓고 뇌졸중 2차예방 전략의 권고안이 어떻게 변화할지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한국뇌졸중환자 등록연구(KSR)에 참여한 한림의대 유경호 교수(한림대성심병원 신경과)는 두 연구 모두 급성기 뇌졸중 환자들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CHANCE는 증상 발생 24시간 후부터, KSR 연구는 1~2주 이내에 항혈소판 치료가 적용됐다. “따라서 전반적인 뇌졸중 환자에 대한 권고안을 제시한 가이드라인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는 설명이다.

유경호 교수는 국내 의료진의 보고가 관찰연구였다는 점과 함께 “CHANCE가 무작위·대조군 임상연구(RCT)였지만 샘플 상의 한계가 존재한다”며 다른 인종 등 보다 광범위한 RCT가 추가되고 여기에 메타분석까지 합쳐진다면 큰 영향력을 가질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또 “전반적으로 출혈위험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이중항혈소판요법의 통상적인 사용은 힘들겠지만, 급성기 환자에서 이중항혈소판요법의 권고 쪽으로 가이드라인이 바뀔 가능성은 있다”고 전망했다.

ACTIVE A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예방에 있어 항혈소판요법의 효과를 검증한 ACTIVE A(NEJM 2009;360:2066-2078) 연구 역시 아스피린 단독요법 대비 아스피린 + 클로피도그렐 병용요법의 효과를 지지하고 있다.  뇌졸중 1·2차예방을 아우르는 결과지만 와파린 치료가 부적합한 환자에서 항혈소판제 단독과 병용요법을 비교한 결과, 병용군의 연간 혈전사건(뇌졸중·심근경색증·비중추신경계 색전증·혈관 원인 사망) 복합빈도가 6.8%로 아스피린 단독군(7.6%)과 차이를 보였다(P=0.01). 특히 이러한 결과는 뇌졸중 예방효과에서 주로 기인했다.▶관련기사 66면

WOEST
최근에는 관상동맥질환이 동반되는 심방세동 환자에서 클로피도그렐의 독특한 심혈관사건 감소효과와 안전성을 보여주는 연구가 발표돼 관심을 끌고 있다. 경구용 항응고제를 복용하고 있는 상태에서 경피적관상동맥중재술(PCI) 후 이중항혈소판요법이 요구되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로, 높은 출혈 위험이 우려되는 환자에서 아스피린 없이 클로피도그렐의 홀로서기가 가능할 지를 본 WOEST (Lancet 2013;381:1107-1115) 연구결과다. 경구 항응고제에 이중항혈소판요법을 더하는 3제요법이 필요한 환자에서 아스피린을 빼고 클로피도그렐만 더하는 2제요법으로 전환한 결과, 출혈위험은 유의하게 줄고 사망률과 함께 심혈관사건 위험이 개선된 것으로 보고됐다. ▶관련기사 7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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