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CC·AHA 성인 판막성 심질환 관리 가이드라인

 

미국심장학회(ACC)와 미국심장협회(AHA)가 최근 성인 판막성 심질환 환자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업데이트했다. 이는 2008년 판을 업데이트 한 것으로 위험도 평가 및 분류를 새롭게 했고, 대동맥 협착증과 승모판막 협심증에 대한 최근의 새로운 중재술적 치료전략을 권고사항에 추가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번 가이드라인 업데이트에서 변화된 부분을 정리해 본다.

▲4단계의 위험도 분류…종합적 환자평가 권고

     
 

가이드라인에서 가장 처음 눈에 띄는 부분은 환자 중증도 분류다. 진행에 따른 중증도는 총 4단계로 '위험군(at risk)', '진행성(progressive)', '무증상 중증(asymptomatic severe)', '증상성 중증(symptomatic severe)'으로 나눠진다. 하지만 질환의 진행 정도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판막 질환의 중증도, 증상의 유무, 크기에 의한 심실반응이나 질환으로 인한 과도한 혈압, 폐동맥 또는 전신성 순환계에 대한 영향, 심박의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방법이다.

 

가이드라인 위원회 공동의장인 워싱턴대학 Catherine Otto 교수는 "이번 가이드라인의 환자 분류는 심부전처럼 단계별로 구분하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에 환자의 중증도를 다각도로 평가할 것을 권고했다. 가이드라인에서는 최초의 환자 평가 시 자세한 병력, 신체 검사, 흉부 X-ray, 심전도, 경흉부 심장초음파(TTE) 등을 필수적으로 시행하도록 했다.

판막성 심질환의 중등도는 신체 평가와 TTE 자료를 기반으로 판단하고 △증상의 유무 △판막성 심질환의 중등도 △좌우심실의 크기나 판막성심질환으로 인한 압력 △폐동맥 또는 전신성 순환기계에 대한 영향 △심박의 변화에 따라 관리전략을 선택한다.

▲수술 관련 위험도 높은 이들에게 중재술 권고

치료전략에서는 권고사항에 중재술이 포함된 부분이 눈에 띈다. 대동맥 협착증에서는 경도관대동맥판막이식술(TAVI)가 제시됐고, 승모판막 협심증에서는 경도관승모판판막치환술(TMVR)이 제시됐다. TAVI의 경우 2011년 미국심장학회(ACC) 연례학술대회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해 이번 업데이트에서 이름을 올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기본 치료전략은 수술적 전략인 대동맥 판막치환술(AVR)이지만, TAVI를 적용할 환자군에 대해서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다. AVR 관련 수술 위험도가 높은 환자 중 심장판막팀이 판단하에 결정했을 경우(권고등급 Ⅰ, 근거수준 C), AVR 적응증에는 해당되지만, 수술위험도가 높고 TAVI 후 생존기간이 12개월 이상으로 예상되는 환자(Ⅰ, B)에게 TAVI를 우선 권고했고, AVR 적응증에 해당되면서 수술 위험도가 높은 이들에게도 고려할 수 있도록(Ⅱa, B) 했다.

가이드라인 위원회 공동의장은 메이요클리닉 Rick Nishimura 박사는 "수술 고위험군에게 TAVI를 적용하는 것은 충분한 근거가 있지만, 동반질환 등으로 인해 협착증 치료 후에도 추가 혜택이 크지 않은 이들에게는 TAVI를 권고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TAVI에 대한 권고사항은 2012년 유럽심장학회(ESC)와 유럽심장흉부외과학회(EACTS) 판막질환 가이드라인(European Heart Journal 2012. 8월 24일자 온라인판)에서 우선 권고된 바 있다. 유럽 가이드라인에서도 TAVI는 대동맥 협착증 환자 중 AVR을 시행하기 힘든 환자에게 권고했다(권고등급 Ⅰ, 근거수준 B). 또 AVR이 가능한 환자 중에서도 수술 관련 위험도가 높을 경우에도 고려할 수 있도록 했다(Ⅱa). 단 수술 관련 위험도가 낮은 환자에게 TAVI를 시행하는 것은 권고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Otto 교수는 "수술은 여전히 수술 관련 위험도가 높지 않은 판막성 심질환 환자의 치료에서 표준 치료전략(gold standard)이고, TAVI는 아직 장기적 내구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부연했다.

TMVR도 수술 위험도가 높은 승모판막 협심증 환자의 대체 치료전략으로 제시됐다. 특히 TMVR의 경우 지난해 미국식품의약국(FDA)가 승인한 미트라클립(MitraClip)을 사용하는 시술이라는 점에서 이번 가이드라인이 최신의 내용들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역시 장기적인 안전성을 장담할 수 없는만큼 시행시기는 중재술을 시행하지 않았을 때와 비교했을 때 위험도, 효과의 지속성, 예후에 따라서 판단해야 하도록 했다.

이에 가이드라인에서는 중증 승모판막 협심증 환자 중 수술 위험도는 높지 않지만, 경피적 승모판 벌룬 절개술(PMBC) 적응증에 해당하지 않거나 기존에 실패한 이들에게 적용하도록 했다(Ⅰ, B). 또 중증 중증 증상성 환자에게 고려할 수 있다는 내용도 제시했다(Ⅱa, C).

단 가이드라인에서는 최근의 연구들이 장기적 내구성을 뒷받침해주고 있고, 좌심실 팽창, 심방세동, 폐동맥 고혈압이 발생하기 전에 중재술을 시행했을 때가 예후가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부연했다.

그럼에도 Otto 교수는 조기 적용에 대해서는 "이들 연구들이 대부분 관찰연구고 전문가 의견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잔여 승모판 역류 없이 성공적으로 수술결과가 유지될 수 있는 가능성이 95% 이상인 경우 △수술 관련 사망률이 1% 미만일 경우 △심장판막 센터 전문가들에 의해 시술이 계획됐을 때에만 적용한다"고 말했다.

▲환자 위험도 평가, 맞춤치료 겨냥하다

이번 가이드라인에서 중재술 관련 전략들이 추가되면서 환자들의 위험도 평가 전략도 개정됐다. 기존에는 미국 흉부외과학회(STS)의 척도만 제시했지만, 이번 업데이트에서는 STS 척도와 함께 환자의 허약정도, 주요 장기 시스템의 문제, 수술 특정 장애(procedure-specific impdeiments) 등도 함께 평가하도록 했다.
Otto 교수는 "STS 척도는 TAVI 등 비수술적 치료를 위한 환자의 위험도 평가에는 잘 맞지 않았다"며, "이번 개정은 환자별 맞춤 치료전략으로 나아가는데 있어서 의료진이 간단하게 시행할 수 있는 위험도 평가 방법은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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