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원격진료 활용 기술 특허... 모바일 헬스에 자원과 역량 집중 선언

원격진료를 준비하는 삼성의 구체적인 움직임이 하나 둘 포착되면서 정부가 추진하는 원격진료의 배후에 삼성이 있을 수 있다는 풍문이 불어나고 있다.

11일 삼성전자는 '유비쿼터스 헬스케어 환경에서 메디컬 데이터의 비-전송 위험을 완화하는 방법 및 시스템'이라는 기술에 대해 기술특허를 출원했다. 이 기술은 센서에서 전달되는 의료정보를 끊김 없이 전송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기술은 환자에게 부착된 스마트기기나 센서로 건강상태를 주기적으로 감시하고 진단서버가 응급상황을 예측하면 멀리 있는 의사가 응급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는 즉 원격진료에 활용되는 기술이라고 설명한다.

특허청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출원한 관련 특허는 106건으로 SK텔레콤(93건), 한국전자통신연구원(81건), 경북대학교(44건)·KT(43건) 등에 비해 앞서고 대학병원이나 통신사 등보다 더 많은 IT와 의료기술이 융합된 헬스케어 분야 기술을 갖고 있다.

최고 경영자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모바일 헬스케어를 육성하겠다란 의지를 보이고 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주주들에게 고객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라이프 케어 분야로 스마트 홈과 모바일 헬스에 자원과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통신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언론에서도 삼성의 원격진료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최근 인터넷뉴스 방송인 뉴스타파는 박근혜정부의 주요 의료정책이 삼성의 중점 의료사업과 정확히 일치하고, 이명박 정부 때부터 삼성이 원하는 의료규제 완화에 정부가 발맞춰 왔다고 비판했다.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삼성SDS, 에스원, 삼성전기, 삼성테크윈도 의료관련 사업에 진출했고, 국내 최대 민영 의료보험 회사인 삼성생명, 국내 최대 민간병원인 삼성병원 등과 함께 삼성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이 거의 모두 의료 관련 사업에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다는 것이 뉴스타파의 주장이다.

한겨레신문도 7일 김의겸 논설위원이 '박근혜와 이건희 누가 더 셀까?'라는 칼럼에서 삼성이 원격진료 배후설을 제기했다. 

한겨레신문은 정부가 2009년 발표한 '신성장동력 종합추진계획' 중 U헬스 부분의 발원지는 정부가 아닌 삼성이었다고 주장하며, 2007년 삼성의 보고서가 표지만 바뀌어 2009년 정부 서류로 변신한 셈이라고 주장했다.

또 삼성전자가 최근 발표한 '기어피트'도 심장박동을 재는 기능을 얹은 것으로 봐서 원격의료를 염두에 둔 작품이며 삼성은 원격의료 진출에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고 기사를 냈다.

한겨레신문의 칼럼에 대해 삼성그룹은 블로그를 통해 "삼성경제연구소는 1년에 수백 건씩 다양한 산업 동향 보고서를 내고 있으며, U헬스 보고서 역시 일상적 보고서 중 하나에 불과하다"며 "2005년 고려대 U헬스사업단 출범, 2006년 아주대의료원 U헬스정보연구소 출범 등 국내 대학들도 삼성의 보고서보다 빨리 움직이고 있었고, U헬스 관련 언론보도도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고 반박했다.

기어피트에 대해서는 애플과 구글도 운동과 건강관리 기능을 강화한 웨어러블 기기 출시를 앞두고 있고, 전 세계 IT업체들이 사활을 걸고 있는 웨어러블 기기를 두고 '원격진료 음모론'을 제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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