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은 심장질환과 뇌졸중, 혈관질환을 하나로 합친 통합치료(Integrated Care)가 가능한 ‘심장뇌혈관병원’을 공식 출범한다. 

 

삼성서울병원 송재훈 원장은 12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심장뇌혈관병원(Heart, Vascular and Stroke Institute)은 심장과 뇌졸중, 혈관 질환 관련 유관 진료과를 합쳐 시너지를 창출, 근본적인 예방과 치료, 치료 후 관리까지 한 곳에서 모두 제공할 방침"이라고 소개했다.  

병원 슬로건은 ‘튼튼한 심장, 깨끗한 혈관, 행복한 뇌’로 선정했다. 병원 산하에는 심장센터와 혈관센터, 뇌졸중센터, 이미징센터, 예방재활센터, 운영지원실 등 5개 센터, 1개 지원실로 구성됐다. 

송 원장은 “뇌혈관질환과 심장질환은 암에 이어 사망 원인 2·3위를 나란히 차지하고 있으면서 발병 원인이 복잡 다양하게 서로 얽혀 있는 경우가 많다”며 “ 뇌졸중 위험인자를 똑같이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심장혈관질환을 앓은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뇌졸중 발병 위험이 4.3배나 높다고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뇌졸중이 발생한 환자의 26%는 관상동맥이 50% 이상 막혀있는 무증상 관상동맥협착증 환자라는 보고도 있다. 지난 2011년부터 2012년까지 삼성서울병원을 찾은 뇌졸중 환자 4850명 가운데 심장혈관질환을 동시에 앓고 있는 비율이 25.1%에 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심근경색 등 심장혈관 질환에 쓰여 온 혈전용해제, 아스피린과 같은 약물이나 스텐트 시술법처럼 뇌경색환자에게 적용되기까지 15년 넘게 걸릴 정도로 관련 전문가들의 상호교류 및 공동연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병원은 지난 1년간 TF팀을 꾸리고 처음으로 통합 진료와 연구라는 개념(Integrated Care&Research)을 구현했다. 미국의 하버드대병원(MGH)이 지난해 시도한 심장뇌혈관병원과 차별화되는 고유 모델로서, 국내는 물론 아시아 어디에도 볼 수 없는 새로운 통합 진료시스템이다.

송 원장은 "심장 및 뇌졸중, 혈관 질환을 각각 또는 함께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 예방, 진료, 재활과 교육까지 통합 진료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진료의 완결성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며 “심장, 뇌혈관 질환, 뇌졸중이 3가지가 융합된 진료는 전세계 없는 모델로, 앞으로 전세계를 선도하겠다”고 기대했다. 

4개 통합진료 프로그램 클리닉 개설 

심장뇌혈관병원은 환자를 최우선 가치로 두고, 4개 통합진료 프로그램을 포함한 47개 특성화 프로젝트 실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환자중심의 새로운 통합진료 클리닉이 개설된다. ▲심근경색환자의 뇌졸중과 같이 두 군데 이상의 혈관에서 질환이 발생하는 다혈관질환 클리닉, ▲목에서 뇌로 피를 공급하는 동맥인 경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경동맥협착 클리닉, ▲불규칙하게 맥박이 뛰는 심방세동환자-뇌졸중 클리닉, ▲심정지 클리닉 등이다.

예를 들어 부정맥 중 하나인 심방세동을 앓는 환자는 뇌졸중이 발생하는 경우가 흔하지만 그동안 진료문화에서는 환자가 흉부외과나 순환기내과 중 어느 진료과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치료방법이 달라지며, 뇌졸중에 대한 대비는 신경과에 별도로 찾아야 가능했다. 
 
심장뇌혈관병원은 국내 처음으로 심방세동-뇌졸중 클리닉처럼 가장 흔히 발생하는 복합질환에 대해서는 첫 진료부터 다학제적 치료가 가능하도록 프로세스를 바꿨다. 치료에서부터 재활과 예방활동까지 한 번에 이뤄지게 된다. 그만큼 치료성과를 높일 수 있는 것과 동시, 혹시 발생할 수도 있었던 후유장애로부터 지키도록 했다.

이밖에 내외과적 치료가 동시에 가능한 하이브리드 치료법도 확대 강화된다. 영상진단 장비를 갖추고 외과적 수술과 내과적 시술이 한 자리에서 모두 이뤄질 수 있는 하이브리드 수트(Suite)를 설립, 일반적인 시술이나 수술이 불가한 고위험환자이거나 하이브리드 치료가 도움이 될 경우 적극적으로 활용해 나갈 계획이다.
 
이미징센터의 고도화도 추진된다. 지난 2009년 미국 메이요클리닉과 협력해 초음파와 MRI, CT 등 영상검사장비를 한 공간에 구축하는 등 영상진단기술의 컨버전스(융합)를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이를 확대 발전시켜  심장뇌혈관 질환의 통합진단이 가능한 영상기술 개발에 나선다. 심장질환, 뇌졸중, 심장질환, 혈관질환자 중 위험인자를 가진 환자들에게 우선 적용된다.

또 CT, MRI 통합진단 프로토콜을 수립해 잠재 뇌졸중 환자과 급성 관상동맥 증후군을 미리 가려내도록 할 방침이다. 예방교육·재활치료 프로그램 역시 구축하기로 했다. 한시가 급한 치료가 끝나고 나면 재활치료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한편, 심장과 뇌졸중, 혈관 질환이 다른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지 않도록 환자 교육을 치료 과정에 편입하기로 했다.

초대 심장뇌혈관병원장에 메이요클리닉 오재건 교수

 

초대 심장뇌혈관병원장은 현재 메이요클리닉 융합이미징센터장이자 순환기내과 교수로 겸직 중인 오재건 교수가 맡았다.

오재건 원장은 심장 분야에서 350여 편의 국제 학술지 논문을 발표했으며, 6개 언어로 번역된 심장초음파의 교과서 ‘The Echo Manual’를 출판했다. 또한 한국인 최초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아카데믹서치 기준 전 세계 100대 심장의학자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오 원장은 “처음부터 끝까지 오로지 환자를 위해 무엇이 최선인지만 고민했다”며 “앞으로 우리나라 심장, 뇌졸중, 혈관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도록 한발 짝 더 앞서나가는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심장뇌혈관병원은 공식출범과 함께 운영지원실장에 정진상 교수(신경과), 심장센터장 전은석 교수(순환기내과), 뇌졸중센터장 홍승철 교수(신경외과), 혈관센터장 김덕경 교수(순환기내과), 이미징센터장 최연현 교수(영상의학과), 예방재활센터장 김연희 교수(재활의학과)를 각각 임명했다.

한편, 이번 심장뇌혈관병원의 출범으로 삼성서울병원은 지난 2012년 발표한 비전 ‘환자행복을 위한 의료혁신’에 따른 환자중심 특성화센터 체제가 성공궤도에 오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암병원과 심장뇌혈관병원 등 2개 특성화병원과 10개 특성화센터를 주축으로, 환자들이 각 진료과를 찾아 다녀야했던 기존의 진료문화에서 벗어나 의료진이 한 곳에서 통합적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환자중심 의료시대’를 열게됐다는 것.  

송재훈 삼성서울병원 원장은 “심장뇌혈관병원은 암병원에 이어 환자행복을 위한 개별 진료과간의 창조적 융복합의 결과물”이라며 “환자를 중심으로 통합진료 서비스가 이루어져 심장, 뇌졸중, 혈관 분야의 새로운 진료와 연구 성과를 이루는 계기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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