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노인재활의학회 2014 춘계학술대회

 

국내 치매 유병률이 빠르게 증가하는 상황에서 환자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와 함께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내용이 대한노인재활의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학회는 지난 8일 서울아산병원 아산생명과학연구원 지하대강당에서 진행한 학술대회에서 '치매 업데이트' 세션을 진행, 치매 역학부터 치료전략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치매 유병률에 대해 발표한 이화여대 의학전문대학원 재활의학과 한수정 교수는 세계적인 고령화 추세 속에서 치매 유병률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 교수는 "세계 전반적으로 60세 이상 연령에서 평균 5~7%의 유병률을 보이고 있고, 2010년 3560만명에서 20년마다 2배씩 증가해 2030년에는 6570만명, 2050년에는 1억1540만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에서도 보건복지부 용역으로 분당서울대병원팀이 65세 이상 인구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2012년 치매 유병률은 9.18%로 54만1000명으로 나타났고, 2030년에는 127만명, 2050년에는 271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국내 치매 유병률도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치매환자의 중증도도 분석에서 경도인지장애 유병률이 27.82%로 높게 나타났다는 점 역시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서울성모병원 신경과 양동원 교수는 치매의심 환자에 대한 다양한 선별검사의 시행과 영상의학 검사를 통한 정확한 진단과 관리전략 시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치매는 인지기능, 행동기능, 신경학적 증상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는 증후군이다"며 다양한 선별검사 도구를 통해 치매 위험도를 사전에 평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양 교수가 제시한 첫 번째 선별검사 도구는 인지기능에 대한 간이정신상태검사(MMSE), 치매 선별을 위한 KDSQ 검사, 일상생활에 대한 K-IADL 검사를 제시했다. MMSE는 30점 만점의 도구로 시간, 장소, 3단어 기억력 및 기억회상, 집중력, 계산능력 등을 평가하는 도구다. 양 교수는 "MMSE를 국내 상황에 맞게 보정한 MMSE-K 도구가 있고, 24점 이상을 확정정상, 19점 이하를 확정 치매, 20~23점을 치매 의심으로 하고 있지만, 경증인 환자에서 민감도와 특이도가 높지 않고, 혈관성 치매가 많으면서 평균 교육수준이 비교적 낮은 우리나라에서는 유용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에 MMSE를 보완한 몬트리올 인지기능 평가(MOCA) 도구가 있다. 이는 MMSE와 다르게 전두엽의 이상도 평가할 수 있어 혈관성치매 선별검사로도 활용할 수 있고, 기억력 및 주의력에 대한 평가내용도 보완했지만, 환자들이 반드시 글씨를 읽을 수 있어야 한다는 제한점이 있다.

KDSQ는 치매 초기의 기억력, 언어-행동 장애, 일상생활수행 장애 등 임상증상을 파악할 수 있는 도구다. 양 교수는 "높은 민감도와 특이도를 보여 초기 단계의 치매 진단에 유용하지만, 설문지인만큼 보호자의 의견을 참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치매의 중증도는 임상치매도구(Clinical Dementia Rating, CDR)로 환자 및 보호자와의 면담을 통해 인지기능과 일상생활기능을 평가하고, 뇌 침습부위에 따른 증상 파악을 위해 영상의학검사도 함께 시행해야 한다. 미국신경과학회(ANN)의 경우 가이드라인에서 치매 환자의 진단에 MRI 촬영을 필수적으로 시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양 교수는 "치매의 최적 관리전략은 환자의 교육수준을 고려한 선별검사와 영상의학 검사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시행해야 하되 대학병원의 경우 최선의 진료를, 1차 의료기관의 경우는 최적의 관리전략을 선택해야 한다"고 정리했다.

하지만 치매관리전략에서 고질적으로 문제로 지적돼 온 부분은 치매에 대한 명확한 치료전략이 없다는 것이다. 치매 약물치료 전략에 대해 발표한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어수 조교수는 "최근 아밀로이드를 타깃으로 많은 약물들이 개발돼 왔지만, 대부분 약물들이 3상임상에서 실패한 상태로 초기 치매 병인의 가설인 콜린분해효소를 타깃으로 한 약물들이 현재 치료전략의 대부분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치매치료에 사용가능한 약물들은 4가지로 이중 3개는 콜린분해효소억제제(ChEI)인 도네페질(제품명 아리셉트), 리바스티그민(제품명 엑셀론), 갈란타민(제품명 레미닐)이고, NMDA 수용체 억제제인 메만틴(제품명 에빅사)다. 김 교수는 "치매 치료약물들은 질환의 치료나 상태 유지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현재 약물들은 질환의 악화 속도를 늦춰주거나 초기 1~2년의 증상 개선에 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장기적인 측면에서 환차의 치료 순응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 초기의 인지기능 및 말기상태로의 진행 지연 등의 효과를 고려할 때 치료의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ChEI 처방 시 주의해야 할 점으로 소화기계 부작용을 꼽았다. 치매 환자의 경우 일반적으로 체중이 감소되는 경향을 보이는데 ChEI는 이를 가중시킬 수 있다는 것. 이에 김 교수는 소량으로 약물 투여를 시작하고 반드시 보호자가 용량을 확인하도록 했다. 또 체중 관련 위험도가 높은 환자에 대해서는 패취제제도 고려하도록 했다.

치매 환자의 둔함(dullness)도 ChEI 투여 시 주의해야할 점으로 제시했다. 김 교수는 "ChEI 투여 중 환자가 둔함 증상을 보일 경우 ChEI 중 타약물로 교체하고, 역설적 초조증(paradoxical agitation)을 보이거나 서맥이 있는 환자에게 투여할 때는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세부적으로 도네페질은 다른 ChEI 대비 비교적 부작용이 적고 녹는 제형으로 혈관성 치매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꼽았고, 갈란타민은 서방형 제제로 주의력 호전에 효과가 있다는 일부 보고가 있었고, 1일 1회 또는 2회로 다양한 투여전략을 고려할 수 있는 약물이라고 정리했다. 리바스타그민은 파킨슨병에 대한 근거가 있다는 점. 간독성이 비교적 적고 패치제제가 있다는 점, 심혈관질환이 동반된 혈관성치매에도 효과가 있다는 점들이 강점으로 부각되고 있지만, 김 교수는 "패치제제는 MMSE 10점 이하 환자에게는 보험이 되지 않고, 혈관성치매에 대해서도 아직 급여가 인정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메만틴은 정신건강 관련이 있는 환자에서 신경학적 개선을 통해 인지기능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고 ChEI과의 병용으로도 추가적인 혜택을 주는 것으로 나타나 국내에서 중등도~중증 치매에 적용된다. 단 경증일 경우에는 근거만 있고 아직 보험은 인정되지 않고 있다.

한편 치매의 병인으로는 콜린성(Cholinergic) 가설, 아밀로이드베타 시퀀싱(squencing), 타우(Tau) 가설 등이 제시됐지만, 최근에는 아밀로이드, 콜린, 타우, 산화스트레스 등이 모두 연관돼 있고, 일련의 연관된 원인들이 치매로 이어진다는 아밀로이드 캐스케이드(cascade) 이론이 유력화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알츠하이머병에 연관된 유전자들도 밝혀지고 있다. 아밀로이드 전구 단백질(APP), 프레세닐린 1, 2(PS1, 2), 아밀로이드 베타 42 중 한 가지 이상에서 변이소견이 있을 때 초기 알츠하이며 발병률이 증가하고, 전체에서 5~1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 지질과 연관이 있는 Apo E의 경우 미토콘드리아 기능 부전과 연관돼 늦은 시기의 알츠하이머병의 발생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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