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 춘계 학회 개최, 만성질환과 통증치료 강조

"정부는 일차의료기관 활성화가 아니라 일차의료기관이 해야할 역할을 침탈하고 훼손시키는 행위부터 중단시켜야 한다"

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 유태욱 회장이 2일 '2014 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 춘계 학술대회 및 제31회 연수강좌'에서 일차의료기관 '활성화'에 앞서 구조적인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기존 의료전달체계를 유명무실하게 만든 요인을 찾아 회복시키는 것이 일차의료기관 기능 재정립의 시발점이라는 주장이다.

▲ 유태욱 회장

유 회장은 최근 대학병원의 진료패턴이 약을 3개월치 정도씩 처방하며 환자를 잡아두는데 환자는 약이 떨어지면 다시 대학병원으로 가기 마련이고, 그 사이 개인병원을 가더라도 DUR이 운영되기 때문에 중복처방이 떠서 처방할 수도 없게 됐다고 꼬집었다.

그 결과 일차의료기관은 환자들을 이차, 삼차로 보내는데 다시 돌아오는 환자는 없어지는 등 삼차병원이 일차화 됐다는 지적이다.

그는 "의료전달체계가 잘못됐으면 잘못된 곳에 패널티를 주고 정상화시키는 것이 비정상의 정상화"라며 일차의료의 기능이 빼앗긴 것 자체를 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활성화'는 정상적으로 기능하는 것을 효율적으로 목표에 도달시키는 것인데, 활성화시킨다고 하면 국민들은 일차의료기관이 잘 돌아가면서 수가 때문에 어려우니 덤으로 주는 이익을 요구한다고 오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휴일 진료비가 약 1만6950원인데 본인이 30% 내니까 감기환자가 처방전만 받아가도 5000원 이상을 부담하게 되고, 이 경우 환자들은 대부분 병원에서 이보다 적게 냈기 때문에 왜 부담해야 한다고 항의하는 등 물가가치를 못따라가는 의료수가와 국민 인식도 어려움의 원인으로 꼽았다.

특히 만성질환의 게이트키퍼 역할을 가정의학과가 담당하는 것이 지당한데 내과가 우선시 되는 것에 대해 서운함을 드러냈다. 학회가 생긴지 30년이 넘었고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5000명을 넘어서며 사회 곳곳에서 활동하는데 게이트키퍼가 없다는 말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다.

▲ 중앙의대 김정하 교수가 '최신 가이드라인에 따른 고혈압 관리'를 주제로 강의 하고 있다.

실제로 이번 학회 메인강좌의 주제는 '흔한 만성질환 관리의 고수되기'이며 최신 가이드라인에 따른 고혈압 관리(중앙의대 김정하 교수), 최신 당뇨병 가이드라인에 근거한 치료 전략(분당서울대병원 최성희 교수), 항바이러스제제 업데이트로 바이러스간염 치료 고수되기(중앙의대 이현웅 교수) 등으로 구성됐다.

또 '근근막통증증후군과 통증유발점주사'를 주제로 한 강좌도 별도 마련돼 TPI와 프롤로테라피 등 시술 및 치료법에 대한 깊이있는 논의도 이뤄졌다.

그는 "주요 주제가 만성질환 관리의 고수되기인 만큼, 만성질환 관리에 대해 심도있는 연수강좌를 준비했다"며 "책자도 서론·본론·결론 등으로 구분되고 참고문헌에 별첨까지 넣은 강의록 위주로 준비하는 등 신경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학회에는 550여명의 회원이 참석해 관심을 드러냈다. 가정의학과의사회는 9월 8일로 예정된 추계학술대회를 '노인의료' 쪽으로 초점을 맞춰 준비할 예정이다.

한편 유 회장은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선 3월 10일 의료총파업에 대해 "투표는 모수를 9만으로 잡았어도 어쨌든 50%를 넘긴 셈이다. 그러나 10일날 행동력이 어떻게 될 지는 모른다"고 언급했다.

많은 회원들이 지금 제도의 부당함에 공감을 해서 표를 행사했지만 지금의 의협 집행부가 회원들을 대표해 투쟁을 할 수 있을지는 의문스럽다는 지적이다.

임수흠 서울시의사회장을 협상단장에 일임한 것부터 협상단원 선임까지 관여한 노환규 회장이 비상대책위원장을 사퇴하는 등, 본인이 인선을 주도한 협상단의 결과물을 책임지지 않는 모습은 옳지 않다는 것.

또 그만둔다고 나선 후에도 투쟁을 투쟁체에 맡기지 않고 2기 비대위를 구성해 지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투쟁하자고 하는 것은 대한민국의료제도의 현실이 너무 비정상적이기 때문이지 노환규 집행부에 대한 찬동이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또 "노 회장은 의협의 회무를 책임지기 때문에 투쟁 선봉에 나설 필요가 없다. 이미 대회원 동의를 얻었기 때문에 투쟁체를 적극적으로 도와주면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어 "우리 가정의학과의사회는 투표를 독려했고, 이에 다수 회원도 참여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투표를 어떻게 하라고 권고한 것은 없으며, 개인적인 생각은 다를 수 있고 이를 존중해야 한다"고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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