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피임문화 정착을 위한 다양한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지만 여성들의 인식도가 낮아 현실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새누리당 문정림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새누리당 원내부대표)이 27일 주최한 정책토론회에서는 각분야 전문가들이 참석해 '여성 건강과 생명 존중을 위한 피임 상담문화 정책 방향은?' 이라는 주제로 심도있는 논의가 진행됐다.

이날 대한산부인과학회 청소년건강위원회 이임순(순천향의대 산부인과) 교수는 "우리나라 여성의 첫 성관계 연령이 낮아지고 있지만, 초혼 및 첫 출산 희망 연령은 반대로 높아지고 있어 계획적 피임이 필요한 기간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전문가에 의한 피임교육과 성교육을 어린 연령대 부터 단계적으로 실시되야 한다"고 밝혔다.

 

2012년 질병관리본부가 중·고등학생 8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첫 성관계 시작 평균 연령이 13.8세였다. 이에 반해 남녀 평균 초혼 연령대는 남성은 31.9세 여성은 29.1세(통계청 자료)로 나타나, 피임 인식 개선 및 교육이 시급하다는 판단이다.

이를 위해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정호진 부회장은 대한산부인과학회와 여성의 피임률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들을 이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세부적으로 산부인과 전문의에 의한 정보를 제공하는 와이즈우먼 피임생리 이야기 캠페인, 똑톡(Tok, Talk) 캠페인, 초경 캠페인 등이 있다.

하지만 여성의 행동 패러다임을 바꾸기에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정 부회장은 "그간 산부인과 의사 단체들은 여성들의 계획임신 필요성을 강조하고 산부인과 문턱을 낮추기 위한 활동을 꾸준히 진행해 왔지만, 산부인과 방문에 관한 여성들의 뿌리 깊은 부정적 인식을 바꾸는 데 한계를 느껴 왔다"며 "건강한 계획임신과 출산 문화를 확립시키기 위해 학계와 정부가 힘을 합쳐 인식개선활동을 보다 힘있게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해외연자로 참석한 미국 UCLA의대 Anita Nelson 교수도 "미국 정부에서는 원하지 않는 임신률이 매우 높아지는 것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고, 계획임신을 정부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 중 하나로 설정해 지속적인 캠페인을 실행하고 있다"며 "40년에 걸쳐 지속적으로 정부 주도의 캠페인을 실천한 결과, 원하지 않는 임신률을 낮췄을 뿐 아니라 성병 감소 등 여성 성 건강 역시 증진되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현재 가족 계획 서비스 이용을 보장하기 위한 Title X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여성에게 피임법 제공, 여성 암 검진, 성병 검사 및 치료 등의 포괄적 성 건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산부인과를 여성의학과로 명칭을 변경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정호진 부회장은 "현재 산부인과라는 명칭이 다소 폐쇄적인 느낌을 주면서 미혼여성이 방문하는데 다소 어려움을 느낀다"면서 "산부인과 전문의가 여성건강주치의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여성의학과로의 명칭 변경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또 여성청소년 검진 프로그램의 일환인 '초경 바우처'를 제작해 미혼 여성 특히 청소년들이 자연스럽게 산부인과를 방문, 발생할 수 있는 질환들을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의견도 함께 제시했다. 정 부회장은 "생리가 시작되는 사춘기 연령에 검진을 받고 상담할 수 있는 초경 바우처 또는 청소년 검진 쿠폰을 발급해 원하는 경우 검진과 상담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건복지부 출산정책과 양찬희 과장도 "피임 실천 문화를 확산시키고, 의사와의 정기적 상담을 통해 여성건강을 증진시키기 위해서는 청소년기부터 자연스럽게 산부인과를 방문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책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면서 "당면한 문제에 대한 정부의 노력과 함께 정책방향을 지지하고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위해 노력하는 시민단체들과 국민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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