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체의 촉감을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단단한 정도인 강도를 식별해 손의 힘을 조절할 수 있는 의수가 개발됐다.

이탈리아·스위스·독일 공동연구팀이 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 2월 5일자 온라인판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의수의 손가락마다 여러 개의 센서를 부착해 물체를 잡을 때 얼만큼의 힘을 들일 수 있는지 파악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의수는 무게 640g으로 40개의 센서가 부착돼 있다. 인공손과 컴퓨터 프로그램, 전극장치를 이용했는데, 이 전극장치를 손가락 끝에 있는 센서가 만진 느낌 등의 감각신호 형태로 변환해 주고받는 원리다. 기존 일반의수는 손가락 근육의 수축·이완을 이용해 물건을 집는 정도는 가능했지만 움켜잡는 서투른 조작이 서투르다는 단점이 있었는데 이를 보완한 것이다.

연구팀은 10년 전 화재사고로 왼쪽 팔꿈치 아랫부분을 절단한 덴마크 Dennis Aabo Sorensen씨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실시했다. Sorensen에게 의수를 달고, 왼쪽 팔뚝 피부 아래에는 말초신경과 연결된 4개의 전극장치를 이식했다. 이후 7일동안 눈을 가린 채 야구공, 귤 등 다양한 물체를 만지는 실험을 실시한 결과, 사물의 모양뿐만 아니라 감촉까지 느낄 수 있었다.

Sorensen는 "정상적인 팔로 만지는 것과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한쪽팔을 잃었던 나로써는 정말 마법같은 일이 일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Sorensen는 사고 후 일반의수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이번 실험에 참가하기 위해 새로운 의수를 부착하는 등 대수술을 2차례에 걸쳐 받았다.

책임 연구자인 스위스 로잔공과대 Silvestro Micera 교수는 "실시간으로 감각을 뇌와 주고받을 수 있는 의수를 세계최초로 개발 했다"면서 "연구 진행 속도를 봤을때 향후 10년 안에 실용화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팀은 촉감은 물론 온도까지 감지할 수 있는 의수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구에 참여한 독일 프라이부르크대 Thomas Stieglitz 교수는 "의수 외부에 달린 센서를 소형화 시켜 내부에 장착해 집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도록 만들겠다"고 했다.

한편 미국 클리브랜드 재향 군인 의료 센터·케이스웨스턴대 연구팀도 2013년 말초신경과 연결해 손 끝에 압력을 20단계로 감지할 수 있는 의수를 개발했다. 이 의수를 이식한 남자가 눈을 가린채 체리 꼭지를 제거하는 영상을 공개했지만, 아직 학계에 공식 보고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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