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방세동이 동반된 안정형 관상동맥질환(CAD) 환자에게 추가적인 항혈소판제의 투여가 독이 된다는 사실이 재확인됐다. 이는 영국에서 실시된 대규모 코호트 연구 결과로, 경구용 항응고제인 비타민-K 길항제에 아스피린, 클로피도그렐 등 항혈소판제를 추가 투여했을 때 혜택은 없었고 중증 출혈 위험도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덴마크 코펜하겐대학의료원 Morten Lamberts 교수팀은 Circulation 1월 28일 온라인판에 2002~2011년 안정형 관상동맥질환자 중 심방세동이 동반된 8700여명을 평균 3.3년 간 관찰해 분석한 연구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환자들을 와파린군, 와파린+아스피린군, 와파린+클로피도그렐군으로 분류해 비교했고, 그 결과 심근경색, 관상동맥 사망, 정맥혈전색전증 위험도는 대동소이 했지만, 출혈 위험도가 와파린+아스피린군에서 50%, 와파린+클로피도그렐군에서 84%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동저자인 영국 버밍험대학 Gregory Lip 교수는 "연구결과에서 주요출혈과 두개내출혈에서 P값이 유의하게 나타났고 이는 다른 분석들에서도 비슷했다"며 이번 연구결과에 무게를 더했다. 특히 Lip 교수는 "임상에서 관상동맥 또는 말초동맥질환 등 혈관질환과 심방세동이 동반됐을 경우 경구용 항응고제 전략에 항혈소판제를 추가해야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있지만, 이는 모든 가이드라인과 근거들에 반대되는 내용이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유럽심장학회(ESC) 발표한 심질환에서의 항응고제 혈전증 태스크포스가 발표한 내용을 인용했다. ESC는 안정형 혈관질환과 심방세동이 동반된 환자 중 항응고제를 복용하고 있는 환자에게 항혈소판제를 추가투여하지 말 것을 명확하게 밝히고 있다(권고수준 Ⅰ, 근거수준 A). 단 뇌졸중 예방을 위해 와파린이나 신규 경구용 항응고제를 투여하지 못할 경우에는 아스피린+클로피도그렐 또는 아스피린 단독요법을 고려해야 한다(Ⅱb, B).

Lip 교수는 "미국과 유럽 가이드라인에서 또 경피적 관상동맥 중재술(PCI)를 시행한 급성 관상동맥증후군(ACS) 환자의 경우 1달~1년 아스피린+클로피도그렐을 권고하고 있지만, 이번 연구를 고려해 보면 PCI나 ACS 환자에게 12개월 이상 항응고제 투여를 권고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Lip 교수는 American Journal of Medicine 1월 30일 온라인판에 발표한 연구에서는 실제 임상에서 관상동맥질환이 있을 경우 항응고제+항혈소판제 병용요법을 쓰는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이는 EORP-AF(Euro-Observational Research Program on Atrial Fibrillation) 연구에 참여한 3119명을 분석한 것으로, 연구결과 약물적·전기적 심율동 전환요법이나 카테터 시술을 받은 환자들(예정환자 포함) 중 72.2%가 비타민-K 길항제 치료를 받고 있었다. 이 중 Lip 교수는 "관상동맥질환 환자들의 경우 항응고제+항혈소판제 전략을 쓰는 비율이 8.54배 높았다"고 지적했다.

한편 EORP-AF 연구에서는 2006년 EuroHeart 연구 대비 항응고제 처방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전반적으로는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예방전략의 실행률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EuroHeart 연구에서는 항응고제 사용률이 55~60%로 나타난 바 있다.

하지만 Lip 교수는 "아스피린을 필두로 한 항혈소판 치료전략은 여전히 널리 사용되고 있고, 항응고제와 병용해서 쓰는 경우도 흔하며, 발작성 심방세동과 고령환자의 경우 항응고제 처방률이 낮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신규 경구용 항응고제(NOAC)을 처방받은 이들은 7.7%에 그쳤다. NOAC 처방률이 낮은 이유에서는 판막성 심질환, 만성 심부전, 관상동맥질환, 말초동맥질환 등이 연관성을 보였다.

이에 Lip 교수는 "일부 국가들에서는 와파린 부하검사를 시행한 후에 NOAC을 복용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는 치료적정 시간대를 넘길 수 있고 결과적으로 항응고치료 전 환자를 방치하는 것"이다며, "NOAC 제제의 사용에 앞서 와파린이 더 적합한 환자군을 선별하는 것이 우선시 되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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