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침습·무구속형 진단치료기기에 투자 집중

최근 의료기기 산업은 여러 사회현상과 맞물리면서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이에 따른 요인으로는 우선 고령화 사회 진입 및 중·장년층의 소득수준 향상을 들 수 있다.

일반적으로 고령인구비율이 전체 인구의 7% 이상이면 고령화사회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2002년 현재 고령인구비율이 7.1%로 이미 고령화사회로 접어들었다.

오는 2015년께는 고령사회, 2025년에는 초고령사회에 이를 것이며 특히 우리나라가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 소득수준의 향상과 건강에 대한 지대한 관심, 전략형 고부가가치 산업 그리고 수입의존도가 매우 높은 편이라는 점 등이 이 산업의 중요성을 확대하고 있다.

의료기기 산업의 시장현황을 보면 세계시장 점유율은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이 약 90%를 차지하고 있다.

성장률 측면에서 보면 선진국에서는 3% 이하의 낮은 성장률을 보이지만 개도국에서는 10% 내외의 높은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한국전기연구원 전자의료기기종합정보지원센터가 의료기기 기술개발 경쟁력 향상을 위해 국내 의료기기업체 40개소를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세계최고 수준을 100으로 볼 때 우리나라의 전자의료기기 분야의 기술력은 어느 정도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60∼70이라는 응답이 37%로 가장 많았고 이어 50 이하, 70∼80순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에서 생산하고 있는 전자의료기기 제품의 전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밝다"라는 응답이 58%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매우 밝다, 그저 그렇다, 어둡다 순으로 집계됐다.

다음으로 "앞으로 성장가능성이 큰 품목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와 "우리나라의 기술수준이 앞서 있다고 생각되는 분야는 무엇으로 보느냐"라는 질문에는 각각 응답자의42%와 44%가 영상진단기기를 손꼽았다.

최근 선진국의 기술개발 동향을 보면 미국은 전자의료기기 생산 및 소비의 약 45%를 차지하는 세계최대 수준으로 약 250개에 달하는 대표적인 전자의료기기 제조업체가 있다.

이를 관장하는 국립보건원(NIH)은 18개의 연구기관과 6개의 센터로 구성, 지원하고 있으며 일본은 영상진단기를 제외하고는 미국에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대학 및 연구소 중심의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으며 10여년 전부터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의 9%를 의료기기 분야에 지원하고 있는 실정이다.

유럽의 경우 독일의 지멘스, 네덜란드의 필립스가 주축이 돼 의료산업의 20% 안팎을 점유하고 있고 진단기기보다는 치료기기에서 미국과 일본에 상대적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의료기기기술개발 동향을 살펴보면, 먼저 의료영상분야는 현재에도 세계시장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확인되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세계시장 규모는 지난 2000년 기준 약117억달러며 성장률은 6.1%이고, 시장점유율이 높은 엑스선촬영장치(X-ray), 컴퓨터단층촬영장치(CT), 자기공명영상촬영장치(MRI), 초음파영상진단기(Ultrasound) 등이 미래시장에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의학영상처리장치 대상 품목군이다.

◆CT 분야=1980년대 단면영상촬영시대를 시작으로 90년대 나선형 CT를 거쳐 2000년대 멀티-슬라이스에서 2005년쯤에는 차세대 CT의 실용화가 예고되고 있다.

멀티-슬라이스 CT는 멀티-로우 검출기를 통해 고속의 스캔이 가능하며 차세대 CT의 경우 디지털 X-ray(DR)와 CT의 결합 개념으로 평판형 X선 검출기를 이용한 콘-빔 형태의X선을 주사하는 방식으로, 피사체의 체적내 단면정보를 일회전으로 재구성할 수 있는 X-선 단층 촬영장치이다.

특히 최근에는 양전자 방출 촬영장치인 PET와 결합하는 PET-CT가 개발되고 있다.

PET-CT는 CT의 사용을 방사선과에 국한시키지 않고 핵의학과 종양학 분야로까지 크게 확대할 기기로 각광 받고 있다.

◆MRI 분야= 몸 전체가 들어가는 기존의 대형 MRI보다 손목·무릎 등 관절을 촬영할 수 있는 소형의 MRI들의 수요 증대로, 저가, 소형으로 손목이나 발목, 무릎 같은 부분촬영이 가능한 MRI와 관절촬영용 등 전문장비 개발이 큰 이슈를 이루고 있으며, MR spectroscopy, Functional MRI 등 하이 엔드 제품도 꾸준히 증가 추세인데 다양한 기능 정보의 요구가 크게 증가 하고 있기 때문이다.

◆X-ray 분야= 디지털 방식으로 평판 검출기를 이용해 엑스선 촬영과 투시(R/F)의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며 높은 공간분해능과 계조분해능, 시간분해능이 가능한 디지털 R/F의 수요가 점점 증가하고 있으며 향후 디지털 R/F와 CT의 기능을 결합한 실시간 치료나 수술이 가능한 "복합영상진단기기"와 같은 Fusion형 제품이 기대되고 있다.

특히 디지털 X-ray영상진단기기의 개발로 병원의 의료영상저장 및 전송시스템인 PACS(Picture Archiving and Communications System)의 활용이 크게 높아질 예정이다.
 
PACS는 촬영기기로부터 획득된 화질을 적정 보정하여 영상판독의 질을 높임으로써 진단의 정확성을 제고할 수 있고, 촬영에서 판독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몇 분에 불과하여신속한 진료를 가능케 하여 환자의 진료대기시간을 감소시킨다.

또한 PACS의 구축은 필름체제에서 흔히 발생될 수 있는 필름 영상의 분실과 오인을 방지하여 의료사고의 가능성을 낮추며, 원격지 의사간 동시 의료영상조회와 협진을 통해진료의 질을 높이고, 임상연구에 필요한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게 된다.

◆생체현상기록기기 분야= 이 분야 또한 의학 발전과 더불어 함께 발전해온 분야로서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생체 계측분야의 산업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빠른 발전을 이뤄왔으나 컴퓨터 소프트웨어기술(S/W)과 정보기술(IT)의 발전으로 선진국과 후발국간의 격차가 점차 좁혀지고 있어 우리나라에서도 이들 기술력을 바탕으로 충분한 국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분야로 전망되고 있다.

신기술 동향으로는 나노기술을 이용한 "Bio-MEMS"(Micro-ElectroMechanical System)기술로서 인체의 몸 속을 돌아다니며 의료임무를 수행하는 의료용 초미니 나노헬리콥터 등 응용분야를 들 수 있다.
 또한 뇌파신호를 응용해 일상생활이나 항공, 군사목적으로 이용하는 연구가 최근 들어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본격화되고 있다.

의료공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이 결합해 이동형 무선환자 감시장치에 응용될 전망이다.

◆치료기기 분야=초고속 정보통신망, 무선통신에 의한 인터넷의 급속한 확산, IMT 2000, 블루투스에 의한 무선 네트워크 통신이 가능케 돼 가정용, 사무용 원격치료 단말기 등의 개발과 로봇을 활용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치료분야에 로봇을 활용하는 방법은 최근 영국에서 개발한 환자로봇과 뇌졸중 환자의 재활운동에 도움을 주는 미국 MIT공대의 "인모션2" 등이며 의사의 조이스틱 조작에 의한 로봇팔의 시술 등은 상당한 수준까지 이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공장기 분야는 생체조직 및 장기의 구조와 기능 사이의 상관관계를 이해하고, 생체 적합성 재료를 이용한 세포·조직 배양을 통해 기능적인 생체조직 및 장기를 재생해 이식하는 한편 전기기계식 인공장기를 개발해 인체의 기능을 유지·향상 또는 복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응용과학 기술이라 말할 수 있다.

1940년대 원시적 공업재료를 이식하던 시기에서 70년대 생체 비활성 물질의 이식, 90년대 인체 거부반응이 없는 인체호환성 신소재의 인공장기가 개발된데 이어 앞으로는 인공근육 같은 인공장기의 개발도 기대되고 있다.

최근 선진국에서는 혈액부족이나 수혈로 인한 감염방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인공적혈구나 체외에서 혈액에 산소를 공급하는 인공 폐 그리고 미국 아비오메드사에서는 티타늄과 플라스틱으로 구성된 체내 완전내장형 인공심장을 개발하고 있다.

이와 같이 의료기기 분야는 21세기 신 산업군을 형성하고 있으며 고령인구의 증가와 고품위 의료서비스의 요구 증대로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연구개발 성향은 점차 비침습, 무구속형 진단·치료 기기 및 Nano Tech 등에 많은 연구개발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수술용 로봇이나 MEMS, 인공장기 등에서 이른바"서로 다른 분야의 기술결합(Fusion Tech)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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