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명절을 앞둔 중국과 아시아 전역에 조류 인플루엔자(AI)가 빠르게 퍼지고 있어 비상이 걸렸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1일 보고서를 통해 "올해들어 중국에서 확인된 H7N9형 AI 감염 환자 수만 40여명이고, 중국 상하이 지역에서 AI 증세를 보이던 환자·의사 2명이 숨진 데 이어 베트남에서도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해당 국가 정부에게 AI 확산 방지에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WHO는 최근 중국 구이저우, 광둥, 푸젠, 저장성에서 6명이 AI에 감염됐고 사망환자 1명이 발생했다고 집계했다. 이에 중국 당국에 최대 명절인 춘제 연휴기간(1월30일~2월5일)동안 바이러스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방역에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주문했다. 또 상하이 지역에서도 30대 의사와 70대 환자가 H7N9형 AI에 감염돼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중국정부가 AI 감염·사망 환자수에 대해 공식 발표하지 않고 있지만, 홍콩 언론 매체들은 중국서 올해에만 최소 52명이 H7N9형 AI에 감염됐고 6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H7N9형 AI는 중국에서 2013년 봄부터 여름까지 약 150여명이 감염, 46명 사망했지만 가을부터 다시 전역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홍콩은 2013년 12월에 이어 65세 남성이 H7N9형 AI로 숨져 총 2명이 사망했다.

대만에서도 H7N9형 AI에 감염됐던 중국인 관광객이 사망했다. 대만에서 H7N9형 AI 사망자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만 위생복리부 산하 질병통제센터(CDC)에 따르면 86세의 중국 장쑤성 출신 남성이 지난 20일 밤 복합적인 호흡곤란 증세로 사망했다. 이 남성은 지난달 17일 단체 관광을 위해 대만에 입국했지만 이틀 뒤부터 식욕부진 등의 증세를 보여 같은 달 24일 입원해 격리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당국은 "전신 감염에 따른 합병증으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며 "보호자나 의료진 등 환자와 직접적인 접촉이 있었던 사람들에게서는 특별한 증상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남부지역에서는 올해 첫 H5N1형 AI 사망자가 발생했다. 베트남 당국은 "열과 호흡 곤란 등 50대 남자 1명이 치료를 받던 중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 혈액검사 결과 양성 판정을 받았고, 환자 거주지 주변에 사육하던 가금류들이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폐사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북부지역에서 가금류 수천마리가 A/H5N1 바이러스에 감염돼 모두 살처분 한 바 있다.

이에 베트남 방역당국은 "북부 박닝성 외에 남부 띠엔장과 중남부 닌투언, 동탑, 롱안성 등지에서도 감염 사례가 보고되는 등 상당수 지역에서 AI가 확산 되고 있어 방역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필리핀은 최근 중국 북부에서 H5N2형 AI 확산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중국산 닭, 오리 등 가금류의 수입을 금지했다. 필리핀 농무부는 "21일을 기점으로 중국에서 생산된 모든 가금 및 야생조류의 육류, 알, 정액까지 수입을 전면 금지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중국산 가금류 수입을 위한 수의검역증명서(VQC)의 신청 및 발급과 관련한 절차 진행과 점검 작업도 전면 중단된다.

Proceso J. Alcala 농무부장관은 "국민의 건강과 국내 가금류의 안전을 위해 중국발 고병원성 AI바이러스의 유입을 예방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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