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고창과 부안의 사육 오리에 이어 철새인 가창오리떼가 AI에 감염됐다. 특히 중국에서 AI 감염으로 사망환자가 발생했다고 알려져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H5N8형이 사람에게 감염된 사례가 없으며, 오리고기, 닭고기는 익혀 먹으면 피해가 없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최근 중국에서 계속 사망자가 발생하는 바이러스는 H7N9형이다. 지난해 2월 중국 상하이에서 처음 발생한 H7N9형은 가금류에서는 저병원성으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으나 사람에게는 산발적으로 감염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H7N9형도 아직 국내 발병 사례는 한 건도 없다"고 밝혔다.

조류독감은 1997년에 홍콩에서 세계 최초로 인체 감염이 보고되면서 세계를 놀라게 했다. 당시 H5N1 아형의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18명의 사람에게서 심한 호흡기 감염을 일으켜 이중 6명이 사망했다.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사람을 직접 감염시킬 수 없다고 그 전까지 알려진 바와는 달리 H5N1 아형의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사람도 감염시킬 수 있다는 것이 처음 확인되면서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사람이 감염된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지만 H5N1형의 경우 2003년 첫 인간 감염 사례가 보고된 뒤 최근까지 동남아시아와 북아프리카에서 648명의 감염사례가 보고됐고 이 가운데 348명이 사망해 무려 59%의 치사율을 보였다. 통상적인 계절성 독감의 사망률이 0.1% 미만인 걸 감안하면 엄청난 고병원성"이라고 설명했다.

AI 진단의 전제조건은 감염된 가금류에 대한 노출력이다. 노출 후 대개 3~5일의 잠복기를 거쳐 고열, 근육통, 두통, 기침 및 콧물 등의 초기 증상이 발생하며, 빠르게 폐렴 및 급성 호흡부전으로 진행한다. 다른 인플루엔자 감염과는 다르게 구토, 설사 등의 장증상이 드물지 않게 발생할 수 있다.

기본적인 혈액검사에서는 백혈구 및 혈소판 감소를 보이며, 간기능의 이상이 일반적으로 나타난다. 폐렴 및 급성 호흡부전이 발생하면, 흉부 엑스선 사진에서 폐렴 또는 급성호흡부전 증후군의 소견을 보일 수 있다.

이러한 조류 인플루엔자 의심 환자는 확진을 위한 검사를 실시한다. 조류 인플루엔자의 확진은 목구멍 또는 코 속 분비물을 채취, 바이러스의 유전자(RNA)를 검출하는 Real time PCR 법을 이용하며, 검사 소요시간은 검사실마다 다소 차이가 있으나 평균적으로 4~6시간 소요된다.

검체에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배양하여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나, 이러한 경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리는 단점이 있다. 현재 조류 인플루엔자에 확진 검사(PCR, 바이러스 배양)는 질병관리본부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몇몇 대학병원에서 연구목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일반적인 계절성 독감의 진단에 사용하는 신속 항원 검사는 조류 인플루엔자에서는 민감성이 떨어질 뿐 아니라, H5N1이라는 혈청형을 구분할 수 없으므로, 선별검사 목적 외에는 사용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전이 경로는 매우 복잡하다. 예를 들어 오리를 비롯하여 물에서 사는 새들에서 유래되어 사람에게 전파된 바이러스들은 반드시 먼저 돼지나 닭을 거쳐야만 한다고 알려졌지만, 조류에서 직접 사람에게 전파될 수 있다는 학설도 있다.

이 교수는 "현재 바이러스가 종 내에서 그리고 종을 뛰어 넘어 전파되는 메커니즘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바이러스의 전파를 예측할 수 있게 된다면 미리 백신을 준비할 수 있어 예방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직까지는 평소의 면역력 강화와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AI 발생지역의 가금사육농장 방문을 삼가는 것이 최선의 대책"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바이러스는 56℃에서 3시간, 혹은 60℃에서 30분 이상 가열하면 살균되며, 포르말린과 요오드 성분과 같은 일반적인 살균제에 의해 살균된다. 그러므로 감염된 닭고기나 오리고기를 완전히 끓여 먹으면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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