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드라마나 예능 토크쇼에 '시월드' '처월드'라는 용어가 자주 등장하고 명절 직후 고부간의 갈등으로 인해 이혼율이 증가한다는 통계 조사에서 알 수 있듯이 사람 간의 관계 문제가 큰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직장인 60% 이상이 직장부적응 문제를 겪고 있으며 그 원인으로 상사와 동료 간의 갈등으로 인한 '관계 문제'를 1순위로 꼽는다. 이렇게 삶의 현장에서 심리적인 고통과 갈등 원인을 찾아보면 대개 나와 가까운 사람들에게 상처받고 힘들어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관계를 떠나 딱히 다른 해결책을 찾기란 쉽지 않다. 결국 사람에겐 사람이 필요한 법.

'사람에겐 사람이 필요하다'는 사람들과의 '관계'속에서 일어나는 고민 치유를 위한 심리 에세이이다. 가톨릭대 심리학과에서 심리상담을 가르치는 장성숙 교수는 심리적인 접근 방식 이상으로 사람들의 행동이 일어난 배경을 이해하고, 사회적 기준이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문제 해결을 위해 때로는 적극적으로 개입하며 마음을 찌르는 직언도 서슴지 않으며 우리에게 관계치유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적성 때문에 직업을 바꾸고 싶다고 고민하는 40대 남자에게 저자는 현실에 바탕을 둔 문제의 원인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직업이 적성에 안 맞는 것 같다'고 스스로 결론을 내린 그는 사실 내성적 성격이라 사람들을 피하게 되면서 직장 생활이 불편해진 것이다. 저자는 그의 문제가 '적성'이 아니라 '관계'로 인한 것임을 일깨워준다.

사람들은 그럴 듯한 이유를 대면서 자신의 고통을 포장하지만 결국은 타인과의 관계를 제대로 맺지 못해 빚어진 극단적인 이기심이 원인일 때가 많다. 결국 좌절하고 상처받아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거나 서둘러 관계를 끝내 버리려고 한다.

남편이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학교에서 자녀가 왕따를 당하고 있을 때, 가정에 경제적 시련이 닥쳤을 때, 직장에서 줄서기 등 도저히 풀릴 것 같지 않은 문제들에 대해 저자는 속시원한 해법을 내놓으며, 사람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사람이고 관계라는 사실을 끊임없이 일깨운다. 이 책은 극단적 사례에 가슴을 쓸어내리게도 하지만 어쩌면 무딘 가슴으로 살아가는 우리에게 얽혀있는 관계들을 풀어가는 열쇠가 되어 줄 것이다.

저자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진정으로 사람을 그리워하며 사람 아낄 줄 안다면 그것이 바로 가장 사람답게 사는 길이라고 한다. 우리가 기쁨을 느끼는 것도 사람을 통해서고, 고통을 느끼는 것도 사람을 통해서다. 사람들은 대개 얽힌 관계를 회피하거나 사람과 관계에 문제가 생기면 자신의 타고난 성격을 탓하며 변명을 늘어놓는다"며 "하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사람에게 다가가는 몸짓일 것이다"라며 열심히 하는 사람일수록 인생을 풍요롭게 살아갈 수 있다는 의미를 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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