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허가를 계기로 SGLT-2(Sodium-glucose cotransporter 2) 억제제 계열 당뇨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식약처는 지난해 11월 26일자로 다파글리플로진(dapagliflozin)을 허가했다. 이보다 앞서 유럽도 동 제제를 허가했다. 미국은 성분이 다른 카나글리플로진(canagliflozin)을 먼저 허가했다. 일본은 현재 두 약제를 포함해 여러 성분에 대해 자국 임상까지 마쳤고 이를 토대로 허가절차를 밟고 있다.

추가 약제 개발도 활발하다. 미국 임상시험등록기관인 ClinicalTrials.gov(2013년 12월 현재)에 따르면, 엠파글리플로진(empagliflozin), BI 44847, 이프라글리플로진(Ipragliflozin), 루세오글리플로진(luseogliflozin), 얼투글리플로진(ertugliflozin), 토포글리플로진(tofogliflozin), EGT 1474, LX 4211, ISIS 388626 등 구체적인 성분명이 붙지 않는 제품까지 합쳐 총 10여개의 제품이 개발중이다. 이처럼 제약사들이 앞다퉈 SGLT-2 억제제를 개발하는 이유는 차세대 경구용 제제가 될 것이라는 강력한 믿음 때문이다. 지금까지 확인된 연구에 따르면, 기존 약제에서는 볼 수 없었던 특이한 기전으로 인해 혈압감소 효과와 체중감소 효과가 나타난다.

이에 전문가들은 당뇨병약은 평생 복용해야하기 때문에 혈압과 체중 감소가 주는 기대 효과가 클 것이라며 힘을 보태고 있다. 국내 및 해외 허가시점에 맞춰 SGLT-2 억제제에 대해 알아봤다.

■SGLT-2 억제제, 어떤 기전 가졌나
- 신장서 걸러진 포도당 체내 재흡수 막아 배출시켜 혈당 조절

우리 몸에는 다양한 곳에 포도당 수송체가 존재한다. 간, 신장, 췌장, 뇌, 근육, 지방 등에 수많은 기관에 존재하는데 각각 조직에 따라 어떤 기관은 많이, 또 어떤 기관은 적게 포도당을 빨아들인다. 즉, 필요성에 따라 흡수할 수 있는 수송체가 많거나 적은 것이다.

SGLTs(1~6)는 이러한 수송체 중에 아형이다. 보통은 포도당만 수송하는데 SGLT는 소금과 포도당을 동시에 수송한다. 이러한 수송체는 주로 장과 신장에 존재한다. 특히 장에는 SGLT-1이 주로 많고, 신장에는 SGLT-2가 많이 있다.

SGLT-2는 사구체 여과액으로부터 전신순환으로 포도당이 재흡수되는 과정에 관여하는 주된 수송체이다. 건강한 사람의 경우, 여과된 포도당 모두가 SGLT(SGLT-2: 90%, SGLT-1: 10%)에 의해 근위 신세뇨관에 재흡수되고, 혈류로 되돌아간다. 하지만, 혈당이 신장역치 이하와 같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진 경우에는 포도당이 신장으로 흡수돼 소변을 통해 배출되지 않는다. 반대로 당뇨병 환자처럼 혈당 수준이 신장 역치 이상으로 증가하면 포도당이 소변을 통해 배출되게 된다. 제2형당뇨병 환자에서 SGLT-2의 과발현이 나타날 수 있고 이로 인해 포도당이 신장에서 재흡수 되는 비율이 증가하게 된다<그림 1>.

이러한 기전을 이용해 만든 것이 바로 SGLT-2 억제제 계열의 당뇨약이다. 이 약물들은 신세뇨관에서 포도당이 재흡수돼 혈류 내로 들어가는 것을 막아 소변으로 포도당이 배출되도록 하며, 칼로리 손실 및 삼투압 이뇨 작용을 일으킨다. 이런 기전으로 혈당 뿐만 아니라 체중을 조절하고, 나아가 혈압까지 일정 부분 낮추는 것이다.

또한 SGLT-2 억제제는 포도당을 표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베타세포 기능과 인슐린 저항에도 독립적으로 작용하는 특징을 보인다. 이런 이유로 신장에서 제거되는 포도당의 양은 혈중 포도당 농도 및 GFR에 의존적이다. 나아가 저혈당증에 대한 반응으로 정상적인 내인성 포도당 생성을 손상시키지 않는다. 인슐린 분비 및 작용과도 무관하다.

그 밖에 말초조직으로의 포도당 수송에 중요한 다른 포도당 수송체를 저해하지 않으며 소화관에서의 포도당 흡수를 책임지는 주요 수송체인 SGLT-1과 비교시 SGLT-2에 대해 적게는 수백에서 많게는 2500배 가량 선택적이다.

가톨릭의대 윤건호 교수는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약은 신장에서 걸러지는 포도당이 체내 재흡수되지 않도록 하고 이를 오줌으로 배출시켜 혈당을 조절하는 원리”라면서 “사실 이 약물은 사과껍질에서 분리된 ‘플로리진’이라는 물질로 예전부터 발견했으나 다른 선택적 독성이 많아서 약으로 쓰지 못하고 있다가 SGLT-2에만 선택적인 약을 찾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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