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마뉴엘 미그놋 미국 스탠포드 대학 기면병 연구소장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잠이 쏟아지는 "기면병(narcolepsy)". 기면병은 2000명중 한명이 앓고 있다고 조사될 정도로 희귀질병이 아니다.

한국수면학회 초청으로 최근 한국을 방문한 스탠포드 대학 기면병 연구센터 엠마뉴엘 미그놋 소장은 "기면병은 대부분 청소년기에 발병하기 때문에 초기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조기에 치료를 받으면 70∼80%정도 정상생활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종종 기면병에 대해 알지못해 정신적인 문제로 치부되는 경우가 있는데, 민감한 청소년 시기에 큰 타격을 받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에서 아직 기면병에 대한 인식이 그리 높지않아 방치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수면 치료제가 폭발적으로 나오고 있으며, 70년대까지만 해도 스탠포드대학 한곳밖에 없었던 수면클리닉이 지금은 6000곳에 이르는 것처럼 일반인들의 수면에 대한 중요성이 널리 확대돼 있다.

재미있는 것은 기면병이 있는 개가 미국인들의 기면병 인식 확산에 한몫을 했다는 것.

"기면병에 걸린 개가 광고에 나와 큰 인기를 끌었었거든요."

99년 "Cell誌"에 기면병의 원인이 뇌안에서 생성되는 신경전달물질인 하이포크레틴(hypocretin)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밝힌 미그놋 박사는 세계적인 기면병 전문가다.

그에 따르면 기면병 환자들의 공통점은 흥분을 할 때 즉, 화가 나거나 즐거울 때 갑자기 몸의 기운이 빠져 주저앉게 되는 탈력발작이라고 한다.

현재 기면병 치료는 원인이 아닌 증상 치료에 머무르고 있다. 미그놋 박사가 치료제에서 기면병의 유전적인 소견 연구로 전환을 한 것도 기면병의 직접적인 원인을 밝혀내고 싶기때문이다.

"기면병 환자들이 하이포크레틴 수치가 정상인에 비해 현저히 부족하다는 것을 연구를통해 알아냈어요. 기면병과 HLA(조직적합항원) 유전자에 대한 관계에 대해서도 연구가 활발히 진행중으로 이 연구가 기면병이 자가면역질환일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지만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합니다."

기면병에 대한 환경적인 요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현재 가톨릭의대 성빈센트병원 수면클리닉에서는 미국 스탠포드 대학 기면병 연구소와공동으로 한국인 기면병 환자를 대상으로 유전연구(HLA와 하이포크레틴)를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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