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암, 심장, 뇌혈관, 희귀난치성 등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정책을 강화하자 민영보험사들도 4대 중증질환을 보장하는 신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선별급여나 포괄수가제에 묶인 질병도 별도로 보장하는 등 현재의 의료제도를 적극적으로 상품에 활용하는 모습이다.

정부는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에 2013년 3000억, 2014년 9300억, 2015년 1조 800억 등 2017년까지 총 8조 9900억원을 투입한다. 또 유방재건술 등 필수적 의료는 아니지만 사회적 수요가 큰 의료는 단계적으로 급여화 한다는 선별급여도 시행하기로 했다.

LIG손해보험은 2일 2014년 새해 첫 신상품으로 ‘LIG백년사랑건강보험’을 출시했다. 태어나 바로 가입하면 상품변경이나 중도전환 없이 각종 상해와 질병관련 보장을 110세까지 이어갈 수 있는 종합 건강보험 상품으로, 성인 3대 중증질환으로 불리는 암과 뇌혈관질환, 심장질환에 대한 보장을 내세웠다.

회사측은 “뇌졸중과 급성심근경색증만을 보장하던 대부분의 기존 상품들과는 달리 출혈 또는 경색증으로 명시되지 않은 뇌혈관질환과 허혈성 심장질환에 대해서도 입체적인 보장을 받을 수 있다”며 “장애 발생 이후 생계비를 보전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21가지에 달하는 수술비 보장 항목도 가능하다. 기존 질병에 담석증과 사타구니탈장, 편도염, 축농증, 치핵 수술비를 추가로 보장받을 수 있다. 또 당뇨망막병증과 녹내장, 황반변성 등 3대 안과질환에 대해서도 수술비를 지급하며, 수술 입원 시에는 수술입원일당도 받을 수 있다.

포괄수가제가 확대된 7개 질환이 백내장·편도·맹장·항문·탈장·자궁·제왕절개 등인 가운데, 편도, 맹장, 항문 등을 보장성 강화 상품에 추가한 것을 알 수 있다.

한화생명은 선지급 보장을 최대화 한 ‘한화생명CI보험’을 출시했다. 역시 내세운 것은 4대 중증질환이다. 중대한 암·뇌졸중·급성심근경색증 등의 중대한 질환(Critical Illness: CI) 진단시, 사망보험금을 선지급하는 비율을 최대 100%까지 늘렸다.

'중대한' 암보장을 확대한 것도 특징이다. ‘더블케어암보장특약’으로 두번째 중대한 암을 또 보장하기 때문에 암을 최고 1억 5000만원까지 대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보험가입 금액에 따라 평소의 건강관리서비스인 ‘헬스케어 서비스’도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한화생명 김운환 상품개발실장은 “중대한 질환을 진단받으면 고액의 치료비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선지급 비율을 100%로 최대화하고 사망시에도 보험금을 추가 지급함으로써,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생명도 암, 급성심근경색, 뇌졸중 등 치명적 질병의 단계(중증도)에 따라 보험금이 결정되는 ‘통합 Stage CI보험’을 출시했다.

중대한 질병이나 수술시에 사망보험금의 50%를 미리 지급하는 기존 CI보험의 진화된 형태로 사망보험금액의 50%를 보장하는 것은 물론, 말기 4기암이나 고액암, 중증 뇌졸중, 급성심금경색증 등에 대해서는 사망시 받는 보험금 전액(100%)을 미리 지급한다.

보장 대상인 치명적인 질병에는 중대한 암, 중대한 급성심근경색증, 말기신부전증, 루게릭병 등 11종의 질병과 심장, 간 등 5대 장기이식수술, 관상동맥우회술 등 8종의 수술로 총 19종의 중대한 질병과 수술이 해당된다. 특히, 기존의 CI보험에서 보장하지 않던 다발성경화증이나 중증루프스신염 등 희귀난치성 질환도 추가했다. 역시 4대 중증질환에 해당하는 항목들이다.

삼성생명 상품개발팀 관계자는 “기존 CI보험의 진화된 형태로, 질병의 중증도에 따라 보험금이 결정되는 새로운 개념의 상품이다. 4기 암이나 고액암과 같이 치명적인 상황에 놓인 환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동부화재에서 출시한 '내생애든든종합보험'은 최대 165개의 담보로 고객별 맞춤 보장이 가능하며 기존 종합보장형 상품에서 판매중인 사망, 후유장해, 의료비, 수술비 등을 모두 보장한다.

또 '유방암으로 인한 유방수술비'와 수술후 유방 성형 및 재건술로 인한 비용 최대 50만원을 신규담보로 추가 했다. 유방암, 유방재건술 모두 보장성 강화에 추가된 항목이다.


보험사 수익성 저조...지난해 12% 증발

보험사의 이같은 상품개발은 수익성 악화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4~9월 전체 보험사의 순익은 2조8743억원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3조2708억원)보다 12.1% 줄었다.

특히, 생명보험업계의 경우 지속되는 저금리로 장기상품에 대한 이득이 크지 않았다. 보장성을 강화하면서 보험금을 적립하지 않고 소멸되는 상품에 주력해야 하는 이유다. 정부의 정책대로 보장성을 강화하면 비용을 줄이면서 건강보험에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상품 보장을 내세울 수 있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보험산업에 대한 경영환경 변화의 영향이 커지고 있어 시의성 있는 대응방안 제시가 중요해지고 있는만큼 글로벌 경제·금융환경, 감독·규제, 인구·사회적변화 추이를 점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향후 공·사보험의 공조 및 민영보험의 역할확대를 위한 방안까지 검토할 예정으로 전해지면서 계속적인 논란이 뒤따를 전망이다. 영리가 가능한 의료 자법인 활성화 등 정부 정책이 곧 민영보험사를 위한 정책이라는 일부 시민단체의 비판을 피해갈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보건의료 시민단체들은 "정부가 보장성을 강화하는 항목에 민영보험사가 보장을 강화하면 결국 소비자들에게 생색을 내면서 보험사 배불리기가 된다"며 "향후 민영보험사가 환자를 두고 병원과 직접 계약하는 길이 열리면 국민건강보험 체계가 흔들릴 수 있고, 이것이 흔히 말하는 민영화이다. A보험에 가입하면 A, B, C 병원에 갈 수 있다는 식의 맞춤형 의료상품이 생기고 보험사가 진료 내역에 관여할 수 있게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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