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왜 SGLT-2 억제제 당뇨약에 주목하는가?

가톨릭의대 윤건호 교수(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는 국내에서 SGLT-2 억제제에 대해 풍부한 임상 경험을 갖고 있다. 올해 8월에는 미국 페닝턴바이오메디컬 연구센터 윌리엄 세팔루 박사 등과 함께 미국, 캐나다, 유럽 연구자로 구성된 국제 공동 연구팀에서 신약들의 효과와 안전성을 눈으로 확인했다. 이 밖에도 당뇨병 약물의 심혈관 연구 등 다양한 방면에서 아시아 연구자로 활약하고 있다. 그를 만나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SGLT-2 억제제에 대한 궁금한 점을 문답식으로 풀어봤다.

- 개원들에게는 아직 SGLT-2가 생소하다. SGLT란 무엇인가?
포도당 수송체의 일종이다. 우리 몸에는 포도당 수송체가 많이 있다. SGLT는 이러한 수송체 중에 아형이라고 보면 된다. 보통은 포도당만 수송하는데 SGLT는 나트륨과 포도당을 동시에 수송한다.

- SGLT-2 억제제의 당뇨병 치료 원리는 무엇인가?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약은 신장에서 걸러지는 포도당이 체내 재흡수되지 않도록 하고 이를 소변으로 배출시켜 혈당을 조절하는 원리이다. 약으로 개발될 수 있었던 것은 신성당뇨 환자들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점에 착안했다. 신성당뇨는 유전자 변형때문에 당뇨병이 아니면서 소변에 당이 검출되는 환자를 말하는데 합병증도 없다는 점을 확인하고 약으로 써도 안전하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 효과는 대략 어느 정도라고 할 수 있나?
새로 나왔거나 개발 중인 신약들의 효과는 거의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당화혈색소(A1C)가 베이스라인 대비 0.6~1.0% 정도 감소 효과를 보인다. 흥미로운 점은 다른 약제와 기전이 달라 상호 교차반응이 없다는 것이다. 이는 어떤 약과도 같이 쓸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SU제제, 메글리티나이드, DPP-4 억제제 등은 서로간 약간씩 중첩이 있다. 개인적 생각으로, 허가는 없지만 1형 당뇨병에도 충분히 쓸 수 있다고 본다.

- 특히 체중, 혈압, 지질 변화가 주목된다. 어느 정도인가?
체중은 2~4kg 정도 줄어든다. 인종별로 동양인은 2~3kg, 서양인은 4~5kg으로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비율로는 5% 남짓으로 모두 유사하다. 혈압은 수축기·이완기 모두 2~5mmHg 정도 떨어진다. 굉장히 매력적인 부분이다. 당뇨병 환자를 진료할 때 혈당, 혈압, 체중을 모두 신경써야 하는데 한 가지 약물로 조절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이상적이다. 또한 저혈당이 올라가지 않는다. 다만 지질은 좀 더 볼 필요가 있다. 연구상 LDL-C는 약간 증가했지만 다행히 HDL-C도 높아졌다. 두 지질 간 비율로 볼 때 다행히 나쁜 쪽은 아니다. 세부적으로 볼 때도 다행히 동맥경화성의 위험이 높은 지질이 높지 않은 것으로 나왔다. 하지만 좀 더 연구를 해봐야 한다.

- 장기 보호효과는 어떤가?
해당 연구가 아직 없다. 그러나 동물시험을 보면, 혈당을 낮추면서 베타세포가 보호되고 나아가 인슐린 저항성도 이차적으로 감소되는 것으로 봐서 신장기능도 영향이 없거나 오히려 나쁜 영향이 덜하다. 하지만 인체대상 연구는 없으므로 대규모 연구가 필요하다.

- 요로감염 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다. 어떻게 평가하나?
별거 아니라고 생각한다. 신성당뇨환자를 보면 요로감염 때문에 잘못된 경우가 거의 없다. 있다고 해도 굉장히 드물다. 대신 성기 감염이 좀 늘어나는 것으로 나오는데 이는 개인 위생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신성당뇨 연구에서 보고가 없는 것을 보면 임상연구에서 다소 과장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만약 늘어난다고 해도 대부분 치료에 잘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나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 국내 대표 연구자로 활동한 것으로 안다. 글로벌 연구 결과가 국내 연구와 어떤 차이를 보이나?
서양인과 동양인 차이가 거의 없다. 체중감량은 차이가 있어 보이는데 기본 체중에서 빠지는 것을 보면 비슷하다. 개인적으로 동양인에 더 좋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동양인은 마르고 인슐린 분비능이 떨어져 있다. 또 공복혈당은 좋지만 식후혈당이 크게 올라가능 경향이 많은데 SGLT-2 억제제가 혈당폭이 높을 때 효과가 좋아 혈당기복이 심한 우리나라 환자에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A1C가 똑같은 7.5%라도 퀄리티가 있다. 저혈당 고혈당을 반복하는 것보다 플랫 다운시켜주고 있어서 DPP-4 억제제, 알파 글루코시다제 억제제 등보다 변동률을 떨어뜨려주기 때문에 추가적인 효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 그렇다면 언제, 누구에게 쓰나?
가장 어려운 질문이지만 정리를 해보면 우선 초기에 쓸 수 있다. 특히 메트포르민 치료 후 실패했는데 환자가 비만한 경우 더 효과가 좋을 것으로 판단된다. 비만환자의 경우 TZD를 쓰기도 하는데 폐경기 여성에서는 골다공증을 우려해야 하고 또한 심혈관 합병증 등을 고려해야 하므로 쓰기 쉬운 약은 아니다. 메트포르민으로 실패한 환자가 정상 또는 마른 체형이라면 DPP-4 억제제를 추가할 수 있지만 혈당 기복이 심하면 SGLT-2 억제제도 고려할 수 있다. DPP-4 억제제의 경우 탄수화물을 많이 복용하면 혈당 격차가 심해 조절이 쉽지 않다. 다만 어떤 사람에게 더 잘 반응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뚜렷한 인자가 없다. 확실한 것은 혈당이 높을수록 잘 떨어진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 부분도 좀더 연구가 필요하다.

- 혈압, 체중 변화가 향후 심혈관 위험 감소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나?
있을 수 있다. 다만 개인적으로 심혈관 위험성 검증에 목매는 것은 맞지 않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환자는 젊다. 또 오래 산다. 서양은 당뇨병 발생 나이대를 60대로 늦게 보니 심혈관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률이 70~80%로 높다. 때문에 서양에서는 이를 강조하는 것이다. 반면 동양인은 30~40%밖에 안 된다. 특히 30대 중반부터 생기니까 심혈관 질환이 생기기 전에 당뇨합병증이 먼저 온다. 따라서 아직까지는 혈당조절이 훨씬 중요하다. 결론적으로 한국인은 혈당조절을 얼마나 더 철저하게 관리해주느냐가 중요하다. 참고로 우리나라도 두 개 약물에 심혈관 상관관계 연구에 참여 중이다.

- 조만간 처방시장에 나올 것 같다. 실제 처방 시 기존약 대비 느끼는 차이는 없나?
국내 연구를 해도 이중맹검으로 했기 때문에 아직까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 한가지 언급할 수 있는 것은 완전히 다른 약이기 때문에 환자의 특성에 따라 쓰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DPP-4 억제제보다는 처방이 어렵다는 생각이다. DPP-4 억제제는 베타세포 강화, 저혈당 개선만 기억하면 되는데 소변으로 혈당이 나오기 때문에 언제 쓰고 누구에게 쓰는지가 혼란스러울 것 같다.

- 향후 약가는 어떻게 전망하는가?
일단 자문위원회에서 비싸면 쓰지 못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따라서 이를 받아들인다면 적정한 가격을 제시할 것으로 믿는다. 개인적으로는 DPP-4 억제제보다도 낮을 수 있다고 본다.

- 이 약을 계기로 당뇨약 처방에 어떤 변화를 기대하는가?
다양한 기전의 약이 나오면서 치료 개념도 바뀔 필요가 있다고 본다. 모든 약제를 통틀어 분류하기보다는 저혈당 유발약제와 그렇지 않은 약제, 체중을 유지 또는 감소하는 약제, 증가하는 약제, 베타세포를 보호하는 약제 그렇지 않는 약제 등으로 나눠 환자들에게 처방 시 좀 더 쉬워져야 한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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