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과학전문지 Science가 20일 올해 10대 과학뉴스 가운데 암 면역치료법을 1위로 선정했다. 암에 대한 인체의 면역력을 증강시켜 암을 치료하며 그 효과도 지속적이라는 평이다.

암 면역치료법은 특정 약물로 면역세포를 자극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기법으로 수술, 방사선, 항암요법과 함께 4대 암 치료법으로 꼽히고 있다.

면역치료 연구는 1987년 프랑스 과학자가 T세포 표면에 새로운 단백질 수용체인 CTLA-4를 발견한 후부터 시작됐다. 이후 미국 버클리캘리포니아대학 James Alison 교수가 쥐실험을 통해 T-세포 기능을 방해하는 CTLA-4 단백질을 억제하면 종양을 크게 감소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현재 제약회사 5곳에서 면역 요법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승인된 면역치료제는 악성흑색종이나 백혈병 등 특정 암에 한정됐지만, 최근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 임상암학회(ASCO)에서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폐암과 신장암, 위암 등에서도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더불어 △뇌를 투명하게 보는 기술 △유전자 편집기술(CRISPR) △인간배아줄기세포 추출 △미니장기 기술 △몸속 미생물의 역할 △수면의 목적은 뇌 청소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백신설계 기술 △우주선의 기원이 있다.


한국인 과학자도 눈에 띄어

미국 스탠포드대학 정광훈 교수와 Karl Disseroth 교수는 뇌를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해 국내에서도 화제가 됐다.

클레어티(CLARITY)라고 불리는 이 기술은 세포막을 이루고 있는 지질을 제거해 조직을 투명하게 만들어 뇌 안에 있는 신경세포의 3차원 연결망을 면밀히 관찰할 수 있다. 이 기술을 통해 치매나 우울증 등 각종 뇌 질환을 치료할 방법을 모색하고, 뇌를 절단하지 않고도 뇌 질환 사망 원인을 밝혀 낼 수 있게됐다.

미국 뉴욕타임스, 영국 BBC 등 전 세계 언론이 "난치성 뇌 질환 연구 흐름을 바꿀 획기적인 성과"라고 앞 다퉈 보도했다.

정 교수는 이 연구 성과로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신임 조교수 채용 역사상 가장 많은 연구비인 259만달러(약 27억 원) 이상을 제안 받았다. 지도교수인 Disseroth 교수도 노벨상 수상자 후보에 올라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인간배아줄기세포 추출 성공

오리건보건과학대 Shoukhrat Mitalipov 교수팀이 세계 최초 인간의 성체 피부 세포에서 배아줄기세포를 복제해 다른 조직으로 분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는 황우석 박사가 성공했다고 주장했던 것과 동일한 복제다.

연구진은 유전질환을 가진 어린이와 태아에게서 채취한 피부세포를 성인 여성에게서 기증받은 난자에 넣은 뒤 전기충격을 가해 핵융합을 일으켰다. 이후 인체의 모든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추출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이 줄기세포가 근육이나 신경 등 다른 세포로 분화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숙면 치매예방에 도움

미국 로체스터의대 Maiken Nedergaard 교수는 사람이 잠을 자면 뇌척수액 흐름이 60% 이상 증가해 알츠하이머를 일으키는 독소를 뇌 밖으로 청소해준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쥐 실험을 통해 세포 찌꺼기가 뇌의 혈관을 통해 순환계로 보내진 후 최종적으로 간에서 처리되는 과정을 관찰했다. 그 결과 세포 찌꺼기에는 베타 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이 함유되어 있고 이 단백질이 축적되면 알츠하이머병을 유발시키는 것으로 조사됐다.

Nedergaard 교수는 "수면중 뇌세포가 60%나 줄어들기 때문에 노폐물 제거 과정이 깨어 있을 때보다 10배 가까이 빠르게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유전자 수술 시대 임박

미국 MIT와 하버드대학이 공동설립한 브로드 연구소 Feng Zhang 박사는 유해한 돌연변이를 잘라내고 건강한 DNA로 교체하는 유전자 편집기술(CRISPR)을 개발했다. Zhang 박사는 "CRISP는 우선 단일 유전자의 결함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을 치료하는데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두개의 유전자 중 하나가 잘못된 경우에는, 해당 유전자를 무력화시켜 다른 유전자가 정상적인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 준다"며 "하지만 유전자가 모두 잘못되면 해당 유전자를 잘라내고 건강한 유전자를 삽입해야 하므로,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사람의 장기를 본떠 미니 장기를 만드는 기술, 필요한 백신을 구조적으로 설계해 만드는 기술, 몸속에 있는 장내세균이 암이나 당뇨, 비만과도 연관이 있다는 연구결과도 주요 연구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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