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치사 약물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자 미국의 사형 집행 건수가 줄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미국 사형정보센터(DPIC)가 18일 연말 보고서를 통해 "올해 사형 집행 건수는 39건으로 1994년 이래 두번째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19년간 집행건수가 40건 미만이었던 해는 2007년과 2013년 두 번밖에 없다.

센터는 최근 10년간 사형 선고와 집행 건수가 모두 감소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이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주요 감소 원인 중 하나로 유럽의 의약품 정책으로 인한 수급 문제를 꼽았다.

치사 약물은 대부분 유럽에서 생산되는데, 대다수 국가가 사형 반대 입장을 취하면서 치사 약물을 포함해 사형 집행이나 고문에 사용될 가능성이 있는 의약품과 기구 규제를 대폭 강화했기 때문이다.

수출이 금지되거나 생산이 중단된 약물 대신 다른 약물을 채택하면 유럽 정부가 해당 약물을 사용할 수 없도록 또다시 규제를 강화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선택의 폭은 점점 줄고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사형제도를 폐지한 캘리포니아주와 노스캐롤라이나주, 아칸소주, 메릴랜드주에서는 치사 주사(lethal injection)에 관한 프로토콜을 마련하지 못해 이미 7년 전부터 단 한건도 사형을 집행하지 못했다. 연방정부도 마찬가지 이유로 선고는 하되 집행을 미루고 있다.

이에 일부 주에서는 집행을 이어가기 위해 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는 약물을 사용하거나 조제약국을 통해 공급받는 방법에 눈을 돌리고 있다.

사형정보센터 Richard Dieter 센터장은 "글로벌 추세는 사형 선고를 하지 않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면서 "새로운 프로토콜을 마련하더라도 치사 약물에 대한 보이콧은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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