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장단 "비정상적 제도 반드시 폐지해야" 입장 재확인


한국제약협회(회장 이경호)와 보건복지부는 16일 시장형 실거래가제도의 전반적인 문제점 등을 논의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키로 했다.

협회는 협의체가 제도 재시행의 통과의례용으로 전락하지않도록 폐지와 시행 유예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속히 구성,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해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형표 복지부 장관은 16일 오전 제약협회를 방문, 4층 회의실에서 이경호 회장을 비롯한 이사장단과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합의했다.

문 장관은 "정부와 제약협회, 그리고 관련 전문가 등으로 협의체를 최대한 빨리 구성해 정확한 데이터 등을 분석해가며 제로베이스에서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 회장은 "협의체 구성은 좋은 제안"이라면서 "그간 임기응변적인 제도들이 쏟아져 매우 복잡하고 산업 전반에 감내하기 힘들 정도로 부담을 주었다는 점에서 심도있는 논의를 거쳐 결정하는게 좋겠다"고 밝혔다.

또 "시장형 실거래가제는 과거의 불법 허위청구를 하지않고 준법한다고 해서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발상으로 정당성과 윤리성 측면에서 매우 심각한 문제를 안고있다"면서 "일괄약가인하 등에 앞으로도 매년 2조원대의 약가인하가 발생하고 약가의 거품이 사라진 상황에서 이 제도를 시행하겠다는 것은 정책의 시의성에도 전혀 맞지않는다"고 폐지를 촉구했다.

김원배 이사장(동아ST 부회장)도 "제도가 시행되면 제약업계는 감당하기 힘든 어려움에 처할 수밖에 없다"며 "일괄약가인하이후 당초 계획된 투자와 고용도 많이 줄어드는 등 업계의 실제 형편은 더 이상의 약가인하 조치를 견뎌내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종욱 혁신형 제약기업협의회 회장(대웅제약 사장)은 "시장형 실거래가제 재시행은 그간의 일괄약가인하에 따른 충격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진출 등을 위해 노력해온 제약사 입장에서 이제 겨우 일어서보려는데 뒤통수를 쳐 엎어지게하는 것"이라며 "세계 7대 제약강국 비전 달성을 위해 우리나라도 글로벌 제약사를 키우겠다면 이 제도는 반드시 폐지돼야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중소 제약업계들을 대표해 휴온스 윤성태 부회장도 "제약산업계 전체가 갑을관계에서 출혈경쟁을 하고있는 상황에서 시장형 실거래가제마저 시행되면 슈퍼갑에 의한 1원낙찰 압박으로 인해 회생노력이 물거품이 되는만큼 조금이라도 숨통을 틀 수 있게 폐지해달라"고 요청했다.

문 장관은 의견을 청취한뒤 "어떤 정책이 상식적이면서 제약업계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지 큰 차원에서 고민하고 대안을 충분히 검토할 필요성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에 이 회장은 "건보 재정의 안정적 관리와 제약산업 육성지원이라는 양 측면에서 너무 건보 재정에만 무게를 둔 약가정책만 고집할게 아니라 제약산업이 스스로 도약해나갈수있도록 균형있게 접근, 논의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사장단은 문 장관과의 간담회가 끝난직후 "협의체에서 시장형 실거래가제의 문제점 등을 충분히 논의, 합의점을 도출한후 제도의 폐지여부 등을 결정해야 하며 만일 정부가 통과의례로 치부, 2월부터 재시행을 강행하는 일은 절대로 용납할수없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날 간담회에는 최영현 보건의료정책실장과 이동욱 건강보험정책국장, 맹호영 보험약제과장 등이 배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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