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소아신경학자 필리펙박사 "조기치료" 강조

【메디칼 트리뷴 아시아판 15~31일자】=이제 자폐아를 둔 부모가 자폐라는 것을 부끄러워하거나 숨기는 일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하지만 불과 20여년 전만 하더라도 자폐증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질환일뿐만 아니라 부모들이 숨기고 싶은 사실이었다.

미국 UC 어바인 소아 신경학자 폴라인 필리펙(Pauline Filipek) 박사는 "지난 8년동안이루어진 자폐증 연구는 많은 임상 정보와 유용한 진료가이드라인을 제공해 주었다"고밝혔다.

미국 신경학 아카데미(American Academy of Neurology)·소아신경학협회(Child Neurology Society Committe) 소장이기도 한 필리펙 소장은 최근 홍콩에서 개최된 "2002 소아 신경학 심포지엄"에서 협회가 자폐증에 대한 진단과 임상 지침서를 발간했다고 발표했다.

자폐증은 현재 여러 증상을 통해 진단할 수 있는 신경발달 장애로 알려져 있다.

자폐증은 반드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핵심 증상 △사회적 상호 교류의 질적인 장애(qualitative impairment in social interactions) △언어 및 비언어 의사소통의 질적인 장애(qualitative impairment in verbal and nonberbal communication) △반복적이며 상동증적인 행동, 관심, 활동(repetitive stereotypic behaviors, interests and ativities)을 포함해야 한다.

필리펙 박사는 "단지 사회적 교류와 소통의 부재가 아리나 "질적인 면(qualitative)"에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폐증은 남아가 여아에 비해 3배 정도 흔하게 발생한다.

"과거엔 자폐증을 "소아 정신분열증"으로 인식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부모의 두려움과 부끄러움, 부정(denial)으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방치됐죠.

심지어 오늘날까지도 의사들이 자폐아를 전문의에게 맡기는 것이 아니라 부모를 안심시키는 것으로 진료를 대신하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신경과학 발달, 자폐증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와 관심 증가로 자폐증은 점점 세상으로 나오고 있다.

필리펙 박사는 "80년에는 2,500명중 1명 정도만이 발견됐지만 90년도에 와서는 500명중 1명꼴로 발견됐다"고 밝혔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세계인구의 약 20% 정도가 자폐증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고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아직 자폐증을 진단할 수 있는 생물학적 지표(biological marker)는 아직 없다.

또한 자폐증은 아스퍼거 증후군(Asperger Syndrome) 등 행동 장애 스펙트럼이 넓기 때문에 진단이 어렵다.

"자폐증 관련 정의는 상당부분 자의적이며 시간에 따라 변화할 수 있기 때문에 유전적특징이 밝혀질 때까지는 알 수 없다"고 그녀는 설명했다.

MRI 연구를 통해서 보면 자폐증이 여러 신경전달물질과 관련이 있으며 자폐아 25% 정도가 자폐증뿐만 아니라 간질성 경련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자폐증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 모두 원인이 되는 것으로 현재까지는 인식되고 있다.

필리펙 박사는 "일반 사람들에 비해 컴퓨터 공학자들이나 엔지니어들의 자녀에게서 더흔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자폐아는 2∼3살 정도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예후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동의하고 있다.

필리펙 박사는 자폐증의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부모와 전문의들이 자폐증 증상을 빨리 인식할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아직 자폐증 치료는 원인이 아닌 증상 치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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