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빠르고 강하고 지속적으로"


건선치료에 대한 접근법이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지금까지의 건선 치료 방식이 보수적이라고 한다면 최근 들어서는 적극적으로 바뀌고 있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들은 "건선은 충분히 관리될 수 있는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치료가 이뤄지지 않아 만족도가 낮았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대안으로 보다 빠른 단계적 접근 치료를 제시하고 있다.

게다가 효과가 좋은 항체약물도 쏟아지면서 좀 더 강한 치료법으로 접근해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자는 노력도 일고 있다. 나아가 이러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른바 좀 더 "좀 더 빠르고, 좀 더 강하게, 좀 더 지속적으로"라는 컨셉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변화를 계기로 대한건선학회도 개원의를 위한 정보전달을 위해 발빠르게 뛰고 있다.

지난 11월 초 성료된 대한피부과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는 개원의를 위한 진료역량 강화 프로그램에서 이같은 내용의 새로운 치료컨셉을 강조했고, 환자들의 교육도 중요하다고 판단해 최근 홈페이지(대한건선학회)를 대폭 개편하는 등 큰 변화를 주고 있다. 또 30년만에 전국구 차원의 역학연구도 내며 한단계 업그레이드가 진행 중이다. 이를 계기로 최근 업데이트된 건선치료에 대해 조명해 봤다.

국소치료로 부족하면 광화학 치료

현재 건선의 가장 기본적인 치료는 국소치료법이다. 종류는 비타민 D 유도체, 스테로이드제, 비타민 A 유도체, 타르제제 그리고 비타민 D 유도체+스테로이드 복합제가 사용되고 있다. 이들 약물로 개선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광 치료법 또는 광화학 치료법을 시행한다.

광 치료법은 자외선을 쪼이는 것이다. 여름에 호전되는 경향을 보이는 것도 햇빛 속 자외선 때문이다. 광화학 치료법은 자외선 A를 쪼이는 것인데 이를 위해 광감작제를 복용 또는 외용제를 발라야 한다.

단일파장 자외선 B 요법 주목

자외선 치료중에서는 최근 건선에 효과적인 자외선 파장을 알아내 치료하는 단일파장 자외선 B 요법(narrow band UVB)이 주목받고 있다.

이 치료법은 국소요법으로 반응이 불충분하거나 없는 환자는 물론이거니와 임산부, 중등도~중증 어린이 건선환자에게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효과(중등도~중증 건선)는 대략 싸이클로스포린과 동등한 효과를 나타낸다. PASI 75 를 완치기준으로 볼 때 70%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부작용은 적다. 초기 용량은 400mJ/㎠로 일주일에 2~3회 정도를 실시하는게 일반적이다. 용량 증가는 초기 용량의 10% 수준인 40~50mJ/㎠으로 최대 2000~2500mJ/㎠을 넘지 않도록 한다.

건국의대 최용범 교수(건국대병원 피부과)는 "단일파장 자외선 B 요법은 전신적 약물인 레티노이드 요법과 조합해 사용하면 이상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 "비교적 안전해 임산부와 어린아이에도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신적 치료약물 처방시 주의 필요

이후 단계는 먹거나, 투여해야 하는 전신적 요법을 사용하는데 국소치료제 또는 광 치료법에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이 생긴 환자에게 권고한다.

현재 전신적 치료약물은 레티노이드, 사이클로스포린, 메토트렉세이트(MTX) 등을 사용하는데 이 단계부터는 독성 부작용이 현격하게 증가할 수 있으므로 처방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레티노이드는 태아 기형을 유발할 수 있어 임산부와 수유 여성은 절대 금기다. 콜레스테롤도 증가할 수 있어 관련 질환자도 주의가 필요하다.

사이클로스포린은 건선의 원인으로 알려진 T세포의 활성화를 억제하는 면역억제제로 치료 효과가 가장 좋은 약물이다. 예후도 좋아 전세계적으로 널리 쓰이지만 신장독성 또는 혈압상승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어 장기사용에 제한이 있다. 메토트렉세이트는 각질형성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치료제로 오랫동안 중증 건선의 치료에 사용돼 왔지만 간 및 신독성 부작용, 임산부 금기로 현재는 사용이 제한돼고 있는 실정이다.

항체약물 장기간 사용해도 안전

최근 새로 나온 항체약물들은 장기 사용시에도 비교적 안전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현재 사용할 수 있는 약물은 T 면역세포에 작용하는 약제군와 TNF-α 억제제군로 나뉘는데, 전자는 알레파셉트가 있으며, 후자는 에타너셉트, 인플릭시맙, 아달리무맙, 골리무맙, 우스테키누맙 등이 있다.

알레파셉트는 전신 치료법이나 광 치료법이 필요한 성인의 중등증 이상의 건선환자에게 사용된다. 일주일에 한 번 12주간 근육주사하면 되는데, 림프구 감소, 악성종양, 간손상의 위험성을 증가시킬 수 있어 다른 면역억제제를 투여하고 있거나 광 치료법을 받는 경우 동시에 투여해서는 안된다는 게 전문가들이 지적이다.

TNF-α 억제제는 건선 병변에서 TNF-α에 의해 매개되는 사이토카인들의 작용을 억제해 건선 병변에서의 염증반응과 표피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효과는 약물마다 차이가 있지만 PASI 75를 기준으로 볼 때 50%에서 최대 80%까지 이른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제제는 에타너셉트, 아달리무맙, 레미케이드, 골리무맙, 우스테키누맙 등 모두 5개 제품이다. 이중 골리무맙은 건선이 아닌 건선성 관절염에만 적응증이 있다.

한편, 이 중 스텔라라와 엔브렐의 비교 연구도 진행된 바 있다. 2010년에 발표된 NEJM에 따르면, 스텔라라 45mg 및 90mg 의 경우 PASI 75인 비율이 67.5%와 73.8%였으며 엔브렐 50mg은 56.8%였다. 건선분야에서 비교연구는 이것이 유일하다.

현재까지 보고된 TNF-α 제제의 부작용으로는 잠복결핵 재활성화, 중증 감염, 기회감염 증가, 탈수초성 신경질환, 주사부위홍반, 두드러기, 소양증, 루푸스양 피부질환, 건선양 피부질환 등이 알려져 있다.

임상 이후 보고된 이상반응도 대체적으로 감염이 많고, 신경계 질환, 신부전 발생 및 악화 림프종 등이 보고되고 있어, 환자들은 매년 결핵선별검사 및 혈구수 간기능 검사 등이 권고되고 있다.

서울의대 윤상웅 교수는 "항체약물들의 효과는 매우 뛰어나면서 지속적으로 쓸 수 있는게 장점"이라면서 "다만 부작용에 대해서는 정기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항체약물을 건선치료로 사용하기 위한 기준은 BSA(판상건선 피부면적) 10% 이상, PASI 10 이상, MTX 또는 사이클로스포린 3개월 이상 투여했음에도 반응이 없거나 부작용으로 치료를 계속할 수 없는 경우, 광치료법으로 3개월 치료했음에도 반응이 없는 경우 등 4가지를 모두 만족해야 한다.

따라서 효과는 좋지만 아직까지는 급여 제한의 장벽이 높은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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