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두 가지 종류 이상의 술을 섞어 마시거나, 에너지음료(카페인음료)와 술을 섞어 먹는 것이 유행하고 있다.

이대목동병원 간센터 문일환 교수는 9일 "최근 송년회 등으로 이같은 폭탄주를 즐기는 사례가 급증했다"면서 "카페인이 많은 에너지음료와 술을 섞어 마실 경우 알코올 흡수가 가속화돼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현재 일반인들 사이에 커피의 2배 정도의 카페인이 함유된 에너지 음료를 술과 섞어 마시면 덜 지치고 오래 마실 수 있다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잡혀 있다.

하지만 문 교수는 "실제 에너지 음료에 든 탄산은 소장에서 알코올의 흡수를 가속시키는 역할을 한다"면서 "술만 마실 때보다 많은 양의 술이 몸에 들어가서 간이나 심장, 뇌에 큰 손상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마시는 동안에는 카페인이 술에 취한 느낌이나 울렁거림을 일시적으로 억제 또는 완화시켜 기존에 먹던 양보다 더 많은 양을 섭취하게 한다.

결과적으로는 간이 해독할 수 있는 기준치 이상의 알코올을 섭취하게 된다.

실제 미국에서는 이미 에너지 폭탄주로 인한 사망사고가 많이 보고돼 관련 각성제가 함유된 에너지 드링크를 섞은 술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프랑스와 호주에서도 이같은 이유로 사망한 사례가 있으며, 이에 따라 호주 정부에서는 '에너지 드링크와 술을 섞어 마시면 여러 종류의 마약을 복용한 것과 같다'며 섭취량 절감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문 교수는 "술 종류에 관계없이 흡수한 알코올 총량에 따라 손상을 받는 간은 한 자리에서 많이 마시게 되는 폭탄주가 매우 치명적"이라고 밝혔다.

알코올의 독성물질 중 80%는 간에서 분해되는데, 간이 분해할 수 있는 알코올 기준치를 넘어서면 지방간, 간경변, 간암 등이 발병할 수 있으며 사망에까지 이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문 교수는 섞어 마시지 말고, 식사를 충분히 한 후에 술을 마실 것, 작은 술잔을 이용하고 물을 많이 마실 것, 매일 연달아 마시지 말 것 등 올바른 음주 방법을 권고했다.

특히 평소 폭탄주나 술자리를 즐기는 사람은 정기적으로 검진을 통해 간 질환이나 간암 등을 예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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