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전국의사대표자결의대회 개최...15일 투쟁의지 모아



"선배들이 마무리하지 못한 '대정부 투쟁'을 이번 기회에 마무리하자."

7일 대한의사협회는 '의료제도 바로세우기 전국 의사 대표자 결의대회'를 개최, 15일 대정부 투쟁 궐기대회의 의지를 다졌다.

이날 모인 500여명의 의사들은 2000년 이후 14년만의 의료악법 개혁을 위해 투쟁에 나서겠다고 뜻을 모았다.

대회사에서 노환규 회장은 "건강보험제도가 시행된지 36년 동안 의사들은 원가에 미치지 않는 저수가 제도 아래서 부족한 진료비를 정부가 아닌 환자에게 받아내는 역할을 했다"면서 "정부가 해야 할 악역을 의사가 대신한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이같은 이유로 환자들의 비난과 원성을 정부가 아닌 의사들이 들었고, 존경과 신뢰도 무너져내렸다"면서 "이마저도 모자라 현재 정부는 영리법인 허용, 원격의료 확대 등 의료체계의 근간을 뒤흔드는 법안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보건복지부차관은 올해 국정감사에서 '대체조제 활성화'를 토대로 결국 '성분명 처방'으로 가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고, 최근 복지부에서 '싼약 바꿔치기시 건보재정으로 약국에 인센티브제도를 실시'한 점을 전하면서, "언제까지 잘못된 제도를 지켜봐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노 회장은 "이들 법안은 모두 의사로서의 양심을 외면하는 제도"라면서, "36년간 잘못된 제도들에 대한 근본적이고, 강력한 대정부 투쟁을 시작해야 한다"면서 "시작은 원격의료, 영리병원 저지지만, 투쟁의 끝은 건보제도, 의료악법, 의약분업을 바로잡는 개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잘못된 제도를 시행한 잘못은 정부지만, 의사도 그간 묵인하며 방치해온 잘못에 대한 책임이 있다"며 "2000년 의약분업 대정부 투쟁을 이제 마무리할 때가 됐다"고 투쟁의지를 다졌다.

끝으로 "관치의료를 이번 기회에 없애고, 후배들이 환자로부터 존중을 받는 의사, 배운대로 양심에 따라 치료하는 의사가 될 수 있도록 투쟁하자"고 독려했다.




"어설프게 하면 망한다, 죽기살기로 하자"

이날 참석한 변영우 대의원회 의장은 "2000년 투쟁 후 14년간 지리한 대정부 투쟁이 계속됐음에도, 의료환경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의사들은 더욱 영세해졌다"면서 "그간의 투쟁에 대한 자성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변 의장은 "더 문제는 박근혜 정부, 특히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재정부 등 다양한 부처에서 전문가 집단인 의사를 코딱지만도 못한 존재로 취급하며 조롱한다"면서 "이를 회원들이 인지하고, 투쟁을 '죽기 살기'로 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원격의료, 영리병원 정책은 준비가 안 돼 실패한 의약분업처럼 또다시 중소병원과 일차의료체계를 몰락시키는 정책이 될 것"이라며 "시민단체, 보건의료단체, 야당정치인들이 지원해주는 이번 싸움은 승산이 있다. 반드시 성공하자"고 밝혔다.

송형곤 의협 상근부회장은 그간 정부가 '미래 먹거리'를 명분으로 원격의료, 영리법인을 추진하는 과정들을 발표했다.

송 부회장은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이 어떤 의료계의 의견 조율도 없이 이뤄지도 있다"면서 "보건복지부 장관이 원격의료, 영리병원을 찬성하는 문형표 후보자로 임명되면서 문제가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했다.

이어 "원격의료로 대형병원 쏠림 가속화가 되면 중증질환자를 보고, 연구를 중점적으로 하는 대형병원들이 만성질환자 원격진료에 치중할 것"이라며 "여기에다가 영리법인까지 허용되면 저소득층 진료기피, 의료사각지대 발생 등 대혼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이번 투쟁은 건보제도를 비롯 의료 악법 타파 기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도의사회, 개원의, 병원의사, 전공의, 여의사들도 '지지' 약속

한편 의사 각 직종들도 이번 투쟁에 힘을 모으겠다고 약속했다. 앞으로의 제도들이 젊은 의사들에게 악영향을 우려해서인지, 전공의들도 의사들과 뜻을 같이했다.

황인방 전국광역시도의사협의회 회장은 "정부의 우이독경식 정책이 계속되고 있다"며 "일방적인 관치의료에 국민건강을 맡기면 안된다. 국민을 위한 투쟁을 하자"고 밝혔다.

김일중 대한개원의협의회 회장은 "15일 궐기대회는 의사생활을 계속 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자리"라며 "최후의 보루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현재의 관치의료, 고질적인 저수가제도를 모두 고치려면 의사들이 이제는 단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원표 대한개원내과의사회장, 노재성 대한병원의사협의회 총무이사 등도 이날 참석, "기본적인 상식마저 없는 정책을 진행 중"이라며 "의료 전문가인 의사들이 의료체계 대혼란을 막아야 한다"고 동참 의지를 밝혔다.



장성인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도 "정부의 소통방식과 의료를 도구로 보는 태도를 바꿔야 할 때"라면서 "오늘을 기점으로 패배의식을 버리고 의료 미래를 위해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필자 한국여자의사회 부회장도 "국민 건강권을 위해 의료제도 바로세우기 궐기대회에 전폭적으로 지지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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