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통, STEMI 전조인가 다른 급성질환 신호인가

심혈관질환은 전 세계적으로 높은 유병률 및 사망률을 보이고 있고, 적절한 관리의 필요성에 대한 컨센서스가 이뤄져 있다. '심혈관질환'이라는 단어가 다양한 질환들을 아우르는 표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적절한 관리'에서 진단의 비중은 결코 적지 않다. 급성 심혈관질환에서는 정확한 진단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된다.

이에 유럽 급성심혈관관리협회(ACCA)는 최근 유럽심장학회(ESC)와 함께 'ACCA 임상의사결정 도구(Clinical Desicion-Making Toolkit)'를 발표했다.

ACCA는 "최근 수년간 급성 심혈관관리 전략은 복잡해졌고 이로 인해 모든 전문가들이 진단, 위험도 분류, 치료전략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급성 심혈관질환 환자에 대한 최적의 관리전략 수립을 위해서는 심혈관에 대한 해부학적·외과적 이해도가 있어야 하고, 주요 임상수련, 다양한 진단·치료기술에 대한 숙련도 등이 필요하다"고 전제했다.

문제는 급성 심혈관 환자들의 대부분이 비전문가에 의해 의료기관으로 이송된다는 점이다. 급성기 환자들은 제한된 정보로 짧은 시간 안에 중요한 의사결정을 해야 하지만 올바르게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ACCA는 "임상결정 도구가 최초로 환자를 접하는 비전문가부터 수련의, 응급실에서도 효율적인 환자진단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단, 이번 의사결정 도구가 환자들의 최적 치료전략을 위한 교과서나 가이드라인 등을 대체할 수 없다는 단서를 달았다.

40세 초과·심혈관질환 병력자 등은 고위험군
▶흉통 최초 신고시 위험도 분류=흉통은 급성 심혈관 사건에 대한 주요 증상 중 하나로, 임상의사결정 도구에서는 최초 신고 후 환자의 위험도를 평가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우선 흉통 발생을 신고했을 때는 크게 생명유지 관련 위험도(vital risk), 심혈관 위험도 및 환자 상태, 흉통, 심근 허혈 통증을 평가해 위험도를 구분하도록 했다.

저위험군은 생명유지 관련 위험도에서 의식, 호흡, 심율동이 정상이고, 심혈관질환 병력 및 위험요소가 없는 40세 미만으로 구분했다. 또 흉통이 자세나 심계항진, 움직임 등에 의해 발생하거나 일정치 않은 강도로 1분 미만으로 지속되고, 고체온증이 동반될 경우도 저위험군으로 분류했다. 양옆과 복부에 방사선 조사를 받았고, 자율신경계증상이 없을 때도 위험도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반면 △생명유지 관련 위험도에서 심폐발작, 실신, 의식의 소실, 신경학적 결핍, 호흡곤란, 구토나 오심, 부정맥이나 서맥이 있을 경우 △40세 이상이면서 심근경색, 뇌졸중, 폐색전증 등 심혈관질환 병력이 있고, 흡연, 고혈압, 고콜레스테롤혈증, 당뇨병 등 위험요소가 있고, 만성 심혈관질환 치료를 받고 있는 경우 △흉골 뒤, 협착 병변, 턱·경부·팔 등에 방사선 조사를 받은 경우 △20분 이상 지속되는 상황에서 호흡곤란, 식은땀, 어지럼증, 오심이 동반될 때도 고위험군으로 관리하도록 했다.

필요한 경우 90분 내 PCI…증상발현 120분 안에 시행
▶심전도 통한 ST분절 평가 강조=처음의 분류 기준이 비전문가 또는 응급요원들을 대상으로 했다면, 의료기관에서 평가해야 할 내용들은 조금 다르다. 의료기관 및 전문가들은 혈류역동학·호흡기·신경학적 평가,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S)에 대한 가능성, ST분절상승 심근경색(STEMI)·비ST분절상승 급성관상동맥증후군(NSTEACS)·불명확한 진단, 재관류술 여부 및 흉통 관련 처치의 시간 평가 등을 통해 위험도를 구분하도록 했다.

우선 저위험군은 의식이 있고, 행동장애가 없으며 심율동, 혈압, 호흡, 혈중산소포화도가 정상이고 맥박의 손실이 없을 때, 심혈관 위험이나 특이 증상이 없고 심전도가 정상일 경우, 통증 발생 6시간이 지났을 때 부정적인 트로포닌(bedside troponin)이 나타날 때 등에서 위험도가 높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STEMI와 연관성이 없는 ST분절 이상, 증상발현 12시간 초과일 경우 재관류가 필요없고 증상이 없으며 ST 분절이 없을 경우도 저위험군으로 한다.

이와 비교해 심폐발작, 저혈압, 서맥, 쇼크가 있거나 호흡곤란, 저산소혈증, 폐수포음(lung rales, Killip class 2 초과), 심전도 검사결과 ST분절 이상이 있을 경우는 고위험군으로 분류한다.

심근허혈과 관련된 증상, 심전도 변화 등 ACS에 대한 가능성이 있고, 심전도 검사결과 STEMI 또는 ST분절 하강일 경우도 고위험군으로 보도록 했다. 심전도 검사결과가 정상이라도 명확하게 진단되지 않을 경우 12리드 심전도를 다시 한 번 평가하도록 했다.

재관류술 확인에서도 120분 미만(최적 90분 미만)으로 지연됐을 경우 또는 증상발현 120분 미만일 때는 60분 이내에 1차 경피적관상동맥중재술(PCI)이 필요할 경우 고위험군으로 분류했다. 단, 시행할 때는 연령과 병변의 위치를 고려할 것을 당부했다.

시간에 대한 평가는 통증 발현, 최초 연락, 최초 의료기관 도착, 심전도, 풍선확장술 시행이나 정맥혈전용해제 투여로 분류해 기록하도록 했다.

상황별 알고리듬 통해 쉽게 적용
이번 임상결정 도구에서 강조하고 있는 점은 '쉬운 적용'이다. 이에 흉통 발현 후 평가에 대한 내용을 상황에 따른 알고리듬으로 제시하고 있다.

최초 신고 후 적용하는 알고리듬에서는 우선 생명유지 관련 위험도를 평가해 이에 이상이 있을 경우는 응급이송 및 구명활동, 응급실에서 심전도, 재관류술에의 결정, 항혈전제 요법, 즉각적인 시술 등의 추가적인 처치를 시행하도록 했다. 생명유지 관련 위험도가 없을 경우에는 급성 심질환여부 확인 후 급성관상동맥증후군에 대한 위험도를 나누도록 했다.

최초 신고 후 구급차·응급실에서의 알고리듬에서는 혈류역동학, 호흡기, 신경학적 문제 여부 평가부터 시작하도록 하고 있다.

우선 구급차에서는 심전도를 통한 ACS 확인과 함께 ST분절상승 또는 비ST분절상승인 상태에서 ECG 변화나 통증이 지속되는 고위험군과, 급성관상동맥증후군이 의심되거나 진단이 명확하지 않은 저위험군으로 구분하고 이에 대한 처치를 시행하도록 했다.

저위험군에 대해서는 급성 심혈관질환이나 비심혈관질환의 유무를 평가하도록 했다. 비심혈관질환으로는 폐혈증, 급성 호흡기질환, 위장관질환 등을 대표적으로 제시했고, 급성 심혈관질환으로는 급성 대동맥증후군, 폐색전증, 급성 심부전, 급성 심낭염 등을 꼽았다.

응급실 알고리듬에서는 STEMI, NSTEACS 동반 지속적 통증, 혈류역동학적 이상이 있을 경우에는 심혈관센터(cath-lab)에서 추가적인 검사를 통해 STEMI를 확진하던가, 심전도 검사, 신기능평가, 영상의학검사, CT, 관상동맥 조영술 등을 통해 STEMI 외 NSTEACS, 급성 대동맥증후군, 급성 폐색전증, 급성 심낭염, 급성 심부전, 급성 협착증, 급성 위식도 질환, 급성 폐-늑막질환 등 여부를 평가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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