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C형간염 가이드라인, 유전자형별 치료 알고리듬 제시
2. 만성 C형간염, ALT 수치가 치료 기준 되면 안된다


C형간염 바이러스는 우리나라 급만성 간질환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간경변증 및 간암을 발생시킬 수 있고 이로 인한 사망을 초래할 수 있다. 현재 C형간염은 질환이 너무 진행하기 전에 6~12개월 항바이러스 치료를 하면 완치율이 60%나 되고, 최근 새로운 항바이러스 치료제가 개발되면서 그 치료 성적은 빠르게 향상되고 있다.

그러나 일반 국민들뿐 아니라 의료인에서도 C형간염에 대한 인식도가 낮아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있다. 이에 대한간학회는 지난 10년간 축적된 많은 연구 결과를 분석하고 정리해 C형간염 진료 가이드라인을 개정, 최근 열린 추계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 개정판의 가장 큰 특징은 유전자형별 각각 치료 경험 유무에 따라 치료 전략과 알고리듬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유전자 1·4형 48주 투여

치료 경험이 없는 유전자형 1, 4형 만성 C형간염 환자에서는 페그인터페론 알파와 리바비린 병용 48주 투여가 표준 치료로 권고된다. 페그인터페론 알파-2a는 체중에 관계 없이 180㎍을 주 1회 피하주사하고, 리바비린은 75㎏ 이하면 1000㎎, 75㎏을 초과하면 1200㎎을 매일 경구 투여한다.

페그인터페론 알파-2b는 1.5㎍/㎏로 주 1회 피하주사하고, 리바비린은 체중이 65㎏ 미만은 800㎎, 65~85㎏은 1000㎎, 85~105㎏은 1200㎎, 105㎏을 초과하면 1400㎎을 투여한다.

이는 마국간학회(AASLD) 권고사항과 동일하며, 유럽간학회(EASL)와는 권고되는 리바비린 용량에서 약간 차이가 있다. EASL은 유전자형 1형과 4~6형에서 체중기반 용량으로 15㎎/㎏을 권고하고 있다.


2·3형 환자는 24주 투여

치료 경험이 없는 유전자형 2, 3형 환자에서는 페그인터페론 알파와 리바비린 24주 투여를 표준 치료로 한다. 페그인터페론 알파-2a와 2b의 용량은 1, 4형과 동일하지만 리바비린은 체중에 관계 없이 고정용량으로 매일 800㎎ 투여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 역시 AASLD와 권고수준에서만 차이가 있을 뿐 내용은 동일한 반면 EASL과는 리바비린 용량에서 차이가 있다.

EASL은 기본적으로 리바비린 매일 800㎎ 고정용량 요법을 권고하는 한편 체질량지수(BMI)가 25㎏/㎡ 이상이거나 치료 전 인슐린 저항성, 대사증후군, 심한 섬유화, 간경변증, 고령 등 낮은 반응이 예상되는 요인이 있는 환자에서는 15㎎/㎏ 체중기반 용량 요법을 사용토록 했다.

이에 대해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체중에 따라 리바비린 용량을 다르게 결정하는 것이 고정된 용량을 투여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이라는 증거는 부족하다"며 페그인터페론 알파 종류에 관계없이 고정된 용량을 매일 투여하도록 권고했다.

그러나 리바비린 800㎎ 고정용량은 서양인 체구에 맞춘 것으로 서양인보다 체중이 평균 10㎏ 정도 적은 우리나라 사람에게도 적합한지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리바비린 용량에 대한 추가 연구는 유전자형 6형 환자에서도 필요하다. 개정판에서는 이전 가이드라인에서는 근거 부족으로 포함되지 못했던 6형 환자에 대한 항목을 추가했다.

권고에 따르면 치료 경험이 없는 6형 환자에서는 페그인터페론 알파와 리바비린 24주 치료가 권고되며, 페그인터페론 알파-2a는 체중에 관계없이 180㎍을, 페그인터페론 알파-2b는 1.5㎍/㎏을 주1회 피하주사, 리바비린은 유전자형 1, 4형 환자와 같은 체중기반 용량을 경구 투여할 수 있다. 하지만 리바비린 용량에 대한 근거는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개정위원회에서 유전자형 2, 3, 6형 만성 C형간염과 급성 C형간염 치료 부분의 책임을 맡은 연세의대 이정일 교수는 "현재까지 발표된 6형 환자에 대한 무작위 대조군 연구는 총 3건인데 모두 체중기반 용량으로 사용했다"면서 "고정용량과 체중기반 용량을 비교한 연구는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ASLD 권고 내용은 없고, EASL에서는 우리나라처럼 유전자형 1, 4형과 같은 체중기반 용량 투여 전략을 취하고 있다.


급성 환자, 인터페론 단독 치료

급성 C형간염에서도 항바이러스 치료가 고려되지만 자연 관해의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만성 C형간염과는 다른 치료 전략이 필요하다.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치료 시작 시점을 급성 간염 진단 후 8~12주 연기할 수 있다고 권고했다.

치료제로는 인터페론 알파 또는 페그인터페론 알파 단독요법이, 치료 기간은 24주가 권고됐다. 인터페론 알파나 페그인터페론 알파 단독으로 24주간 치료했을 때 완전바이러스반응(SVR)률은 80~98% 가량으로 높은데다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에선 리바비린을 추가했을 때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급성 C형간염의 적절한 치료기간에 대한 연구는 아직 부족하기 때문에 AASLD는 12~24주, EASL은 24주 치료를 권고하는 등 다소 차이를 보인다. 연구 결과를 보면 12주 치료와 24주 치료 간 통계적으로 유의한 SVR률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아직까지 근거는 24주 치료가 더 많으며 가장 최근 연구에서도 24주 치료 효과를 평가하고 있다.

가이드라인에서도 "급성 C형간염의 치료 성적이 좋음을 보고한 여러 연구에서 치료 기간이 24주였기 때문에 추후 24주 치료에 반하는 더 확실한 증거가 제시될 때까지 치료 기간은 24주를 권장한다"고 설명했다.

급성 C형간염은 만성 C형간염의 급성 악화와 감별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는데 가이드라인에서는 "이 경우 만성 C형간염에 준한 치료를 할 수 있다"고 했다. 구분을 할 수 없을 때 우선 병용요법을 사용하고, 추후 급성 간염으로 확인되면 단독요법으로 전환하는 전략이다.


특수상황 치료 근거 대거 추가

개정 가이드라인에서는 특수 상황에서의 항바이러스 치료에 대한 근거가 대거 추가돼 더욱 명확하고 다양한 권고안이 제시됐다.

B형과 C형간염의 중복 감염 환자에서는 이전까지 확정된 치료 전략은 없었으나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어떤 바이러스가 간질환의 원인이 되는지를 확인한 후 단독 감염과 동일한 기준에 의해 치료를 권고했다. 또 C형간염 치료 중 또는 후에 B형간염바이러스(HBV)의 유의한 증식이 확인되면 HBV에 대한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투여를 고려하도록 했다.

또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자는 모두 HCV 항체 검사를 받도록 하고, 항체가 양성이거나 또는 음성이지만 원인 불명의 간질환이 있을 땐 HCV 감염 확인을 위해 HCV RNA 검사를 시행토록 했다. HIV와 HCV 중복 감염이 확인되면 HCV 단독 감염자에서 사용되는 용량과 동일한 페그인터페론 알파와 HCV 유전자형에 관계 없이 체중에 따라 조절된 리바비린 병용요법으로 48주간 시행한다.

만성 콩팥병 환자에서는 콩팥기능 장애 정도에 따라 용량 조절이 필요해 주의해야 한다. 이전 가이드라인에서는 HCV 치료 필요성이 높은 경우 인터페론만으로 치료할 수 있고, 신부전 환자에서 리바비린 치료를 시행해서는 안된다고만 했지만 개정판에서는 구체적인 용량을 명시했다.

먼저 혈액 투석을 요하지 않는 중한 콩팥기능 장애가 있는 만성 C형간염 환자에서는 부작용을 면질하게 관찰하면서 감량된 페그인터페론 알파(2a는 135㎍/wk, 2b는 1㎍/㎏/wk)와 리바비린(200~800㎎/d) 병용요법을 할 수 있는데, 하루 1회 투여보다는 하루 2회로 나눠 소량에서 점차 증량해가는 방법을 권고했다. 반면 투석 중인 만성 C형간염 환자에서는 인터페론 알파(2a 또는 2b 300만 unit 주3회) 또는 감량된 페그인터페론 알파(2a는 135㎍/wk, 2b는 1㎍/㎏/wk) 단독으로 치료하도록 하고, 리바비린 병용은 권장되지 않았다.

정맥주사 약물남용자에서는 정신과적인 상담과 약물 남용, 사회적 환경 개선에 관해 다른 전문가들과 협동치료하는 것이 항바이러스 치료의 순응도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면역억제제나 항암화학요법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군은 자료가 부족해 가이드라인에서 포함되지 않았는데 향후 직접작용형약물(DAA)이 보급되면 이에 관련한 내용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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