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수치라도 조직 섬유화 보이면 적극 치료해야

1. C형간염 가이드라인, 유전자형별 치료 알고리듬 제시
2. 만성 C형간염, ALT 수치가 치료 기준 되면 안된다

2004년 가이드라인과 비교했을 때 최근 발표된 만성 C형간염 가이드라인의 치료 목표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치료 대상에서는 많은 변화가 포착됐다. 이전 가이드라인에서는 정상 ALT를 가진 C형간염바이러스(HCV) 감염자를 치료 개별화 환자군으로 분류하고, 조직검사상 간질환의 중증도에 따라 치료를 결정하도록 권고했다.

반면 개정판에서는 이 내용이 삭제되고 본문을 통해 "정상 ALT군일지라도 조직학적으로 진행된 섬유화를 보이면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했다.

6개월에 걸쳐 적어도 1개월 간격으로 2~3회 시행한 ALT 값이 40IU/mL 이하인 경우를 지속 정상 ALT군으로 정의했을 때, 이 환자군은 대체로 조직학적으로 경미한 섬유화 소견을 보인다. 그러나 지속 정상 ALT를 보이는 환자의 5~30%는 진행된 섬유화 소견을 보이고 간경변증이 동반된 경우도 있다.

가이드라인에서는 "정상 ALT군 내에서도 ALT 값이 23IU/mL 이상일 때 그 미만인 사람보다 간질환 진행 위험도가 더 높았다"면서 "정상 ALT 값의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럽간학회(EASL)는 우리나라와 유사하게 권고하고 있으며, 미국간학회(AASLD)는 정상 ALT군을 스페셜 그룹으로 분류하되 ALT 값에 관계없이 간질환의 중증도에 따라 치료 여부를 결정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또 정상 ALT 수치를 보이더라도 HCV에 감염된 사람은 ALT 수치가 상승된 사람과 똑같은 치료법을 적용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개정위원회에서는 ALT 수치 자체를 치료 기준으로 삼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고령자도 개별적으로 치료 여부 결정

개정판에서는 본문을 통해 65~70세 이상 고령자 치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고령자에서는 치료 반응보다 비용 대비 효과가 있는지 여부가 문제다. 최근 평균 수명이 늘면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간도 늘었지만 어느 연령대까지 치료하는 것이 효과적인지에 대한 근거는 없기 때문이다. 대체적으로 70~80세 이상이면 비용 대비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고령자라도 건강한 사람에서는 효과적일 수 있어 개별화 전략이 필요하다.

가이드라인에서는 "65~70세 이상 고령자는 진행된 간질환은 보이는 경우가 흔해 치료의 필요성이 높으나 치료 부작용이 더 흔해 완전바이러스반응(SVR)률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그러나 고령자에서도 C형간염 치료가 간암 발생을 낮추고 생존율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60~65세 이상 고령자에서 특히 유전자형 2형일 때 SVR률이 50대와 비슷하다는 연구들이 있지만 70세 이상 치료에 대한 자료는 거의 없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치료 여부 결정은 일반적인 원칙을 따르도록 했다.


SVR 후 모니터링은 환자 상태따라

치료 전략과 더불어 임상 현장에서 가장 고민되는 부분은 SVR 도달 후 언제까지, 얼마나 자주 환자를 모니터링해야 하는가다. 실제로 학술대회날 플로어에서도 이와 관련해 질문이 쏟아졌다.

개정된 가이드라인에서는 SVR에 도달했을 때 추적 검사에서 혈중 HCV RNA가 지속적으로 검출되지 않으면 완치가 유지되는 것으로 보고, 치료 전에 진행된 간 섬유화가 있는 경우 만성 간염에 준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권고하고 있다. SVR에 도달하지 못한 경우에도 만성간염에 준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그러나 구체적인 기간이 명시돼 있지 않고, 섬유화가 경미한 환자에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명확하지 않아 혼란이 있을 수 있다.

현재 AASLD에서는 HCV 관련 간경변증이 있는 환자는 SVR 도달 후 유전자형에 관계 없이 6~12개월 간격으로 간세포암(HCC) 발생 여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EASL 가이드라인은 간경변증 여부에 따라 2가지 권고안을 제시하고 있다. 간경변증이 없으면서 SVR에 도달한 환자는 치료 후 48주, 96주째 반드시 ALT가 정상이고 HCV RNA가 음성인지 재검사를 해야 한다. 반면 SVR에 도달했지만 간경변증이 있는 환자는 알파페토프로테인(AFP)과 초음파 검사를 통해 매 1~2년마다 식도정맥류, 6개월마다 HCC 발생 여부를 추적 관찰하도록 하고 있다.

개정위원회 정숙향 위원장(서울의대 교수)은 "섬유화가 경미한 환자에서의 암 발생률은 낮게 보고되고 모니터링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다"면서 "의사가 개별 환자와의 관계 속에서 모니터링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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