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웨이 10년째 박스오피스 1위
무대전환 54번·의상 540벌 등
블록버스터급 무대스케일 ‘황홀’
옥주현·박혜나 등 화려한 캐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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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진료로 스트레스를 받은 의사들을 위해 마련한 작은 휴식 공간입니다. 이곳에서는 앞으로 뮤지컬, 영화, 신간, 오락물을 자유롭게 소개할 예정입니다. 많은 기대 바랍니다.

뮤지컬 ‘위키드’ 한국어 초연
브로드웨이에서 2003년 초연 이후 10년째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는 뮤지컬 위키드가 드디어 지난 11월 22일 한국어 초연으로 샤롯데씨어터에서 개막했다. 10년이 지난 지금도 브로드웨이에서 표를 구하기 어려운 작품 중 하나이고 작년에 호주팀 내한으로도 매진기록을 세운 당대 최고의 작품이다.

이 작품의 매력은 먼저 흥미로운 이야기에 있다. 유명한 프랭크바움의 동화 오즈의 마법사를 원작으로 하였지만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동화의 이전 이야기를 모티브로 우리의 상식을 백팔십도 바꾸어 현대인의 허영심을 기발한 방식으로 비판한다. 동화 속 오즈의 마법사는 무책임하고 권력에 눈이 먼 통치자로 착한 금발 마녀는 허영심 가득한 외모지상주의자로 그려지고, 특히 우리가 나쁘게만 알았던 초록마녀는 초록피부로 가족과 친구들에게 상처받지만 남을 돕는 착한 의지로 본인의 자아와 사랑을 찾는 독특한 캐릭터로 그려진다.

위키드의 마법은 이야기에만 있지 않다. 1400만 달러를 들인 무대 스케일이 그 중 하나이다. 54번에 걸친 무대전환과 장치는 마법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만큼 대극장 뮤지컬의 진수를 보여준다. 이번 한국 초연에서는 장기 공연이 계획되어 전체 무대를 감싸는 타임드래곤이 크게 디자인되어 볼거리를 제공하고, 호주투어팀 당시 공연기간 문제로 없앴던 무대 하부를 사용한 장치들도 오리지널과 같이 되살렸다. 또한 주인공 초록마녀 엘파바의 250겹 드레스로도 유명한 총 540벌의 화려한 의상은 동화 속에 있는 착각을 주기에 충분하다.

전 세계적으로 3천만 관객을 매료시킨 것은 이러한 이야기 구조나 웅장한 무대뿐만이 아니다. 바로 파워풀하면서도 아름다운 넘버들이다. 더블플래티넘을 기록하고 그래미상을 수상한 중독성 강한 넘버들은 극의 매력을 한층 더한다. 1막 마지막을 장식하는 엘파바의 ‘Defying gravity(중력을 넘어)’는 주인공의 파워풀한 고음과 웅장한 오케스트라 그리고 무대장치와 합창이 더해지면서 잊을 수 없는 전율을 선사한다. 이외에도 팝적인 요소가 강한 파퓰러, 에머럴드 시티 등은 멋진 안무와 곁들여져 보고 듣는 재미를 선사한다.

최고작품의 한국어 초연이다 보니 배우진도 무척 화려하다. 이미 한국 뮤지컬계에서 톱여자배우로 자리를 굳힌 옥주현과 7개월간 이루어진 오디션을 통해 혜성같이 등장한 실력파 배우 박혜나가 엄청나 고음과 성량을 보여주어야 하는 초록마녀 엘파바로 나선다. 푼수이면서도 허영심 가득하지만 너무나 사랑스러운 금발마녀 글린다는 뮤지컬 배우 정선아와 김보경이 캐스팅되었다. 특히 한국인이 표현하기 어렵다고 보았던 글린다 역을 너무나 사랑스럽게 보여준 배우 김보경의 발견이 눈에 띈다. 또한 이 두 마녀 사이에서 남성적인 매력을 발산하는 피에로 역은 가수 출신 이지훈과 레미제라블의 신예 조상웅이 출연한다.

가족단위나 연인, 동료, 남녀노소 모두 보기에 좋은 위키드는 11월부터 오픈런으로 샤롯데 극장에서 공연된다. 전체 무대장치가 중요한 만큼 1층 중간열이나 2층 앞열을 추천한다. 사전 지식없이 관람해도 무관하지만 오즈의 마법사 줄거리와 캐릭터를 알고 가면 몇몇 장면에서 더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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