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늘고 진료비도 껑충

최근 중국발 미세먼지로 호흡기계 질환에 대한 우려가 극심한 가운데, 미세먼지 농도가 증가할수록 '심혈관질환' 발병률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구에 따르면 미세먼지가 높을수록 심혈관계 질환의 환자 수가 증가할 뿐만 아니라 입원 및 외래 진료비도 상승했다.



5일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코호트DB)를 활용한 시범연구 결과발표 심포지엄에서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안소은 연구위원은 '대기오염의 급만성 건강영향평가'연구를 통해 이같은 인과관계를 밝혔다.

대기오염으로 인해 매년 330만명이 사망하고 세계보건기구에서는 건강에 가장 위험한 요소로 분류해놓고 있다. 하지만 국내 연구에서는 코호트자료를 이용한 대기오염의 만성건강영향에 대한 연구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안 연구위원은 건보공단의 대규모 코호트DB를 통해 이번 연구를 시행, 대기오염으로 인한 급성 및 만성 건강영향을 정량적으로 평가했으며 의료비용도 산정했다.

연구를 위해 건강보험 청구자료 원본에서 '에피소드(질환 발생부터 종료까지)'단위로 가공했으며, 이후 주·부상병, 데이터 코딩 에러 등을 정리하고 수진자 지역 및 나이 오류, 진료형태 변수 등을 수정했다.

분석 범위는 서울시였고, 지난 2003년~2010년까지 8년간의 자료를 사용했다. 또한 대기오염의 노출정도를 구분해 단기노출과 장기노출을 나눴고, 심혈관계 입원 및 외래를 알아봤다.

빅데이터 분석 결과, 미세먼지, 이산화황, 일산화탄소 등 대기오염물질이 증가할수록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도도 늘어났다.

대기오염물질 중 미세먼지가 1마이크로미터 증가시 심혈관계로 입원하는 위험도가 1.26% 증가했고, 외래 방문 비율은 1.06% 증가했다.

이산화황 역시 단위농도가 증가할때마다 심혈관질환 입원률이 4.29%, 외래는 0.23%씩 높아졌다. 일산화탄소를 장기간 접촉할 때에도 단위농도당 입원 위험도는 5.37%, 외래는 6.57% 늘어났다.

뿐만 아니라 이산화황과 이산화질소, 일산화탄소 등의 단위농도가 증가할수록 심혈관질환 입원환자의 응급재입원률이 각각 16.63%, 10.21%, 4.36% 올라갔다.



이어 안 연구위원 연구팀은 '미세먼지로 인한 의료비용'도 산출했다.

미세먼지의 경우 2002~2010년 동안 농도가 줄어들기도, 늘어나기도 했는데, 농도에 따라 심혈관계 질환의 유병률도 비례했다.

실제 2006년은 미세먼지의 농도가 전년대비 1.5㎛ 증가했는데, 심혈관계 입원 직접의료비용 역시 21억6800만원(총의료비 대비 2%) 많아졌다.

반면 2008년은 전년대비 미세먼지 농도가 6.15㎛ 감소했는데, 이에 따라 입원 직접의료비용도 2007년에 비해 175억5900만원(총의료비 대비 7%) 줄었다.

외래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전년대비 미세먼지 농도가 증가한 2006년에는 심혈관계 외래 직접의료비용이 8억1100만원(2%) 올랐고, 전년대비 농도가 줄어든 2008년에는 덩달아 46억7600만원(10%) 떨어졌다.

이처럼 미세먼지의 단위 농도가 높아짐에 따라 입원비의 경우 1~11% 증가시켰고, 외래 진료비는 2~14% 이상 높였다.

안 연구위원은 "최근 미세먼지로 호흡기계 질환에 대한 경각심이 고조되고 있는데, 이번 빅데이터 자료 분석 결과 '심혈관 질환'도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미세먼지나 일산화탄소의 장기노출의 건강위험도는 통계적으로도 유의했다"고 말했다.

앞으로 이같은 연구 결과를 토대로 "국민건강을 고려한 대기질 기준을 설정하고, 환경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면서 "환경정책은 물론 보건의료정책에도 대기오염 건강영향의 의료비용산정이 관련 평가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표본수에 있어서 아쉬움을 나타냈다. 안 연구위원은 "100만건이 넘는 자료를 받았지만, 이를 상병별로 쪼개다보니 큰 자료가 아니었다"면서 "건보공단에서 추가적인 자료를 더 공개해주면 더 좋은 연구가 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계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바로 비급여 항목이 빠진 것.

좌장을 맡은 서울대 보건대학원 양봉민 교수는 "비급여항목이 진료비의 40%를 차지하는 데 이를 고려하지 않은 연구였다"면서 "비급여가 엄청 많기 때문에 이를 포함시킨다면 결과가 확연히 달라질 가능성도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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