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태블릿PC 설치와 건강포털 해빛 등으로 헬스케어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던 코오롱베니트 임원진이 대폭 물갈이됐다. 전통적인 SI업체에서 그룹의 지원을 등에 업고 뛰어든 헬스케어 사업 부진이 그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달 28일 코오롱그룹 임원인사에서 코오롱베니트 신임 대표에 이호선 코오롱베니트 부사장이 2014년 1월1일자로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2003년 코오롱정보통신에 입사해 코오롱아이넷, 코오롱글로벌을 거쳐 지난해 코오롱베니트 부사장에 임명된 인물이다.

자연스럽게 2004년 11월 취임이후 만 9년간 회사를 이끌어 온 조영천 전 코오롱베니트 대표는 물러나게 됐다. 그외에도 임원들이 대폭 경질되면서 내부에서도 술렁이는 분위기다.

이는 코오롱이 병원에 태블릿PC 지급 사업을 철수하면서 예견된 일이었다. 지난해 5월 코오롱그룹은 IT서비스 전문기업 코오롱베니트의 헬스케어 독자브랜드 ‘havit(해빛)’을 출범하고, 온오프라인 통합 플랫폼 기반 헬스케어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주요 사업은 ‘종합병원 병상 태블릿PC’ 및 ‘헬스케어 포털사이트’ 등 2가지로 나눠져있다.

그러나 실적이 저조하자 올해 6월 태블릿PC 사업을 전격 철수했다. 당시에도 임원진 일부가 물러났고, 태블릿PC 외에 건강포털만 남겨두기로 했지만 이 마저도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는 없었다. 다수의 건강포털이 그래왔듯, 수익모델 제시에서 큰 벽을 만난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그룹 차원의 지지를 받고 심지어 최대 1000억원까지 지원받기로 할 정도로 헬스케어 사업을 크게 생각한 것으로 보이지만, 역시 헬스케어는 당장 성과가 나는 분야는 아니다”라며 “대폭 구조조정이 있은 뒤에 앞으로 해빛 사업도 불투명하다”고 귀띔했다.

업계에서도 안타까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어느 업체나 헬스케어 IT 분야의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논란이 있더라도 원격의료법이라도 허용되고 대기업이 들어와 새롭게 판이 짜여지는 상황에 목매달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코오롱이 가진 장점이 많다. 웨어러블 기기에 대한 투자와 관심이 떠오르면서 기존 코오롱이 가진 운동복, 등산복 등을 통해 헬스케어 사업에도 접목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구조조정의 후폭풍 속에서 무사히 정리되고 새로운 동력을 찾길 바란다”고 독려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