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결핵 진료지침 업데이트 공청회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가 새로운 결핵 진료지침 안을 내놓고 공청회를 진행했다. 이번 진료지침안은 2011년판을 업데이트 한 것으로 임상현장에서 더 원활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한데 초점을 맞췄다. 진료지침 위원장인 단국의대 박재석 교수(단국대병원)는이번 진료지침이 부분적인 개정안이라고 밝혔지만, 진단, 치료, 잠복결핵, 소아청소년 결핵, 그리고 환자관리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부분을 수정 보완했다. 추가적인 내용의 근거는 올해 발표된 세계보건기구(WHO)의 가이드라인과 2011년 진료지침 이후 발표된 주요 연구들이다.

- 진단

첫 번째 부분인 진단에서는 많은 변화들이 보였다. 그 중 가장 비중있게 추가된 내용은 재치료 등 다제내성 결핵의 가능성이 높은 환자에 대해 Xpert MTB/RIF 검사를 초기 진단검사로 제시한 부분이다.

진단부분의 세부 업데이트를 맡은 성균관의대 고원중 교수(삼성서울병원)는 "최근 WHO 가이드라인에서 Xpert MTB/RIF를 검사방법으로 제시하고 있다"며 진료지침에 포함된 배경을 밝혔다. WHO 가이드라인에서는 도말 및 배양검사와 함께 검사방법으로 제시하고 있고, 약제 감수성 검사에서도 신속내성검사로 활용하도록 했다.

단 고 교수는 "리팜핀 내성률이 낮은 환자의 경우 Xpert MTB/RIF의 양성 예측도가 낮기 때문에 다른 신속내성검사로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특히 2004년 통계에서 초치료에서 다제내성결핵은 2.7%였지만, 재치료에서는 14%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다제내성결핵 위험도가 높거나, 중증 결핵, HIV 관련 결핵 등 신속한 확인이 필요한 경우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 기존 미생물학적 진단은 분자유전학적 진단 방법의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검사실 진단으로 용어의 범위를 넓혔고, 기존 의심환자에 대해 3회 도말검사를 권장하던 부분은 최소 2회, 가능한 경우 3회로 횟수제한을 완화했다.

또 진단의 정확성을 높이고, 소요기간은 줄일 수 있도록 세부적인 부분도 개정했다. 도발검사와 배양검사를 함께 시행해 결핵균과 비결핵항산균(NTM)을 명확하게 구분하도록 했다. 여기에 결핵균 핵산증폭검사의 대상을 의심환자 중 도말검사 음성검사로 못박아 두던 부분을 의심 환자에게 1회 시행하는 것으로 바꿨다.

고 교수는 "도말검사가 양성이라도 NTM인 비율이 일부 조사에서 60%에 도달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항산균 배양검사를 고체배지와 액체배지로 동시에 시행할 것도 적극 권고했다. 고체배지로 배양검사를 하는 경우 4~8주까지 소요되지만, 액체배지로 검사하는 경우에는 2~4주로 진단까지의 기간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액체배지의 경우 NTM, 상재균 등에 의한 오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동시에 적용할 것을 권고했다.

약제감수성검사에서도 각각 3~4주, 5~10일로 현격한 차이를 보이지만, 고 교수는 "액체배지에 대한 약제감수성검사의 수가보전이 되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높다"며 현실적인 제한점을 지적했다.

- 치료

치료에서는 에탐부톨의 용량이 감소된 것이 눈에 띄는 변화다. 이번 진료지침에서 에탐부톨 처방용량은 기존 15~25mg/kg에서 15(15~20)mg/kg으로 감소됐다. 치료부분을 발표한 서울의대 임재준 교수(서울대병원)는 "에탐부톨은 혜택 대비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돼 이번 WHO 가이드라인에서 빠졌다"고 설명했다.

다제내성결핵의 치료에서도 WHO 가이드라인의 내용이 반영돼 수정됐다. 집중기 처방은 2차 항결핵제로 시행하고 피라진아미드, 퀴놀론 계열 약물, 주사제, 프로치온아미드, 시클로세린을 우선 적으로 사용하도록 했고, 파스(P-aminosalicylic acid)의 경우 시클로세린을 사용할 수 없을 때 적용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신부전 환자의 치료에서 결핵치료로 인한 부작용을 고려해 투약간격을 늘리거나 1일 투여량을 수정하도록 했고, HIV 결핵의 치료에서는 항레트로바이러스(ART) 치료시기를 결핵치료를 고려해 세분화해 제시했다.

HIV 결핵에서의 ART 치료시기 기준은 CD4 림프구의 수치로, CD4 림프구가 50 미만이면 결핵치료 2주 이내, 50이상이면서 임상적으로 중증일 경우는 2~4주 이내, 그 외의 경우는 2~4주 이후로 이루되 8~12주 이내에 시작하도록 했다.

- 잠복결핵

2011년 진료지침에서 핵심으로 제시됐던 잠복결핵 관리 부분도 가다듬어졌다. 기존 결핵발생 고위험군으로 분류한 환자군을 크게 결핵발병 위험군으로 묶고, 세부적으로 고위험군과 중등도 위험군으로 분류하도록 해 임상에서의 혼선을 줄였다.

잠복결핵 환자의 진단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기존 진료지침에서 투베르쿨린 검사(TST), 인터페론감마 분비검사(IGRA), 또는 TST+IGRA 세 가지 방법을 모두 권고했던 것에서 IGRA, TST+IGRA만 활용하도록 했다. 울산의대 심태선 교수는 "TST 단독검사의 경우 위음성률이 높기 때문에 이번 진료지침에서 배제했다"며, TST 검사결과가 양성이면 치료를 시행하고, 음성일 경우 IGRA를 시행해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단 잠복결핵이 아닌 일반 환자는 TST나 IGRA 단독검사도 활용할 수 있다.

치료에서는 잠복결핵으로 판명된 경우의 치료연령 기준을 35세 미만에서 35세 이하로 수정했고, 접촉감염 검진의 연령도 35세 미만에서 35세 이하로 바꿨다. 35세 초과인 경우에도 접촉의 강도에 따라서 검사를 고려할 수 있도록 했다.

두경부암 및 혈액암 환자도 중등도 위험군으로 새롭게 추가해 잠복결핵을 치료해야 하는 환자군으로 분류했고, 장기이식 환자의 결핵발병 위험도와 사망률에 대한 보고들을 고려해 이 환자군에 대한 잠복결핵 관리 내용을 추가했다. 한편 면역억제자라는 표현은 면역저하자로 수정했다.

- 소아결핵

소아결핵에서는 진단과 치료를 보조하기 위한 세부적인 설명들이 추가됐다. 이번 개정판에서는 소아 결핵 환자들은 대부분 가족, 부모 등으로부터 전파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주지하고 있다.

또 뚜렷한 원인 없이 2주 이상 기침이 지속되는 경우 결핵을 의심할 수 있지만, 우선 성인 활동성 결핵 환자와의 접촉력을 확인하고, 천식, 이물질 흡입, 위식도역류, 백일해, 습관성 등의 원인과 감별해 기침만으로 천식으로 진단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소아결핵 치료에서도 에탐부톨 용량이 감소됐다. 1차로 사용될 때 기존 최대량이 2500mg에서 1600mg로 감소됐고, 유지기 치료에서도 역할이 제한됐다.

소아 잠복결핵에 대해서는 치료시기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결핵을 조기에 관리하는 것도 관건이지만, 과도한 치료 역시 피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톨릭의대 김종현 교수는 "소아 환자에서는 판단하기가 쉽지 않고, BCG 주사가 TST 검사 결과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잘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TST 검사의 경우 15mm 이상일 때는 잠복결핵으로 판단하고 12~13mm일 때는 위양성의 가능성을 고려하도록 했다. 또 IGRA의 경우에도 2~5세에서는 민감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적용하지 말도록 했다.

한편 이번 공청회에서 수렴된 의견은 홈페이지에 게시되고, 홈페이지를 통해 2차 의견수렴과정을 거쳐 내년 3~4월에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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