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간학회는 가장 모범적으로 발전을 거듭해 양적으로 질적으로 성장해왔습니다. 이제는 하나의 청년으로서 역할을 해야 할 때입니다."

한국간연구회를 모태로 1994년 창립된 대한간학회가 곧 20돌을 맞이한다. 그동안 전체 회원 수 1400명에 정회원 600명이 넘는 규모로 확대됐고, 모범적인 학회로 상을 받기도 했다. 최근 열린 학회 정기총회에서 11대 이사장에 취임한 한광협 이사장(연세의대 교수·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은 "이제는 20년 역사에 걸맞는 학회로 발전해야할 때"라면서 지속적인 도약을 위한 방안으로 네 가지를 약속했다.

첫 번째 약속은 간담도 질환 관련 모든 분야의 전문가들이 유익하고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 일환으로 내년 6월 열리는 춘계학술대회는 대한간담췌외과학회와 대한간암학회 등 유관학회와 공동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한 이사장은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임으로써 회원들에게 좀 더 유익한 최신 정보를 제공하는 기회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이를 위해 미국과 유럽학회를 비롯한 여러 선진 학회를 벤치마킹해 바람직한 제도가 있으면 과감하게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두번째로 보다 문호를 개방해 젊은 후학자 양성에 힘쓸 계획이다. 젊은 회원들이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를 검토하고, 젊은 연구자상이나 해외논문상 등을 통해 연구를 더욱 장려할 예정이다.

국제화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간학회는 이미 국제학회로 발걸음을 내딛었지만 아직 해외 연구자들의 참여율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한 이사장은 명실상부한 국제학회로 성장할 수 있도록 더욱 알찬 내용으로 구성하고 홍보에도 힘쓰겠다고 했다.

해외 학회 참석 시 반드시 연제를 발표하도록 한 제도 덕을 톡톡히 봐 간질환 분야에서 한국의 지위는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다. 한 이사장은 "국제간학회지에 발표되는 논문 수도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면서 "전세계 여러 학회에서 한국의 위치가 강화되고 있는 만큼 아시아에서 좀 더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간학회지도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잡지로 발전될 수 있도록 내실화를 추진한다. 한 이사장은 그동안 많은 우수한 논문을 외국 학회지에만 내고 우리나라 간학회지를 잘 인용하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고 지적하며 "이 부분을 좀 더 세밀하게 검토해 개선하고 재정적 지원도 많이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교육과 홍보를 강조했다. 의사들에 대한 연수강좌를 내실화하고, 간의 날을 비롯한 대국민 교육 및 홍보에 힘쓰는 한편 국가 주요 관련 기관들의 정책 입안자나 인사들과의 정책적 교류를 통해 간질환 관련 제도가 개선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한 이사장은 "이번 정부에서 지원 결정한 4대 질환에 간은 포함되지 않았고 간 질환 문제의 심각성이 간과되는 부분이 있다"면서 "전 집행부에서 간질환백서와 가이드라인을 많이 제작했는데 임기 동안 이를 잘 보급하고 홍보해 많은 사람이 간 질환 문제를 알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보험제도에서 진료가이드라인을 잘못 이해해 적용되는 일이 없도록 정부와 충분히 협의해 합리적인 정책이 수립될 수 있게 적극적으로 의사개진을 하겠다고 했다.

한 이사장은 "조직은 구성원을 존중해야 한다"며 "임기 동안 회원 하나하나의 뜻을 가능하면 많이 경청하고 그 의견을 담아 학회를 발전시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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