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고재영 교수팀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고재영 교수팀이 최근 루게릭병 치료에 실마리를 줄 수 있는 연구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유전자변형 생쥐에 여성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을 투여한 결과 운동신경세포의 사멸이 효과적으로 억제되고 생존율 또한 높아진 것을 확인했다.

연구에서는 루게릭병에 걸린 유전자 변형 생쥐를 프로게스테론 투여 여부에 따라 두 그룹으로 나누고 로타로드(rota-rod)검사로 운동 능력 정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프로게스테론을 투여하지 않은 그룹은 정상 생쥐의 5% 정도의 운동 능력만 남아 있었지만, 프로게스테론을 투여한 생쥐는 정상 생쥐의 50% 정도의 운동 능력 보존 효과를 보였다. 또 생존기간도 약 10% 가량 더 길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프로게스테론이 체내 소기관의 세포 폐기물을 제거하는 자식작용(불필요한 세포를 스스로 잡아먹는 작용)을 촉진하면서, 루게릭병의 대표적 유전 발병인자인 *돌연변이 단백질 SOD1을 감소시켜 병의 진행을 억제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고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루게릭병의 진행을 억제하는 새로운 치료 매커니즘이 밝혀짐에 따라 루게릭병 환자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생존율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루게릭병과 마찬가지로 비정상 단백질의 축적을 특징으로 하는 퇴행성 신경질환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에서 외상성 뇌손상 환자를 대상으로 프로게스테론을 활용한 대규모 임상 실험(ProTECT III)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고 교수의 의견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한편 이번 연구 논문은 신경질환 전문 학회지인 '질병신경생물학(Neurobiology of Disease)' 최근호에 실렸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