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잿밥에만 관심 있다 비판

가톨릭 인천교구 관할인 인천가톨릭대학과 인천국제성모병원(건설본부장 이학노 몬시뇰)이 내년에 의학전문대학원을 설립한다고 밝혀 파장이 예상된다.

19일 인천국제성모병원 관계자는 내년 초 교육부로부터 의학전문대학원에 대한 설립 인가를 받아 2015학년도부터 학생을 모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인천 지역구 출신 국회의원들과 기관장을 비롯한 유지들과 인천가톨릭대학에 의전원을 설치하는 것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며 "현재 교육부 담당자와 접촉 중이고 많은 의견 진전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2015년부터 의전원과 의과대학을 병행할 수 없게 되므로 의과대학이 없는 대학이라고 해서 의전원을 설치하는 것 자체가 법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인천가톨릭대학은 1996년 3월 개교한 이래 신학대학과 조형예술대학의 단과대학과 대학원을 운영해 왔고, 지난해 간호대학을 신설했다.

내년 3월 개원 예정인 인천국제성모병원은 현재 90% 공정률을 끝내고 의사나 간호사 등 인력 채용도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다. 병원 관계자는 장수의학을 비롯한 전이암센터, 성체줄기세포연구와 각종 치료제 개발 등이 핵심 진료영역이 될 것이라 밝혔다.

목포대학교 등이 의전원을 설립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의전원을 만드는 것이 마치 유행처럼 번지고 있지만 이번 인천가톨릭대학의 발표는 다소 뜬금없다는 반응이 많다.

상황의 발단은 인천국제성모병원이 개원 이후를 장담하려면 의대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인다. 초기에는 인천광역시와 지역 국회의원 등과 연대해 의대를 신설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지만 의료계 저항이 너무 강해 의전원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이다.

의대설립 등의 얘기가 나오는 과정에서 표류 중인 서남대를 가톨릭인천교구 소속인 인천가톨릭대학이 인수한다는 얘기도 흘러나온 것으로 보인다.

의협, 잿밥에만 관심 있다 혹평

의료계 한 관계자는 "1000병상 규모의 병원을 운영하려면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 즉 의사와 간호사 인력이 핵심인데, 교육수련 병원이 되지 않으면 어렵다"라고 "인력 운영에 적잖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인천국제성모병원은 최근 보건복지부에 전공의 수련생을 요구했고, 복지부가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측 관계자는 "1000병상의 병원이 교육수련병원이 되지 못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내년 아시안게임의 허브병원 역할 등을 고려하면 복지부 결정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 때문에 인천가톨릭대의 의전원 설립 발표는 다분히 감정적인 부분이 섞여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인천가톨릭대학의 이번 발표에 대해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병원이 '잿밥에만 관심 있다'라는 날선 반응을 내놨다.

의협 관계자는 "학교 총장이 의대나 의전원을 만드는 것이 목표인 곳이 있을 정도로 상황이 왜곡돼 있다. 의전원이 만들어지면 세금 혜택이나 의사 인력 수급 등의 강점이 크기 때문인데 마구잡이로 의전원이 만들어 지면 결국 학생과 국민의 피해만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병원들이 조건만 되면 개별 단위로 의전원을 모두 만들겠다고 하면 의료계가 어떻게 되겠는가! 서남대나 관동대 사건을 보면서 반성해야 한다"며 "의전원에서는 학생을 가르칠 교수진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훌륭한 교수는 하루아침에 만들어 지지 않는다. 다른 대학에서 교수를 스카우트 해오면 부실의 연속이 될 뿐이다"라며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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