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톨릭의대 박수헌 교수(여의도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건강보험공단 통계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1명은 관절염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국민건강통계자료 기준으로 연령별 골관절염 유병률은 남자 50대에서 1.8%, 60대에서 8.1%, 70대에서 10.9%였고, 여자는 50대 9.5%, 60대 25.3%, 70대 41.5%로 여자에서 연령이 높아질수록 유병률은 급격히 증가하였다. 고령층에서 자주 발생하는 관절염의 특성상 현사회의 고령인구 및 기대수명 증가는 관절염의 유병률을 더욱 증가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관절염의 염증치료 및 통증개선을 위해 주로 처방되는 비스테로이드성소염제는 효과가 뛰어난 약물로 역사가 오래된 약물 중의 하나이다. 하지만 상부위장관 및 심혈관계 부작용 등을 나타내므로 이와 관련된 합병증 발생을 고려하여 약물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부작용 중 빈번히 발생되는 상부위장관 장애에는 출혈, 궤양, 폐색, 천공 등이 있다. 비스테로이드성소염제를 복용하고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위장관 궤양의 유병률을 조사한 여러 가지 연구를 분석한 결과, 위궤양의 평균 유병률은 15%, 십이지장 궤양의 평균 유병률은 5%로 나타났다. 비스테로이드성소염제는 주로 국소적으로 위의 내피세포에 흡수 될 때 위점막에 직접적인 손상을 입히고 전신적으로 COX-1의 prostaglandin 생성을 방해함으로써 위장관 장애를 유발한다.

치료 가이드라인에서는 위장관 보호제를 병용 투여함으로써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것을 추천한다. 한 임상연구에서 비스테로이드성소염제 복용 환자를 세군으로 나누어 각각 esomeprazole 20mg, esomeprazole 40mg 또는 위약을 6개월간 투여하여 궤양 발생률을 조사하였다. Esomeprazole 20mg 또는 40mg 투여군은 위약군과 비교하여 궤양 발생률이 유의하게 낮았고, 특히 COX-2 선택적 억제제를 복용하던 환자의 궤양 발생률은 0%에 가까웠다(Am J Gastroenterol 2006;101:701-710).

또 다른 연구에서 환자를 두 군으로 나누어 naproxen + esomeprazole 또는 naproxen 장용정을 투여하였을 때 1, 3, 6 개월째 누적 위장관 궤양 발생률은 모두 naproxen+esomeprazole 투여군에서 유의하게 더 낮았다. Aspirin을 병용했던 환자만 따로 분석하였을 때에도 naproxen+esomeprozole 투여군의 궤양 발생률은 3%로, 28%였던 naproxen 장용정 투여군보다 유의하게 더 낮았다(p<0.001).(Aliment Pharmacol Ther 2010;32:401-13)<그림 1>.

Naproxen과 같은 비선택적 비스테로이드성소염제는 COX-1과 COX-2를 모두 차단하므로 통증과 염증을 없애는 동시에 위장관 부작용을 일으킨다. 이에 위장관 보호효과는 유지하면서 염증을 억제할 수 있는 COX-2 선택적 억제제가 개발되었는데 그 대표적인 약물이 rofecoxib이다. 그러나 COX-2를 억제하면 prostaglandin I2의 생성이 억제되어 심장마비, 뇌졸중의 위험도가 증가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실제로 임상연구에서 rofecoxib는 naproxen과 비교했을 때 심장마비, 뇌졸중과 같은 심혈관 부작용이 더 많이 나타났다 (N Engl J Med 2000;343:1520-8).

또한 COX-2 선택적 억제제에 aspirin을 병용하는 경우에는 위장관 위험도가 비선택적 비스테로이드성소염제와 같아지므로(Gastroenterology 2004;127:395-402)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노인층에서는 위장관 부작용과 심혈관계 부작용을 모두 고려하여 약물을 선택하여야 한다.

Naproxen과 같은 비선택적 비스테로이드성소염제는 COX-1과 COX-2를 모두 차단하므로 TXA2와 PGI2의 균형 상태를 유지한다. 하지만 diclofenac과 같은 일부 비선택적 비스테로이드성소염제는 심장마비 발생률이 높은데 그 이유는 COX-1보다 COX-2를 더 차단하여 심혈관계 위험도가 높아지기 때문으로 생각된다(Proc. Natl. Acad. Sci. USA 96 (1999)).

반대로 Naproxen은 aspirin과 매우 비슷하게 COX-2보다는 COX-1을 더 차단하므로 심혈관계 위험도가 낮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 오래된 약물에 다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실제로 기존 임상들을 종합하여 COX-2 선택적 억제제의 심혈관 위험도를 비선택적 비스테로이드성소염제와 비교해 보았을 때 비선택적 비스테로이드성소염제 중 유일하게 naproxen만이 COX-2 선택적 억제제보다 심혈관 위험도가 낮았고 나머지 비선택적 비스테로이드성소염제는 COX-2 선택적 억제제와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Brit Med J 2006;332:1302). 또한 모든 COX-2 선택적 억제제 및 비선택적 비스테로이드성소염제의 임상연구를 종합하여 분석하였을 때 심근경색, 심혈관 부작용으로 인한 사망, 그리고 전체 사망의 위험도는 모두 naproxen에서 가장 낮았다(Brit Med J 2011;342:c7086)<그림 2>.

따라서 비스테로이드성소염제 투여 시 위장관 부작용과 심혈관계 부작용을 모두 고려하여 약물을 선택한다면 심혈관계 부작용이 낮은 naproxen을 선택하고, naproxen의 위장관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는 PPI를 선택하는 것이 이상적이라 할 수 있다. 환자의 복약순응도를 고려한다면 두가지 약물을 같이 복용할 수 있는 복합제가 이상적인 형태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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