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인구의 증가로 만성질환 유병률이 늘면서 향후 전문의에 의한 의료서비스 수요가 폭증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미국에서는 이미 수요가 공급을 초과해 의료 공급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기술 정보와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기업인 IHS Inc 소속 연구원들은 현재 미국 내 의료 서비스 수요 현황과 2025년까지의 전망을 분석, 최근 Health Affairs에 발표했다.

연구책임자인 IHS Inc 헬스케어 및 제약부문 Timothy M. Dall 이사는 "12년 뒤면 성인 일차의료서비스 수요가 14% 늘어날 것"이라면서 "그러나 인구 고령화와 의료 보장 비용 확대와 더불어 전문의 서비스 영역에서의 의료 수요가 더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혈관 수술은 같은 기간 31%, 심장 수술은 20%, 신경외과 수술, 방사선 치료, 일반외과 수술은 각각 18%씩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연구팀은 대기 시간 등의 지표로 봤을 때 이미 미국 내에서 전문의 수급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2012년 통계에서 신경과 의사의 진료를 받기 위해선 근무일 기준 초진 환자는 34.8일, 재진 환자는 30일을 기다려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09년 자료에 따르면 초진 환자가 정기적인 부인과 검사를 위해 산과 또는 부인과 전문의를 만나려면 평균 27.5일을, 무릎 부상 또는 통증에 의한 정형외과 수술은 16.8일, 심장 검진 15.5일 대기해야 했다.

그럼에도 인구는 계속 늘어 수요와 공급 간 격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연구팀은 "미국 인구조사국 예측 자료로 미뤄볼 때 12년 동안 미국 인구는 9.5% 증가하는 반면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45%나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파킨슨병 환자 수는 2030년까지 68%, 알츠하이머 환자는 2025년까지 40%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암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2020년이 되면 암 생존자 수는 2010년보다 30% 증가한 1810만명 증가하게 된다. 미국 노인 인구 중 만성질환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이미 1998년 86.9%에서 2008년 92.2%로 늘었다.

전문의 수급 요구도는 지역에 따라서도 차이를 보였다. 예를들어 2025년까지 심장 전문의 서비스 요구도는 미국 전체에서 20% 증가할 예정이지만 지역에 따라 세분화했을 때 웨스트버지니아는 5%만 늘지만 네바다에서는 51%나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연구팀은 "미국은 일차의료 의사와 전문의 간 적절한 수급 균형을 맞춰 수련하는데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로인해 대기시간이 지나치게 길어지고 취약계층의 관리가 부실해지는 한편 환자의 삶의 질도 감소하고 있다"고 결론내렸다.

한편 이번 연구에서는 성인 수요자에 초첨을 맞췄지만 연구팀은 소아·청소년을 치료할 전문의 수는 성인에서보다 더 많이 부족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12년 자료에서 소아 내분비내과 의사 진료를 받기 위한 평균 대기 시간은 51일,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 52일, 피부과 54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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