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형 실거래가제, 슈퍼 갑에게 권총까지 쥐어준 것"
"시장형 실거래가제, 슈퍼 갑에게 권총까지 쥐어준 것"
  • 김지섭 기자
  • 승인 2013.11.07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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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형 실거래가 토론회, 단체별 입장차 재확인
제약협회가 주최한 시장형 실거래가 제도 토론회에서 제약산업 관련 단체와 정부의 의견차가 명확하게 드러났다.

의약품도매협회와 약사회 등은 시장형 실거래가제도의 폐지를 주장했고, 복지부와 심평원 관계자는 제도 개선 및 유지에 힘을 실었다.

도매협회 "시장형 실거래가제, 칼자루 쥔 슈퍼 갑에게 권총 꺼내줬다"

박정관 의약품도매협회 이사는 시장형 실거래가제도가 △정부정책의 일관성에 위배 △일부 대형병원 혜택 집중 △거래질서 문란 등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이사는 "시장형 실거래가제도는 칼자루를 쥔 슈퍼 갑에게 권총을 한 자루 더 꺼내준 제도다"고 표현하며 시장형 실거래가 효과분석에 대한 심사평가원의 연구용역 자료에도 오류가 많다고 주장했다.

가장 큰 오류로 시장형 실거래가제도의 취지가 실거래가 파악에 있는데 현 시장 상황에서는 실거래가 파악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꼽았다.

실거래가는 실제 시장 기전이 작동되어 거래되는 가격을 이야기하는데, 슈퍼갑의 위치에 가격결정권이 있을 뿐더러 실제 약이 처방되는 사람과 사용하는 사람의 환경이 분리되어있기 때문에 왜곡된 가격이 형성된다는 것.

또 대형병원 쏠림 현상을 부추기고, 국내제약사가 대부분 초저가 낙찰 품목의 대부분을 차지해 궁극적으로 제약산업의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제약산업은 국가를 이끌어가는 동력으로 보고 있다. 조금 더 예측 가능한 정책입안이 세워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약사회 "시장형 실거래가 폐지하고, 실거래가 상환제 보완 시행하자"

김대원 약사회 부회장은 시장형 실거래가제도로 약가가 요양기관마다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입찰시장을 대표하는 대형 종합병원과 비입찰시장을 대표하는 동네의원·동네약국의 약가 차이 발생으로 같은 약의 가격이 달라 보험약가에 대한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

또 경쟁품이 많은 특허만료약의 경우 공급가 하락이 예상되지만 외자사 오리지널 품목의 경우 저가로 공급할 이유가 없어 외자사 배불리기 및 토종제약사 경쟁력 약화로 제약산업 붕괴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리고 사용량연동약가제도 시행으로 이미 약가인하 기전이 작동 중인 상황에서 시장 교란과 불법리베이트 합법화에 불과한 저가구매인센티브는 폐지돼야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실거래가 상환제로 유지하되 △성분명 입찰 품목은 성분명 처방하도록 제도화 △저가 낙찰 공급업체는 다른 요양기관에도 저가 의무화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심평원 "시장형 실거래가제도 제약산업에 미친 부정적 영향 없어"

김선동 심사평가원 약제기획부 부장은 서울대 권순만 교수의 연구용역 보고서를 근거로 시장형 실거래가제도가 제약산업에 미친 영향이 부정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2007년부터 2012년 사이 연구개발비 절대액은 지속적으로 증가했으며,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는 2009년까지 감소하다가 그 이후부터 증가했는데 특히 시장형 실거래가제도가 운영 중인 2011년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것.

또 시장형 실거래가제도 운영 기간인 16개월간과 이후 유예기간 16개월간 1원낙찰 품목 수를 살펴보면, 운영기간 중 2759품목이 발생했으나 유예기간 중에는 2903품목으로 나타나 거의 변동이 없는 것으로 볼 때 시장형 실거래가제도 때문에 1원낙찰이 늘어난다는 것은 근거가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김 부장은 "이 제도를 폐지하면 별도의 시장기전이 작동할 대안이 없다. 대안이 제시될 때 까지 운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시장형 실거래가제도에 의한 약가인하 시스템이 효과를 검증받기도 전에 다른 약가인하정책과 중복으로 재정효과는 검증되지 못한 한계가 있으므로, 일부 문제점을 보완수정해 발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복지부 "지속적 사후 약가관리 기전으로 작용 가능하다"

신봉춘 복지부 보험약제과 사무관은 발표에 앞서 "여기서 논의되는 내용이나 분위기는 가감없이 전달해 정책결정에 반영하도록 조치할 것이니 걱정마라"며 운을 뗐다.

이어 시장형 실거래가제도가 △입찰 활성화를 통해 저가구매 및 공정경쟁에 기여 △실거래가격 파악에 유효 △지속적 약가사후관리 △환자부담금 감소 등의 실익이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 시장형 실거래가제도가 제약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1원낙찰을 초래한다는 주장 등에 대해서는 서울대 권순만 교수의 보고서를 인용해 답했다.

신 사무관은 "시장형 실거래가제도에 대한 구체적 개선안은 11월 중 발표할 것이다. 권순만 교수님 연구용역을 포함해 관련 전문가의 의견도 수용하고 건전한 제약산업 발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건의료와 제약산업이 공생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패널들의 발표가 끝나고 제약협회 이경호 회장은 "지금 상황은 제도 시행 당시와 다르다. 산업 등을 고려해 정책을 결정해야 하는데 이미 큰 일괄인하 제도로 리베이트 거품도 많이 줄었다"며 산업을 고려한 합리적인 정책 결정을 요구했다.

토론 후 질의응답에서는 제약산업 관계자들의 질의가 이어졌다.

한 관계자는 "제도 시행이 제약산업에 영향이 적다는 근거로 연구개발비 증가와 판관비 감소 등을 예로 들었는데, 이런 통계는 왜곡을 일으킬 수 밖에 없다. 매출액이 떨어졌으니 당연히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는 수치가 올라간다"며 통계의 인용에 대해 주의를 당부했다.

또 어려운 제약산업의 현실을 고려한 합리적인 정책의 결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이에 대해 신봉춘 사무관은 "아직 결정된 바는 없으며, 제약산업 발전을 고려해 정책이 결정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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