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을 유발하는 단백질 과발현에 대응함으로써 높은 표적치료 효과를 거두고 있는 트라스투주맙(제품명 허셉틴)의 안전성 근거가 추가됐다.

해외 연구에서 트라스투주맙이 심장근육에 타격을 줄 수 있고 심할 경우 심장기능을 저하시켜 심부전을 유발하며 복용을 중단한 이후에도 오랫동안 위험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고돼 그동안 사용에 대한 불안감이 있었다.

그러나 국내 연구진이 5년 동안 유방암 수술 환자에게 트라스투주맙 치료를 시행 한 뒤 심장독성 누적발생률과 위험요인을 평가하고 치료기간 동안의 심장기능 변화를 면밀히 관찰한 결과 한국인 유방암 환자에게선 심장독성 발생률과 부작용이 낮아 사용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수술 후 트라스투주맙 사용에 따른 심장독성 여부를 확인한 첫번째 연구다.

연세의대 정 준·안성귀·차치환 교수팀(강남세브란스병원 유방암센터)은 2006년 1월부터 2011년 11월까지 유방암 수술 후 보조 트라스투주맙 치료를 받은 환자 12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Oncology 9월호에 게재했다. 대상자들은 평균 50세로 투라스투주맙 치료 후 12개월 동안 심장독성을 보인 환자들의 누적 발생률은 12.1%였다<표1>.

트라스투주맙과 연관된 심장독성을 보인 환자는 LVEF(좌심실박출량) 측정값에 따라 등급Ⅰ부터 Ⅴ까지 다섯 단계로 분류해 분석했다. 그 결과 미세하게 LVEF 수치가 기준치 65%보다 조금 낮아진 등급Ⅰ이 8.1%(10명), 65%에서 55%사이인 등급Ⅱ가 0.8%(1명), 50% 이하로 떨어진 등급Ⅲ이 3.2%(4명)이었다.

전체 환자 중 2.4%(3명)이 심장기능 저하로 트라스투주맙 치료를 연기했으며 4%(5명)는 치료를 중단했다. 이들 치료연기·중단 환자군들의 LVEF는 일정 기간 후 모두 정상으로 회복됐다.

더불어 대상자들의 연령과 체질량지수(BMI), 고혈압·당뇨병 같은 동반질환, 좌심실박출량 감소 등의 여러 인자를 분석한 결과 트라스투주맙 치료 전 좌심실박출량이 65%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유일하게 심장독성 위험인자가 됨을 알아냈다<표2>.

정 교수는 "대상 환자의 93%가 트라스투주맙 치료 전에 심장독성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안쓰라사이클린 치료를 받았으나 트라스투주맙 추가 치료 후에도 굉장히 낮은 수준의 심장독성 발생률을 보였다"면서 "이번 연구결과가 향후 적극적인 트라스투주맙 사용 가능성을 열어줘 우리나라 유방암 환자들에게 심장독성 발생 우려를 해소해 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