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등의 문제로 어려움에 직면한 대학병원이지만, 일부 병원, 일부 구성원들은 위기감을 무심하게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다. 심지어 몇몇 원장들조차 큰 어려움보다는 당장 임기만 무사히 넘기면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A대학병원장은 환자가 줄어들고 경영이 위기지만, 외부 자문위원 활동을 쉬지 않고 있다. 자문위원들의 제보에 따르면 이 원장은 시간에 관계없이 매번 참석하고 점심식사 자리에서 와인도 여러잔 원샷을 할 정도라고 혀를 내둘렀다. 당장 고민해봤자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이유가 가장 크다.

병원 관계자는 “그간 환자가 늘지 않아 고민이었는데 오히려 환자가 줄었다. 직원들은 당장 생존의 압박 속에서 대학병원도 망할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정책의 한계로 인해 원장으로서도 이렇다 할 해결방안이 없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B대학병원장은 외부 단체장 자리에 욕심내고 있다는 후문이다. 단체 임원진은 이 원장이 상임단체 자리에 욕심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위해 작은 단체장들의 자리를 마다하지 않고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직함이 여러개에 달하며 오히려 병원 내에서는 상주하지 못할 정도로 바빠 적자인 병원을 돌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병원 관계자는 “원장님 얼굴을 볼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병원이 어려워지면서 직원 결원이 생겨도 충원을 하지 못하고 장비도 구입하지 못한다. 업무 과부하에 위기감까지 직면하면서 직원들의 피로감이 상당하다”며 “원장이 외부 활동에 연연하는 것이 아니라 직원들의 사기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원장들은 임기가 한정돼 있고 혼자서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말한다. 수익사업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정부 정책으로 시행되는 선택진료비 폐지 등을 막을 길도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게다가 병원 내에서는 재단 등의 장벽에 가로막혀 권한을 가질 수도 없다.

한 대학병원장은 “지금 어렵다 어렵다 하는데 걱정해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노조와 지혜롭게 대화하는 방법이 최선이다”며 “어찌보면 그동안 대학병원이라는 좋은 직장 울타리 안에서 살아왔고, 어려움을 겪으면서 직원들 간에 작은 것마저 소중히 할 줄 알아가는 단계”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평생직장으로 내심 기대하고 들어왔던 직원들, 특히 아직도 다녀야 할 날이 까마득한 젊은 직원들은 불안감에 떨고 있으며 원장이든 보직자든 강력한 지도자를 통해 대안이 제시되기만을 바라고 있다.

이들은 "어려움에 처할수록 원장 등 보직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혜안을 제시해야 한다. 구성원들과 공유하고 도움을 구하고, 그들을 한 배를 탄 동반자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격려해야 한다"며 원장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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