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20돌을 맞은 대한소아신경학회가 향후 100년을 위한 중장기 발전 과제로 회원 수 증대와 학회지 활성화, 영역 확대, 해외 학회와의 교류 확대를 꼽았다.

대한소아신경학회가 1일 추계학술대회 및 창립 20주년 기념 심포지엄을 열고 학회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고 미래를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인구 회장(가톨릭의대 교수)은 "대한소아신경학회는 그동안 뇌전증과 발달장애, 대사질환, 희귀질환 분야에서 많은 연구 성과를 이뤄냈다"면서 "2009년 대구광역시에서 열린 아시아·오세아니아 소아신경학회를 성황리에 마치면서 한국의 소아신경학 수준을 전세계적으로 알릴 수 있었다"고 그간의 성과를 소개했다.

하지만 아직 회원수가 210여명에 불과한데다 국내 소아신경전문의 수는 130여명에 불과해 학술적 발전과 진료 환경 개선을 위해 갈길이 멀다. 예로 1961년 150명 회원으로 시작된 일본소아신경학회는 현재 회원 수 3500명, 전문의 수 1000명에 육박하는 중견 학회로 자리잡았다.

채종희 학술위원장(서울의대 교수)은 "일본소아신경학회는 우리보다 역량이 10여년 앞서 있으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연합 학회와 같은 성격을 띈다"면서 "1979년 창간된 학회지 Brain & Development는 인용지수(IF)가 2.668점으로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고, 연례학술대회 규모도 우리보다 15배 가량 크다"고 설명했다.

서울의대 김기중 교수는 "국내에서 소아신경과 의사를 2인 이상 두고 있는 센터는 13군데에 불과하다"면서 "1명이 모든 것을 다 커버할 수 없는 만큼 사람이 늘어야 역량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회원 수가 늘면 그만큼 양질의 논문도 많이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에 가지고 있던 전문 영역을 더욱 공고히하고, 그간 소아신경과 영역이 아니라는 인식과 무관심으로 방치돼 있던 부분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전문 영역을 확대하는 것이 필수다.

이 회장은 대표적인 예로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를 꼽았다. 그는 "현재 ADHD는 소아정신과에서 진료하고 있지만 실제로 정신과와 별 관계가 없다. 외국에서도 ADHD는 소아과 또는 소아신경과 의사가 진료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앞으로는 소아신경과에서 다루다 정신과적인 문제가 있으면 정신과 치료를 받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연세의대 강훈철 교수는 "사회성발달장애는 흔히 정신과 영역이라고 생각하지만 미국에서는 자폐증을 당연히 소아과에서 진료한다"면서 "머뭇거리면 관련 분야는 자연스럽게 다른 과 전문분야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더 필요하며, 의사 1명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가지기 어렵기 때문에 질환별 연구회를 활성해야한다"고 제안했다.

더불어 심포지엄에서는 현재 산부인과에서 다루고 있는 태아 신경 문제에도 소아신경과가 참여해야 하며, 국내에서는 거의 볼모지인 수면에 대한 연구에도 적극적으로 힘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 외에도 해외 학회와 더 활발하게 교류함으로써 해외 연자를 국내로 많이 초청하는 한편 한국의 역량을 세계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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