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포진은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VZV)가 보통 소아기에 수두를 일으킨 뒤 몸 속에 잠복상태로 존재하고 있다가 다시 활성화되면서 발생하는 질병이다. 보통 피부 발진과 물집 형태의 병적인 증상이 나타나고 해당 부위에 통증이 동반된다.

주로 젊은 사람보다는 면역력이 떨어지는 60세 이상의 성인에게서 발병한다. 인간 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 환자 또는 장기이식이나 항암치료를 받아 면역기능이 떨어진 환자에서 많이 발생하며, 이 경우에는 젊은 나이에도 발병할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 병적인 증상은 피부에 국한되어 나타나지만, 면역력이 크게 떨어져있는 환자에서는 전신에 퍼져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최근에는 젊은 여성환자들의 발병률이 급속도로 높아지면서 사회적인 질환으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대상포진성 통증을 동반하면서 삶의질 저하는 물론 의료비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국내 유일의 대상포진 예방 백신(제품명 조스터박스)이 11월부터 재공급되면서 질환을 어느정도 예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하지만 국내 첫 도입되는 백신이라서 효과와 안전성 및 투약정보가 미흡한게 사실이다.

이에 따라 본지는 이번주 컨퍼런스 리포트 주제로 지난 26일 대한내과학회 추계학술대회 기간 중 감염내과분과전문의 연수교육 주제 중 하나로 발표됐던 '대상포진백신:효능과 효과(가톨릭의대 최정현 교수)'를 선정해 그 내용을 정리해봤다.

국내 대상포진 환자 발생률 10만명당 141명

우리나라 대상포진 발생률 데이터는 지난 2008년 삼성서울병원 강철인 교수가 Int J Infect Dis에 발표한 논문이 유일하다. 이 연구에 따르면, 수두는 10만명당 39.4명, 대상포진은 10만명당 141명 수준으로 발생한다. 또한 항체 보유율은 92.7%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이 연구는 군장병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평균나이는 21세라는 한계점은 있다. 따라서 전국적 규모의 역학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다.

대상포진 유병률과 관련된 국내 연구는 2010년 고려의대 최원석 교수가 J Clin Virol에 발표한 바 있다. 2003년부터 2007년까지 관찰한 결과, 45세부터 급격히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70대에 최대에 이른다.

그외 재발률에 대한 국내 연구는 아직없어 해외데이터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 연구에서는 6.2%정도 나타난다고 발표된바 있다(Mayo Clin Proc 2011). 대상포진성 신경통(PHN) 발생률은 1개월 지속, 3개월 지속, 발진치료후 통증 등 정의에 따라 다른데, 8~19%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많은 발생률과 유병률로 인해 환자 내원율도 매년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최원석 교수가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심평원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3년 7.93명 수준이었던 환자가 2007년에는 12.54명으로 두 배 가량 늘었고 병원비도 911억원에서 1725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가톨릭대학교 최정현 교수는 "대상포진으로 인해 매년 의료비가 늘어나고 있는데 백신을 도입함으로써 얼마를 줄일 수 있느냐가 향후 관심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신 효과는 50~70% 연령에 따라 달라
60세 이상은 51% 50~59세는 70% 수준


조스터박스는 대상포진의 예방을 돕는 유일한 백신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조스타박스는 한국에서 50세 이상 성인에서 사용할 수 있다. 이 제품은 수두 대상포진바이러스(VZV) 특이 면역을 증강시켜, 대상포진을 유발하는 VZV의 재활성화를 예방한다.

허가의 초안이 됐던 것은 SPS 연구로 2005년 NEJM에 게재됐었다. 이 연구는 60세 이상 4만명을 대상으로 면역원성을 본 것으로 그전에 대상포진을 앓았던 환자는 제외했다. 예방 효과는 위약대비 51%이다. 연령별로 볼때는 60~69세 64%, 70~79% 41%, 80세 이상 18%로 젊을 수록 예방효과가 컸다.

아울러 대상포진후 신경통 예방 효과는 39% 정도다. 이상반응은 위약보다는 백신에서 더 많았는데 대부분이 주사 부위 통증문제였고 3~4일후면 사라지는 현상이 관찰됐다.

이어 2011년 JAMA에는 실제로 대상포진이 연령, 성, 인종, 만성질환에 따라 얼마나 다르게 유발하는지 분석한 연구가 실렸는데, 연구결과 고령, 여자, 백인, 폐질환이 있는 군에서 더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백신의 예방효과는 성, 나이, 인종 등에 상관없이 나타났고 그 효과는 55% 정도였다.

SPS 후속으로 진행된 연구는 ZEST로 2012년 Clin Infect Dis에 실렸다. 이전 연구와 달리 50~59세로 연령을 낮춘게 특징이다. 2만2000명을 대상으로 위약대조한 결과 약 69.8%의 예방효과가 있었다. 통증도 73%정도는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외 남부캘리포니아 카이저 퍼머넌트(Kaiser Permanaente) 건강계획에 등록된 환자 30만명을 조사한 결과 대상포진 예방률은 55%로 이는 SPS에서 보고된 51%와 유사한 결과이다.

가톨릭대학교 최정현 교수는 "지금까지 나온 연구의 결론을 보면 50~59세 예방효과는 크고, 60세 이후에는 예방효과 떨어지지만 통증 예방효과는 크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재발예방 효과·타백신과 접종·횟수 몇가지 해결되지 않는 이슈

그렇다면 예방백신은 대상포진을 앓아본 환자에서도 효과가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없는 쪽에 가깝다. 근거가 없기 떄문이다.

2010년 Vaccine 지에 병력이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발표됐는데 연구결과 연령, 이력기간에 상관없이 항체가는 올라가는 것으로 관찰되면서 재발예방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남겨놨다. 하지만 리얼월드에서 진행된 Matched 코호트 연구에서 통계학적으로 예방효과가 있다는 근거는 만들지 못했다.

최정현 교수는 "논문도 백신의 재발률 예방효과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지 못했다"면서 "그러면서도 언제 백신이 단종될지 모르므로 접종할 수 있을때 맞는게 낫다는 평가를 내린바 있다"고 소개했다.

또다른 이슈는 다른 백신과 같이 접종해도 되느냐다. 2007년 J Am Geriatr Soc에는 플루백신과 접종한 연구가 발표됐는데 결론은 대상포진백신도 플루백신도 면역원성에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적응증이되면 동시에 줘도 된다는 결론을 얻었다.

또다른 백신으로는 최근 폐구균 백신이다. 이에 대해서는 2010년 Hum Vaccine에 발표됐었는데 폐구균 백신의 면역원성에는 문제가 없지만 조스터박스의 항체가는 떨어지는 것으로 나오면서 현재 제품 라벨링에는도 동시접종을 권장하지 않고 있다. 다만 23가 다당류 백신이고 최근나온 단백접합백신은 근거가 아직 없다.

또 한 번 접종과 두 번 접종의 효과도 관심을 갖는 주제인데 2010년 Vaccine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60세 이상 210명을 대상으로 6주간격으로 두번 접종한 것과 한번 접종한 것과 예방효과에서 차이가 없었다.

마지막으로 백신접종 후 피부 접촉에 관한 안전성이다. 60세 이상 접종자 36명을 대상으로 백신후 피부에서 DNA 나오는 것을 관찰한 결과 한달후 60% 환자에서 수두바이러스 DNA 나왔다. 최 교수는 "제조사들은 전파가능성은 없다고 주장하지만 DNA가 나오면 전파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 없기 때문에 접종후 6주 정도는 접촉을 피하는게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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